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업계, 3사 공동 개발 컨소시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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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업계, 3사 공동 개발 컨소시엄 개최
  • 월간원예
  • 승인 2019.09.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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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업용 필름 업계의 획기적 사건”

 

일신화학공업(주) 정근우 이사
일신화학공업(주) 정근우 이사

<월간원예=편집부>농업용 필름을 제조하는 업체 중 시장점유율 상위 3개사가 일본 수입제품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 개발 연구조합을 설립했다. 지난 7월 연합뉴스에서 비닐하우스 비닐의 수입품 확대 기사가 보도되자 실상을 잘 모르는 일반 국민들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2019년 여름의 상황에서 겉으로 보기에 단순해 보이는 ‘비닐제품’까지 일본에서 수입을 해야 하느냐는 반응을 보인다. 높이가 낮은 단동하우스와 달리 피복 교체에 품이 많이 드는 연동하우스의 경우 실제 방문을 해보면 대부분 일본 수입제품을 사용함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에 의하면 지난 2017년 우리나라의 시설원예 면적은 51,997ha로 조사되었으며 그 중에서 아치 터널 형태의 단동(單棟)형 비닐하우스는 4만4528ha(85.6%), 연동(聯棟)형 비닐하우스는 6365ha(12.2%)로 보고되고 있다. (2018.9.발표 2017시설채소온실현황 및 채소류 생산실적. 농림축산식품부) 시설재배용 피복재는 대부분 플라스틱 연질필름을 사용하고 있고 유리온실이나 경질 플라스틱 온실은 1%를 미만이다. 그러므로 PO(폴리올레핀) 계의 연질필름에 대부분의 시설재배를 의존하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2018년 기준 농업용 연질필름의 시장규모는 3377억 원(10만3300t)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이 중에서 3~4년 이상 사용하는 장기성 PO필름은 약 500억(5300t) 정도로 형성되어 있고 농촌 노동력의 고령화 인력 부족으로 인해 매년 필름 교체를 하지 않는 필름의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중에 매년 일본에서 수입되는 물량은 약 250억 원어치다. 약 2500t의 물량이 매년 수입되고 있으니 수명을 평균 4년이라 가정할 때 1만 t 정도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셈이다. 소위 ‘스마트팜’이라는 이름이 붙여지는 최신식 첨단 비닐하우스에는 대부분이 일본 수입제품이 피복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이러한 일이 벌어진 걸까? 일본의 산업구조에서 화학 산업의 계열화 정책으로 인하여 연질필름의 소재(PE, PVC, EVA수지)를 생산하는 대기업(미쓰비시, 스미토모화학)에서 비닐(필름)을 생산하는 업체까지 거느리고 제조설비 및 R&D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반면 한국은 원료(수지)는 대기업 석유화학 기업에서 생산하고, 필름 제조는 얼마 전까지 중소기업 고유 업종으로 분류되어 연구개발과 시설투자가 효율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농업용 필름의 제조업체 3사가 컨소시엄을 이루어 ‘연구조합’을 결성하고 장기성 PO 필름의 공동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움직임에 촉발제가 된 것은 농촌진흥청 김경규 청장의 한국형 스마트 팜에 대한 열정이다. 지난 12월 취임하면서 전국의 선도 시설원예농장을 방문한 김청장이 피복 비닐에 전부 일본글자가 씌여 있는 것을 목격하고 “한국형 스마트 팜에 일본 피복재가 덮혀 있다면 이것이 무슨 한국형 기술인가?”라고 하며 관련 업계의 진상을 파악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후 지난 5월 농진청장과 광폭 비닐 업체 3개사 대표가 면담을 통해 일본이 석유화학 대기업의 계열화로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 한국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의 농업용필름 제조업체, 중소기업이라서 연구개발과 투자여력이 부족하다면 몇 개사가 컨소시엄을 이루어서라도 공동개발을 시도한다면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논의가 진행됐다.

위와 같은 논의의 결과로 농진청과 농업용 필름 제조업체 3개사가 양해각서(MOU) 체결을 하고 민·관·연·학 브레인스토밍 연석회의를 여는 등 한 달여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달 22일 ‘한국농업용PO필름연구조합’을 창립했다. ‘한국농업용PO필름연구조합’은 ▲해외수입품에 대응하기위한 온실용PO필름의 공동개발 ▲정부 연구과제수행을 위한 컨소시엄 창구역할 ▲개발품 ‘공동브랜드’로 해외시장 공동마케팅을 목표로 설립됐으며, 온실용PO필름 소재국산화 및 기초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 수행을 할 예정이다.

조합은 향후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을 위해 ‘공동연구센터’를 건립하고 ▲2020년 정부과제에서 PO필름의 국산화 국책과제를 제안 발굴 ▲각 사별 출자규모를 확정하여 연구시설 및 양산설비 확보. 공동연구센터화 ▲연구조합의 개발성과를 산업화하여 해외 시장(중국, 중동, 중앙아시아)을 공동 개척 ▲공동브랜드 제작 및 상표등록 해외시장 공동 마케팅 ▲홈페이지 및 스마트공장 ERP-시스템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연구조합은 그 시작에 불과하며, 한국형 스마트 팜을 2022년까지 7000ha 보급하려는 정부정책이 수립되어 있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한국형 스마트 팜을 당당하게 수출하는 선봉에 서겠다는 것이 업계의 다짐이다. 때마침 불어 닥친 일본의 경제마찰로 인한 소재 부품사업의 국산화를 통한 기술독립에 대한 열기가 그 어느때 보다 뜨겁다. 여기서 우리 첨단 농업의 기술자립 그를 통한 세계시장에 우뚝 설 우리나라 스마트 팜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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