실패를 기회로, 전화위복을 실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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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기회로, 전화위복을 실현하다
  • 이지우 기자
  • 승인 2019.02.2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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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시 이은혁 대표

[월간원예=이춘희 기자] 지난 2006년부터 토마토 농사를 시작한 이은혁 대표. 그는 4628㎡(1400평)의 온실 6동에서 토마토 농사를 지으며 성공시대를 열어간다. 하지만 정체된 출하가를 극복하기 위해 규모화를 꿈꾸고 야심차게 9917㎡(3000평)의 유리온실 건립을 투자한다. 건립 첫해, 계획대로 토마토 재배에 들어갔으나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았다.

약 8년간의 토마토 농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야심차게 유리온실 건립 후 토마토 농사를 이어가겠다고 생각한 이은혁 대표. 토마토 시장가가 생각보다 오르지 않아 규모화를 통해 생산원가를 떨어뜨리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농업계도 이제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시장가격이 계속해서 정체기에 있고, 소비량은 크게 늘지 않는데 재배농가는 많아지니 결국 경쟁력 싸움으로 흐르게 된 것이죠. 한 작목을 하려니 결국 규모를 이루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고심 끝에 좀 더 효율적이고, 생산량을 늘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죠.”
2016년 새로운 부지에 유리온실을 완공한 이은혁 대표. 첫해 완숙토마토 재배는 나쁘지 않았으나 환경관리에 실패하면서 토마토에 대한 판매실적은 굉장히 부진했다고. 어쩔 수 없이 간작기에 재배했던 오이가 오히려 유통업체와 계약하게 되면서 완전히 오이농장으로 방향을 틀게 되었다.

9917㎡(3000평)의 규모로 건립된 이은혁 대표의 유리온실. 처음엔 토마토 농장으로 계획했으나 간작으로 재배한 오이가 유통업체와 계약이 되면서 방향을 틀어 오이농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직 생산에만 전념
출하는 업체에서 관리

토마토 농장에서 오이 농장으로 완전히 탈바꿈하게 된 이은혁 대표의 농가. 전문 유통회사에서 생산 물량을 전량 가져가면서 생산 외에 신경 쓸 부분이 없게 된 것이 생산농가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된다고.
“간작으로 재배한 오이지만 유통업체와 계약을 하게 되면서 저는 오직 생산에만 전념하게 된 것이죠. 이 유리온실을 만들면서 계획했던 일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토마토를 재배하려던 제 계획은 틀어졌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죠. 선별, 포장, 출하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오롯이 생산에 전념하고 시간에 맞춰 내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환경제어를 통해 오이를 재배하기 때문에 비품이 거의 없다는 점도 고민거리가 줄어든 것이고요.”

이은혁 대표는 미래를 내다보고 유리온실에 투자했다. 그의 첫째 딸은 현재 후계농 수업을 위해 한국농수산 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현장실습과 이론을 병행해 수학한 후 이은혁 대표의 뒤를 이어 이곳을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9917㎡(3000평)의 부지로 농장은 운영하고 있지만, 이은혁 대표는 향후 농장 규모를 더욱 늘려 생산량 증대를 꾀할 생각이다.

농업도 사업과 다름없어
이제는 기업가 마인드 필요해

이은혁 대표는 현재 농장에 전문 재배서 1명과 외국인 노동자 4명을 고용하고 있다. 향후 인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더불어 이은혁 대표의 첫째 딸이 현재 한국농수산대학교에서 후계농을 위해 수학을 하고 있다. 농장에 전문 인력을 두고 딸이 대학교에서 농업 전문 교육을 받는 것도 일종의 기업화를 위한 일환이다.
“농업의 패러다임도 이제는 변해야 할 시기입니다. 농업도 이제는 사업입니다. 재배기술과 환경관리는 날로 좋아지고 있어요. 예전처럼 몸으로 모든 걸 다하는 시대가 아닌 것이죠. 그러면 우리 농민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물론 관행농업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경영의 마인드를 갖추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유리온실을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었던 이유도 미래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농업이 경영농의 시대로 갈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이은혁 대표는 기존의 관행농업과 더불어 경영농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기술의 도입으로 농촌이 선진화되면 기본적인 생산에 대한 부담은 시스템이 덜어줄 것이란 생각이다. 이제는 생산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의 문제를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매일 아침 수확한 오이를 전문 유통업체가 수거해간다. 농장에서는 따로 선별이나 포장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 오직 생산에만 전념하면 되는 것이다.

작물이 원하는 환경
그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

이은혁 대표의 농장은 네덜란드 대기업 제품으로 유리온실을 환경제어하고 있다. 초기 비용은 비쌌지만 오랜 노하우와 폭넓은 데이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문 컨설팅 회사와 교류하면서 온실의 환경을 재배에 최적화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유리온실을 짓는데 많은 투자를 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 온실을 제어할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었죠. 투자비가 부담이 안 되는 건 아니었지만 유리온실을 멀쩡히 지어놓고 이를 제어하는 시스템이 엉망이라 재배를 망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네덜란드 대기업 시스템을 도입했죠.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컨설팅 회사와 교류하면서 농장의 환경을 최적에 맞추려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 농장에는 오이 생산품 중에 비품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죠. 아침마다 전량 업체에서 가져가니 농장에는 남은 수확물이 없습니다.”
이은혁 대표는 딸을 후계 농으로 지정해둘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비록 이 유리온실에서 환경제어 실패로 토마토에서 오이로 작목을 전환했지만,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이제는 미래를 보며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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