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눈을 닮은 인디언의 허브! 에키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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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눈을 닮은 인디언의 허브! 에키네시아
  • 월간원예
  • 승인 2019.09.0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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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전시원 관리실장 권용진 박사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전시원 관리실장 권용진 박사

 

에키네시아Echinacea purpurea는 국화과에 해당하는 식물로 북아메리카가 고향인 식물이다. 자주천인국, 자주루드베키아, 드린국화 등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흔히 속명을 그냥 부르는 것이 자연스럽고 국가표준식물목록에도 속명을 그대로 한글로 반영해 사용하고 있다.

 

에키네시아 록키탑‘' Echinacea 'Locky Top'


보통 루드베키아와 에키네시아를 같은 종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구분하기 쉬운 방법으로는 먼저 가장자리에 위치한 설상화 사이의 공간이 넓고 중앙의 양성화가 두드러지게 돌출하는 것이 에키네시아라면 루드베키아는 꽃의 색상이 진한 적색과 노란색들이 많으며 설상화의 간격이 조밀해 틈이 없거나 꽃잎이 겹쳐진 부위가 많으며 중앙부의 양성화가 둥글고 납작하고 원형에 가까운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루드베키아라 할 수 있다. 잎의 형태로도 구분할 수 있는데 잎자루가 짧지만 확인이 가능하면 에키네시아고 잎자루가 아예 없는 것은 루드베키아라 생각하면 된다. 루드베키아는 전초에 잔털이 있어 만져보면 부드러운 느낌이 들지만 에키네시아는 거친 털을 가지고 있어 잎이나 줄기가 거칠고 억세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루드베키아 Rudbeckia gloribosa


에키네시아 속명의 Echinacea는 ‘Echios’에서 유래된 것으로 그리스어로 성게를 의미하는 데 꽃의 중심부의 돌기가 성게의 모습을 닮은 데서 유래되었다. 실제로 채종기에 꽃씨를 따려고 맨손으로 만지면 종자를 싸고 있는 종자방의 가시 같은 부위에 찔리기 쉬우므로 가급적 장갑을 착용하고 만지는 것이 좋다. 국내 화훼시장에서 유통될 때 불리는 이름은 꽃의 모양이 호랑이의 눈을 닮았다하여 ‘호랑이눈’으로 불리고 있다. 이는 국화과의 특징인 두상화 모습이 유난히 중심부가 짙은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꽃 전체의 모습이 호랑이의 눈동자처럼 강렬하기 때문인 것 같다. 에키네시아가 국내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주로 절화로 유통되었는데 최근에는 꽃을 말려서 드라이플라워나 방향성 물질을 첨가해 포프리로 생산해 판매되기도 한다.

 

에키네시아는 흔히 관상용 소재로 생각할 수 있는데 북아메리카 원주민인 인디언들은 관상용보다는 매우 중요한 약용식물로 애용했다. 뱀에 물린 경우 물린 부위에 식물체를 찧어 붙여 독을 제하기 위한 약초로 사용하거나 감기로 인한 열병, 치통 등에 유용하게 사용해왔다고 한다.
에키네시아의 주성분은 에키나신(Echinacein)이라는 물질인데 이 물질의 주요기능은 페니실린과 비슷한 작용으로 조직의 저항능력을 높여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에키네시아를 이용한 허브차를 주기적으로 복용하면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등을 없애는 능력이 있어 면역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모든 약초들이 일반인에게는 문제가 없으나 특정인들에게는 독이 될 수 있으니 잘 따져보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임산부, 수유중인 자, 국화과 식물의 알레르기반응이 있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민간에서 이용하는 방법으로는 뿌리와 잎을 수확해 잘 건조시킨 다음 잘게 썰어서 따뜻한 물에 5분 이상 우려낸 차를 복용하면 편도선염, 전립선염, 인후염, 화농성피부염, 감기증상완화, 각종피부염 등에 특별히 효과가 있다고 한다.

 

에키네시아 ‘화이트 스완’ Echinacea purpurea ‘White Swan’


현재 다양한 품종들이 식물원과 수목원에 정원 소재로 애용되고 있으며,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품종으로는 Echinacea purpurea, Echinacea purpurea ‘White Swan’,를 들을 수 있다. 에키네시아 푸루푸레아는 기본종으로 꽃 가장자리의 설상화는 핑크색이고 통상화는 반원형으로 생겼으며 짙은 갈색 또는 주황색을 띈다. ‘화이트 스완’은 푸르푸레아와 달리 설상화가 순백색의 흰색으로 피는데 보통 혼식하여 연출하는 경우가 많다. 기본종에 비해 다양한 품종들이 국내에 도입되고 있으나 내한성과 내서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에키네시아 ‘록키탑’은 초장의 크기가 기본종에 비해 절반 정도로 키가 낮은 상태에서 개화하기 때문에 암석원이나 미니정원에 적용하기 적당하다.

그라스와 에키네시아를 혼식한 모습


에키네시아는 주로 종자에 의한 파종으로 증식할 수 있는데, 봄과 가을에 파종하는 것이 좋다. 가을에 파종하면 이듬해 정원에서 꽃을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늦은 시기에 노지에 정식하게 되면 동해피해가 나타날 우려가 있다. 가을에 파종하기 위해서는 비가림이 될 수 있는 시설에서 원예용 상토에 파종하되 종자가 비교적 큰 편이므로 72구 연결트레이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연결트레이에서는 보통 발아 후 짧게는 3주 정도가 적당하며 너무 오랫동안 사용하면 웃자람현상이나 뿌리가 금세 트레이 내에서 돌아 배수구가 막힐 수 있다. 최장 5주 이하로 관리하는 것이 좋으며 4치분에 1차 이식하여 수세를 확보한 후 정식하는 것이 노지의 적응력을 높여 생존율이 좋아진다.

봄에 파종하는 것은 당해연도에 꽃을 보기는 힘들지만 생육기간이 길어 이듬해 개화주의 생산량이 가을파종에 비해 안정적이다 할 수 있다. 노지에 정식할 때는 정식간격이 중요하다. 초기에 식물체가 작다고 하여 너무 밀식하게 되면 성장하면서 통기성이 불량해지고 웃자람이 발생하여 꽃이 필 무렵 도복될 염려가 있으니 25~30cm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유기질 비료를 충분히 준 후 식재하면 생육이 좋아져서 개화수와 개화기간이 길어져 오랜 기간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다.


에키네시아는 외향에서 느낄 수 있듯 매우 강인한 식물이다. 특별히 해충이 잎을 갉아먹는 모습은 쉽게 찾아 볼 수 없지만 반그늘에서 연약하게 자라는 것은 일부 나방류의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 햇빛이 충분하고 배수가 잘되는 토양에서 재배하는 것이 충해에 대한 내성을 갖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으며, 배수가 잘 안되는 토양에서는 뿌리썩음현상이 발생하여 여름철 고사하는 경우가 있다. 다소 척박한 환경에서는 잘 견디지만 과습한 환경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배수환경을 고려한 식재지 선정이 가장 중요하다 하겠다.

다른 식물도 마찬가지지만 에키네시아는 한곳에 오래 식재해두면 점차 개체수가 감소하는데, 이는 한자리에 오래 키우면 비료분도 부족해지고 묵은 뿌리에 각종해충이나 균이 많아져 건강한 개체를 성장하기에 불량한 환경이 되기 쉽다. 4년차에 새로운 장소로 이식하여 관리하는 것이 좋다. 기존의 장소에서 계속재배하기 위해서는 토양살충 및 유기질비료를 충분히 주어 지력을 높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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