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새물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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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새물맞이
  • 월간원예
  • 승인 2005.11.0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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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1, 과거와 현재의 오버랩
청계천이 복원된 오늘날의 ‘천변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깊은 예술의 혼이 담겨져 있다. 원래 이름은 ‘청풍계천(淸風溪川)’이었는데, 오늘날은 부르기 쉬운 청계천이 됐다.
청계천은 경복궁 서북쪽 인왕산과 북악산 사이에서 발원해 광화문 네거리 쪽으로 흘러내려 천을 이룬 것. 여기에 10여 개의 실개천이 붙어 있어 서울의 푸른 혈관을 이뤘다. 2003년 7월 1일 고가도로 철거와 함께 시작된 청계천 복원사업은 총 공사비 3천 754억원과 2년 3개월의 공사 끝에 10월 1일 휴식공간과 식물군락지, 8만여 평의 녹지가 어우러진 도시 하천으로 다시 태어났다.
#풍경 2, 청계천 새물맞이
1961년 청계천 도심 구간을 복개한 지 44년, 1971년 청계고가도로가 세워진 지 34년 만에 청계천이 다시 햇빛을 보게 된 것이다.
청계천복원의 그 필요성은 청계고가 및 북개도로 안전문제의 근원적 해소에 있었다. 정밀안전진단 결과 전면 보수 등 철저한 유지관리가 필요했으며 환경적 요인도 컸다. 청계천을 햇빛과 맑은 공기, 깨끗한 물이 흐르는 자연하천으로 복원, 생태공원을 조성함으로 시민들에게 맑은 하천과 휴식공간을 제공하는데 있다. 이에 따라 600년 서울의 역사성과 문화성을 회복해 연계된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광복 후 50여 년의 개발 지체로 노후된 청계천 주변지역의 산업구조가 개편되고 도심경제가 활성화되도록 유도하기 위한 그 시작이었다. 복원 구간은 태평로와 맞닿아 있는 청계1가에서 청계9가 신답철교까지 약 5.8km. 청계천엔 다양한 역사와 문화, 낭만과 애환이 흘러넘치고 있다.

#풍경 3, 쑥쑥, 자라나다
맑은 물이 흐르는 청계천은 이제 더 이상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가 아니다. 잉어, 청둥오리, 백로 등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처로 변하고 있으며 조사결과 메기와 버들치, 송사리, 미꾸라지 등의 물고기들을 관찰할 수 있다. 또한 3~4년 이후에는 동식물들이 자리를 잡고 철새들까지 날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중랑천과 청계천이 만나는 하류지역을 철새보호구역으로 지정, 갈대, 물억새 등 자생화 25종, 가로수 2100여 주의 주변식물을 보호할 계획이다. 조경관리는 공사 1,2,3팀으로 나눠져 복원본부에서 통괄했으나 10월 1일부터 서울시시설관리공단으로 옮겨져 관리된다.

#풍경 4, 골라골라, 없는 게 없다
청계천에 공구상가는 암울했던 우리의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45년 해방 직후에는 노점상들에 의해 거래됨으로써 공구상가 형성의 기초가 됐으며 이후에는 생필품과 일용잡화, 중고품들의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다. 경제개발과 함께 청계천 세운상가는 여전히 우리나라 기계공구상가의 중심지로서 존재하고 있다.
또한 청계천을 따라 외식업체나 커피전문점이 속속 들어서면서 청계천의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일상 속에서도 청계천의 낭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황학동 도깨비벼룩시장의 중고품, 골동품, 헌책, 레코드판 등 없는 것이 없는 곳. 인생의 재기를 꿈꾸는 곳, 청계천은 삶의 체취가 풍긴다.
#풍경 5, 청계천 쯤에서 만날까요?
청계천이 시작되는 청계광장에서 끝나는 고산자교까지는 5.8km로, 느긋하게 걸어가면 2시간 정도 걸린다. 청계천변을 따라 걷다 보면 푸른 물길을 가로지르는 22개의 다리 이외에도 그 사이사이 볼거리는 풍성하다. 광장에 설치된 공연무대에서는 거리의 예술가들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돼 있으며 젊은이들로 부산한 관철동, 장통교 부근의 피아노 거리도 눈에 띄인다. 파리 센 강의 미라보 다리와 퐁네프 다리가 시인 아폴리네르와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 때문에 유명해진 것처럼, 청계천도 본격적인 ‘문화’의 생산지로 승화될 것이다.
김미경 기자 wonye@hortitimes.com
문의 : 02-731-6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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