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심·베란다에서 “우리는 도시 농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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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도심·베란다에서 “우리는 도시 농사꾼”
  • 월간원예
  • 승인 2012.07.3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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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도심·베란다에서 “우리는 도시 농사꾼”

도시농업 텃밭 탐방

 

대학·도심·베란다에서 “우리는 도시 농사꾼”

 


도시농업의 가장 큰 매력은 근접성에 있다.
사무실에서 두어 블럭만 가면 채소를 기르는 텃밭이 있고 퇴근길에 버스에서 내리면 논이 있는가 하면 퇴근 후 집 베란다에서 물을 주는 농업이야 말로 도시농업을 최대한 활용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도시텃밭이 주말농장처럼 도시 근교의 농원에 자리잡고 활성화되는 것도 도시농업의 한줄기이기는 하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언제라도 접근 가능한 근접성은 도시농업의 최대 장점중의 하나이다.
대학교 구내 텃밭, 광화문 텃밭작품, 노들섬 텃밭, 옥상벌통 등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농업을 영위하는 텃밭을 살펴 본다.

 

대학생 도시농업동아리 레알클럽
‘씨앗을뿌리는사람들’은 대학교에서 텃밭을 일구고자하는 소박한 희망을 가진 대학생들의 모임이다.
땅을 일구고자하는 마음만 있다면 학번, 나이, 성별, 소속 학교를 따지지 않는 열린 모임이다. 고려대학교에서 처음으로 텃밭경작을 시작한 이래로 현재 이화여대와 고려대학교에서 20여명의 대학생들이 텃밭경작을 계속 하고 있으며, 여러 학교로 점차 확대되어가고 있다. 이들이 서울대학교 기숙사 옆에 텃밭을 펼쳤다.
레알텃밭학교는 대학교에서 텃밭농사를 짓는 대학생들이 기획한 강좌다. 도시농업의 일환으로서 대학교 텃밭의 보급을 목표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황윤지 학생은 “경작에 대해 배우는 수업뿐만 아니라, 먹거리 문제에 대한 고민과 유기농, 전통농업 등 농사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가 강의에 녹아있다. 매 주 한차례 열리는 레알텃밭학교는 작년에 50여명에 가까운 수강생이 참여할 정도로 열기가 높다”며  ‘Real’을 발음기호 그대로 읽은 단어로, 레알텃밭학교를 통해 ‘진짜 농부’가 된다는 의미를 설명했다.
4기째인 현재 각 기수별로 30여명의 회원이 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남학생들보다 여학생이 많다.
운영은 회비를 걷지 않고 공모전에 지원해서 부상으로 받은 자금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졸업을 하면 회원들의 대가 끊길 수 도 있고 새로운 운영진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
이들은 어렵게 수업하지 않고 쉽게 운영해서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려고 한다. 일부 회원들을 중심으로 사회적 기업을 만들까 고민하기도 한다.
요즘처럼 학생들이 자기 스펙을 쌓기 위해서 연수나 다른 활동중심으로 학창생활을 하고 있어 농사를 짓겠다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대학생들의 선배들인 베이비부머세대들은 지금 은퇴이후의 생활을 위해서 귀농이나 귀촌, 도시농업에 많은 관심이 있지만 이들처럼 대학 때부터 농사를 짓겠다는 학생들에게는 좋은 인생경험을 하는 것이다.

 

설치예술가 임옥상 ‘이제는 농사다’
삭막한 콘크리트 도시를 녹색으로 물들이는 전시가 6월 5일 세종문회회관 중앙계단에서 열렸다.
세종문화회관은 그간 진행되었던 단순 조각품 위주의 야외 전시에서 탈피해 우리 사회의 생태적 가치, 공동체적 가치에 주목하는 작품을 선정하여 야외 전시를 새롭게 기획하였다.
임옥상미술연구소에서 제작한 작품은 인간의 얼굴형상에 작물을 심었고 미군부대기지에서 나온 훈련용 포탄에 넝쿨작물을 심었다.
박인배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이번 전시는 농사와 예술의 만남이다. 이는 전쟁의 아픔과 환경, 생태의 갈등을 세상 만물의 근원인 농사를 통해 치유하고 순환케 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며 전시의 의미를 설명했다.
조각가 임옥상씨는 이날 오픈 행사서 “식량, 석유, 금융문제도 정정을 찍고 내리막만 남았다. 도시문제도 정점을 찍었다. 그런 점에서 농사야 말로 슬기롭고 행복하게 극복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이다. 그래서 ‘이제는 농사다’ 라는 작품을 만들었다”며 작품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이창현 원장, 환경재단 최열 대표, 윤준하 생협이사장, 이기웅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 조각가 심정수, 흙살림 이태근 회장,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쌈지농부 천호균, 가수 김수철, 배우 안석환 등 각계인사가 참석해 축하했다,
또한 6월 7일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는 논을 만들어 벼농사를 짓는 행사도 열었다. 지구를 담은 밥그릇이라는 컨셉트로 만든 작품은 가을 벼를 수확하기 까지 도시민들에게 그늘을 제공하기도 한다.

