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취향 ‘감’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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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취향 ‘감’ 잡았습니다
  • 이태호 기자
  • 승인 2019.10.31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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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시 용민 농원 황태구 대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개발한 신품종 '감풍'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단감으로는 만생종인 ‘부유’, ‘차랑’이 있으며, 이들 두 품종이 차지하는 전체 재배면적은 90%로 편중 재배가 심하다. 조·중생종으로는 ‘상서조생’, ‘송본조생부유’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일본에서 개발된 ‘태추’ 단감의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국산 신품종 ‘감풍’을 개발했다. 감풍은 과육이 아삭하고, 과즙이 풍부하며 식감이 좋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순천에 위치한 황태구 대표의 과수원

대부분 일본품종, 진흥청 국산품종 개발

최근 단감의 재배면적은 지난 2000년을 기점으로 급속하게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있다. 이는 수입과일의 증가에 따른 단감의 선호도 저하와 단감의 품질이 개선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단감은 대부분 일본에서 품종이 도입됐다. 특히, ‘부유’ 품종이 전체 단감 재배면적의 82%로 편중되어 있어 노동력이 집중되고, 홍수 출하로 인한 가격이 하락하는 등의 문제가 적지 않다. 또한 ‘부유’는 수확 시기가 11월 상순에서 중순 사이인데 이 시기에는 서리피해가 자주 발생해 안정적인 생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에서는 ‘부유’보다 과실 품질이 우수하고, 수확 시기가 빨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감풍’ 신품종을 육성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용민 농원 황태구 대표는 3.3ha(1만 평) 과수원에서 원미, 태추 부유, 조완, 차랑, 상서조생, 선사환 등 8개 품종이 다양하게 품종별로 심어져 있다.

3.3ha (1만 평), 품종별 다양하게 심어

순천 톨게이트를 지나 얼마 되지 않아 산기슭에 걸쳐 황태구 대표의 넓은 과수원이 나타났다. 낙안읍성과 순천만 정원이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순천의 상징은 꽃은 철쭉, 새는 비둘기, 시목은 감나무로 중부 이남지방의 따뜻하기로 소문난 순천의 나지막한 산에서 여름 동안 뜨거운 햇볕을 받아 잘 여문 단감은 당도가 높고 맛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용민 농원 황태구 대표는 3.3ha(1만 평) 과수원에서 원미, 태추 부유, 조완, 차랑, 상서조생, 선사환 등 8개 품종이 다양하게 품종별로 심어져 있다.

‘태추’와 ‘부유’ 품종이 각기 1.3ha(4천 평)씩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나머지 품종들을 소량씩 일정 비율로 심어 수확을 해 출하하고 있다. 태추는 주로 개인 택배로 수출은 ‘부유’품종이 거점 APC를 통해 태국, 싱가포르, 홍콩 등 동남아시아로 나가고 캐나다에서도 오퍼가 오고 있다.

주먹만한 크기의 '감풍'

주먹만 한 크기, ‘감풍’ 소비자 반응 기대

황 대표는 9월 중순 ‘조안’을 시작으로 하순에 ‘원미’품종, ‘태추’ 가 차례대로 수확을 하며, 신품종 ‘감풍’은 10월 20일~25일 수확을 시작한다. 부유보다는 열흘 정도 수확이 빠르다.

감풍은 현제 접목해 150주 정도 시범적으로 심어 수확을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황 대표는 소비자 반응이 사뭇 기대된다고 한다. 무엇보다 크기가 다른 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묵직한 사과만 한 크기가 눈길을 확 끌었다.

식감은 아식거리며 당도 또한 높다.

이 정도 크기라면 제사상에 한 개만 올려놓아도 될 만한 대과 크기다. 맛은 또 어떤가. 반으로 갈라보니 노오란 꿀 박힌 것처럼 먹음직스러웠다. 당도 또한 부유 못지않게 15브릭스가 나와 제법 높고 아삭거리는 식감이 사과를 먹는 듯한 아삭거림이 먹는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국산 신품종 대체 시급

황태구 대표가 감나무를 손질하고 있다. 황 대표는 국산 신품종 보급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황태구 대표는 농촌진흥청 현장 명예연구관으로도 활동하며 국산 신품종 개발을 육성되도록 정부측과 지자체에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시범적으로 심어 농가 신품종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각 시군 지자체 지역구 의원들에게도 국산 신품종 육성 보급이 시급함을 알리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부터 신품종 사업을 순천시와 얘기를 해서 처음 시작하게 됐습니다. 많이 생산해 규모화, 단지화가 되어야 경쟁력이 있을 것입니다.”

지난달 농촌진흥청 국정감사에서는 국산 신품종 보급이 저조하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은 “신품종 보급사업의 성과가 저조함에 따라 무역수지 적자와 해외 로열티로 인한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과수와 화훼작물의 국산 품종 점유율은 각각 15.8%와 32.8%로 나타났고 나머지는 전부 외국산 이어서 우리 농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국산 신품종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가을은 감성의 계절

지빠귀 새 피해가 제법 크다. 한번 맛을 보면 기억하고 있다가 당도가 높은 감만 어김없이 찾아와 먹고 간다고.

