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말의 유래와 해외에서 화훼의 꽃말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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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말의 유래와 해외에서 화훼의 꽃말 마케팅
  • 월간원예
  • 승인 2019.09.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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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원예산업학과 겸임교수 허북구
원광대학교
​​​​원예산업학과 겸임교수 허북구

<월간원예=편집부>꽃말은 상징어로 대중성이 있다. 꽃에 대해 사람들의 접근성을 높여 주는 것 중의 하나도 꽃말이다. 꽃말은 꽃에 대한 이해를 돕고, 화젯거리를 제공하며, 꽃의 판매에도 활용성이 높다. 꽃말은 이렇게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음에도 우리나라에서는 꽃말에 대한 기원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고 화훼계에서 활용성도 낮다. 이에 비해 해외에서는 화훼 신품종을 육성했을 때 이름 못지않게 꽃말을 만드는 데도 비중을 두고, 육성된 신품종의 발표 시에는 꽃말도 함께 발표하고 있다. 그만큼 꽃말을 중시 여기고 있다. 꽃말은 화훼 판매 현장에서도 소비자들에게 꽃말을 통해 꽃의 사용 목적에 맞는 꽃을 제안하는 등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을 감안해서 국내에도 꽃말의 유래를 제대로 알고, 꽃말을 소비 현장에서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꽃말의 유래와 해외에서 이용 사례를 소개한다.

 

‘영원한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진 청색 카네이‘문더스트(Moondust)’ (사진제공: 일본 산토리플라워즈)

 

꽃말은 17세기 아라비아의 풍습 세렘에서 유래

꽃말의 기원설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 가장 유력한 것은 아라비아(Arabia) 세렘(selam)이라는 풍습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다. 17세기 오스만튀르크 시대의 수도 이스탄불에서는 꽃에 하나님의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생각에서 각각의 꽃에 어울리는 꽃말이 주어졌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의미가 있는 꽃을 선물하고, 꽃을 받는 사람 또한 꽃 선물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세렘이라는 풍습이 생겼다. 이것은 각각의 의미를 갖는 꽃을 조합하여 선물하면 편지가 되는 것이었다.

 

‘꿈을 이룬다’라는 꽃말을 지닌 일본 산토리사에서 개발한 청색장미 ‘어플라우즈(Applause)’(사진제공: 일본 산토리플라워즈)
‘꿈을 이룬다’라는 꽃말을 지닌 일본 산토리사에서 개발한 청색장미 ‘어플라우즈(Applause)’(사진제공: 일본 산토리플라워즈)

 

18세기에 유럽으로 전해진 꽃말

아라비아의 꽃말이 유럽으로 전해진 것은 18세기다. 1887년 영국에서 출판된 ‘The language of flowers’라는 책에는 꽃말을 보급시킨 사람으로 ‘메리 워틀리 몬태규(Mary Wortley Montagu)’와 ‘오브리 드 라 모레이레이(Aubry de La Mottraye)’가 소개되어있다.

 

 

⊙ 메리 워틀리 몬태규
메리 워틀리 몬태규(Mary Wortley Montagu, 1689-1762)는 1716년, 영국 주재 터키대사 부인으로 터키에 살았다. 그녀는 터키에 머무는 동안 터키의 풍습 등에 대해 영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편지로 소개했다. 편지 속에서 세렘(터키의 꽃말 풍습)도 있었는데, 이것이 영국에 소개된 최초의 꽃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녀가 영국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는 그녀가 죽고 난 후 1763년에 ‘터키 서간집’이라는 이름으로 간행되었다.


⊙ 오브리 드 라 모레이레이
오브리 드 라 모레이레이(Aubry de La Mottraye, 1674-1743)는 프랑스의 여행자, 외교관, 수집가 및 탐험가이며, 탐험에 관련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1696년 파리에서 로마로, 리스본에서 런던으로 여행을 시작한 후 다양한 일을 했다. 영국에 있을 때 메리 워틀리 몬태규(Mary Wortley Montagu)를 만났고, 그녀로부터 세렘의 꽃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한편, 1698년에 터키에 정착하여 정보요원으로 활동하면서 그곳의 터키의 꽃말 풍습을 배우고 그것을 유럽에 전했다는 설이 있다. 아라비아의 세렘 풍습인 꽃말은 이렇게 유럽에 전해졌지만 당시 유럽 사람들은 꽃말에 그다지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다고 한다. 꽃말이 인기를 누린 것은 꽃말이 유럽에 전해지고 나서 약 100년 후의 프랑스에서다.

 

프랑스에서 붐이 일어난 꽃말

꽃말은 19세기 초에 프랑스에서 붐이 일어났다. ‘샬롯 드 라 투르’에 의해 ‘꽃말(Le Langage des fleurs)’이라는 책이 출판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1818년에 출판된 이 책은 프랑스에서 18판이 출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미국과 스페인에서 해적판이 나돌 정도였다. 이 책이 인기를 얻자 비슷한 책도 많이 출판되면서 꽃말이 대유행했다. 프랑스에서 꽃이 크게 유행한 것은 꽃말이 전해지기 이전에 프랑스에도 이와 비슷한 풍습이 있었다. 즉, 사람을 식물 특성에 비유해서 칭찬하거나 비난 및 욕설을 하는 시를 쓰고 그것을 모두 돌려 읽는 문화가 상류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었다. 그러한 문화가 있었기에 꽃말은 큰 인기를 모았다. 한편, 미국에서는 ‘뒤몽 헨레에타(Henrietta Dumont)’가 1851년에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꽃말(The language of flowers)’ 책(HC Peck & T. Bliss,)을 출판했다.

 

중화권의 꽃말 책
중화권의 꽃말 책

 

일본의 꽃말 책

 

아시아로 전해진 꽃말
꽃말이 아시아에서 책으로 처음 출판된 곳은 일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1886년에 ‘태서례법(泰西礼法)’이라는 책(ルーイズ・タルク著、上田金城訳)이 출판되었는데, 이 책은 서양의 매너 전반을 소개한 책이다. 이 책 내용 중에는 ‘수십 종류의 꽃말’이 소개되어 있는데, 이것이 일본에 처음으로 꽃말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1910년에 꽃(花)이라는 책(江南文三、与謝野晶子著)이 출판되었는데, 이 책은 꽃말만을 다룬 일본 최초의 꽃말 책이다. 이 책은 꽃말과 함께 꽃을 소개해 놓았다.

 

매우 다양해진 꽃말

오늘날 사용되고 있는 꽃말은 기본적으로 서양에서 유래된 것이지만 현재는 국가마다 차이가 있는 것도 많다. 이는 서양의 꽃말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원래부터 각국의 풍토나 문화에서 유래된 것들이 있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화하고, 새로운 품종도 탄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화된 꽃말과 마케팅에 활용

꽃말은 특정 지역이나 나라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사용되고 있다. 지역에 따른 차이는 다소 있어도 의사 전달과 함께 꽃의 스토리를 더욱더 풍성하게 하는 것이 꽃말이다. 그러한 까닭에 꽃말 책은 여전히 동서양을 불문하고 계속해서 출판되고 있다. 꽃의 판매에서도 소비자들이 꽃말을 곁들어 선택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일본의 화계 업계에서는 기념일 전에 기념일의 특성에 맞는 꽃말을 가진 화훼의 종류와 꽃말을 홍보하고, 결과적으로 이것이 화훼 판매를 촉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표 1).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화훼 육종 현장에서 부터 판매 현장에 이르기까지 꽃말에 대해 알고, 이것을 능동적으로 활용해 화훼산업의 발전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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