 

엄격한 텃밭관리 금연은 기본
도봉구청에서는 400구좌의 도시농업 텃밭을 운영하고 있다. 덕성여대부근에 위치한 텃밭에는 배추, 무, 상추, 고추 등 다양한 작물이 엄격한 구청의 관리 하에 운영되고 있다.
관수시설이 각 텃밭 주위에 되어 있고 텃밭내에는 애완동물을 데리고 들어오지 못하는가 하면 금연도 철저히 지키고 있다. 텃밭이 나만의 공간이 아니라 이웃과 같이 나누는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또한 고구마 등 땅속으로 옆 텃밭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작물의 재배도 제한을 하고 있다.
텃밭을 관리하는 도봉구청 김용덕씨는 “엄격한 텃밭관리는 농사를 즐기려는 구민들에게 쾌적하고 공정한 환경을 조성하는 지름길”이라며 “배추나 무 등 해충에 약한 작물에게는 망을 씌우던지 방제를 게을리 하면 안 된다”며 지속적인 관심만이 농사의 첫 덕목임을 강조 했다.
텃밭에는 십여종의 작물을 직접 재배하여 구민들이 재배할 때와 차이를 보이고 있는 작물상태를 볼 수 있게끔 모델작물도 기르고 있다.
물 주는 방법, 지지대를 세우는 방법에서 해충방제, 그늘막 설치 등 전문 농업기법을 현장에서 전수하고 배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6월 2일 도봉구청광장에서 진행된 친환경 상자텃밭 보급 행사는 주민 1천여명이 참석하여 집안에서 다양한 물품을 활용한 작은 텃밭을 조성하여 안전한 먹을거리 확보는 물론 도심의 저탄소 배출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친환경 도시농부가 되는 기회가 되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텃밭은 세대간 소통을 하는 공간이다. 텃밭에서 야채의 이름을 가르켜 주고 자식들에 대해서 권위를 느끼게 되고 부모 자식간의 3세대가 소통의 공간이 된다.

 

서울시 왕성한 도시농업 리딩이벤트
서울시는 6월 2일 서울 도시농업공원 ‘노들텃밭’에서 ‘서울도시농업 원년 선포식’을 개최, 도심 곳곳의 자투리 땅을 활용한 본격적인 도시농업에 나섰다.
그 첫 농사로 박원순 시장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 ‘노들텃밭’ 한마지기 반 규모(1000㎡)의 논에 시민들과 함께 토종벼 손 모내기를 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이면 노들섬에 노란 벼가 익어가는 풍경을 볼 수 있고, 11월이면 수확의 기쁨을 서울에서도 누릴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박 시장은 6월 5일 서울시의회별관 옥상에서 직접 꿀을 채취할 정도로 도시농업에서는 대한민국의 특별시다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4월 한국양봉협회 제안으로 시청 옥상에 가로 1.0m, 세로 0.8m 규격의 2층식 벌통 5개를 시범 설치 운영중이며 이곳에서 40L의 아카시아 꿀을 채취한 것이 그것이다.
주위에 도심속의 많은 나무에서 꿀을 따는 꿀벌들은 이미 식품으로서의 안전성 검사에도 합격해 식용으로 문제가 없다.
도시농업원년 선포식이 열린 노들섬 텃밭은 서울 도심에서 제일 가까운 텃밭이 있는 곳이다. 텃밭사이로 관수시설이 완비되어 있어 도심을 지나면서 버스에서 내린 시민들이 맘껏 농업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가 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벼 품종을 심어 놓아 교육적으로도 훌륭한 장소이고 농업개발을 위한 다양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해지는 저녁 남산타워가 보이는 노들섬 텃밭 작물에 물을 주는 직장인의 모습에서 도시농업의 방향을 가늠하게 된다.  
취재/윤장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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