어린 시절 깊어가는 가을, 동네 이웃집 담 너머로 낙엽 진 앙상한 가지에 탐스럽게 매달린 붉은 감을 보면서 군침을 흘리던 옛 추억이 떠오른다.

이러한 감나무는 동아시아가 원산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이 주요 생산국이며, 현재에는 스페인, 브라질 등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감을 식용이나 민간약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재배종 감들은 대부분 떫은 감으로 우려먹거나 건조하여 곶감으로 이용하기도 했는데 감은 우리의 몸에 유용해 밤, 대추와 함께 삼실과라 하여 조상의 제사에 반드시 올리는 과실이기도 했다.

감에는 비타민 C와 비타민 A, E, K, B1, B6 및 각종 미네랄의 함량이 높으며, 칼로리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매우 훌륭하다.

감에는 단감과 떫은 감이 있는데 단감은 중부 이남지방에서 주로 재배된다. 따뜻하기로 소문난 순천의 나지막한 산에서 여름 동안 뜨거운 햇살을 받아 튼실하게 잘 여문 단감은 당도가 높고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가공 기술 개발 필요

황태구 대표가 접목 중인 ‘감풍’ 감나무를 가리키고 있다.

“옛날 고정관념을 빨리 버려야 합니다. 아직은 농촌에 고령자가 많아 계도가 쉽지 않아요.”

40년 감 농사 수출작목반 공선회 회장도 맡고 있는 황 대표는 회원농가들의 농가 수익과 안정을 위해 이리저리 뛰고 있다.

매실 농사도 일부 하고 있다는 황 대표는 요즘 농산물 가격이 하락해 정부에서 수급조절과 판로 등이 확보가 되어야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대만처럼 고품질 가공 기술을 이용해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에 현지실사를 가보니 가공 기술이 다양하고 다양한 먹거리 상품으로 내놓은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한국은 아직 연구한다고는 해도 맛과 기술 수준과 상품기획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단감을 이용한 단감조총 가공식품도 만들어 볼 것을 아이디어를 내 제안하기도 했습니다만...”

황 대표는 맛은 있지만 스크래치 등 상품성이 떨어지는 농가의 적재되어 있는 비품 등을 정치력을 발휘해 정부에서 수매 후 북한에 보내거나 국내 거주 외국인들에게도 홍보하고 많이 먹게 해 소비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면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과수작업 인력수급 필요

황태구 대표가 '감풍' 감나무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황태구 대표가 '감풍' 감나무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황 대표는 농사에 가장 어려운 점으로 일손이 필요할 때 적기에 수급이 어려워 어려운 점이 있다고 토로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이를 위한 체계적인 대책 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축산에 비해 과수분야 자조금 활동이 저조한데 보다 활성화되고 소비 홍보가 잘되어 농가 소득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여건이 개선되기를 황 대표는 희망했다.

황 대표는 "무엇보다 신품종이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홍보가 되고 공급이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면서 "학교급식에도 껍질째 먹는 ‘연수’ 감도 포함돼 자라나는 학생들이 어린 시절 추억과 영양과 건강을 챙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취재 순천-이태호 기자>

 

 

 

 

 

 

 

 

 

 

<미니 인터뷰>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br>배 연구소 농업연구사 마경복<br>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 연구소
농업연구사 마경복

신품종 육성 경위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에서는 일부 품종의 편중 재배를 해소하고 우리나라 단감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현재 재배되고 있는 ‘부유’, ‘차랑’ 등 기존의 품종보다 품질이 우수한 품종을 개발 및 보급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 왔다.

품종 주요 특성은?

‘감풍’은 수확 시기가 영암에서 10월 20일로 부유보다 10일 정도 빠르고, 당도는 14.7°브릭스로 ‘부유’(14.8°브릭스)와 비슷하며, 과중이 413g으로 ‘부유’(241g)보다 월등히 큰 극대과종이다. 과형은 편원형이고, 과피색은 오렌지색이다. 육질은 유연하고 과즙이 풍부하여 식미가 우수한 고품질 단감이다.

농가 재배 시 유의점은?

‘감풍’의 나무 자람세는 개장성이고, 나무의 세력은 약한 편이다. ‘감풍’은 나무가 개장으로 자라기 때문에 주지를 형성할 때에는 나무의 주지가 아래로 처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주지를 고정할 수 있는 유인시설이 필요하다. 또한 과실이 크기 때문에 성숙기에 과실의 무게에 의해 결과지가 아래로 처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결과지를 시설에 단단히 고정해 주어야 한다. 착 과량은 결과지당 2∼4개 정도로 많지 않기 때문에 결실관리는 적뢰를 최소화 하고, 기형 과실이나 상처가 발생한 과실 위주로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병해충으로는 탄저병에 약하기 때문에 성숙기 탄저병 방제에 만전을 기해야 하고, 그 밖의 병해충 관리는 ‘부유’ 품종에 준해서 방제하면 된다.

농가 보급과 전망은 어떻게 되나?

‘감풍’은 과육이 아삭하고, 과즙이 풍부하여 식감이 좋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감풍’은 지난 2014년 최초 기술이전 돼 현재 농가에 보급되고 있는 품종으로, 시중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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