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건강 지키는 ‘유기농 새싹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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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건강 지키는 ‘유기농 새싹보리’
  • 이지우 기자
  • 승인 2020.03.03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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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군 동구롱농장 최보영 대표

결혼을 하면서 남편이 하던 포도 농사를 함께한 최보영 대표. 그렇게 농업의 길로 들어서 어느덧 30년 동안 유기농 농업을 이어오고 있다. 본격적인 유기농을 위해 기존의 포도를 접고, 벼와 곡식, 채소류를 다양하게 재배하면서 한결같이 지켜온 철학 한가지. 바로 농업을 통해 ‘행복’을 나누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최보영 대표의 아들 하제형씨는 지난해 농식품부가 주관하는 청년창업농에 선정돼 본격적인 후계농의 절차를 밟고 있다. 이미 하제형씨 명의의 부지에서 새싹보리를 재배하는 한편, 어머니를 도와 동구롱농장을 함께 꾸려가고 있다.
최보영 대표의 아들 하제형씨는 지난해 농식품부가 주관하는 청년창업농에 선정돼 본격적인 후계농의 절차를 밟고 있다. 이미 하제형씨 명의의 부지에서 새싹보리를 재배하는 한편, 어머니를 도와 동구롱농장을 함께 꾸려가고 있다.

포도 재배로 농사에 입문한 최보영 대표. 남편이 기존에 해오던 농업을 도우면서 시작한 일이지만 금방 접을 수밖에 없었다. 포도를 완전 유기농으로 재배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최보영 대표의 포도는 농관원에서 당도를 재고 26~27브릭스가 나와 감탄할 만큼 경쟁력이 있었지만 본격적인 유기농 재배를 하기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더 이상 끌고 가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기존에 하던 캠벨은 생장촉진을 하지 않아도 됐지만, 당시 재배하고 있던 킹베리는 생장촉진제를 안 쓸 수가 없었어요. 남편과 제가 가려는 길과는 분명 거리가 있었죠. 남편과 고민 끝에 과감하게 포기하고 유기농 재배를 할 수 있는 작목을 하나 둘 시작했죠. 벼, 양파, 고구마, 배추 등 다양한 품목을 재배했어요. 모두 유기농으로 말이죠.”
그는 유기농에 대단한 자부심이 있었다. 농약 없이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해 소비자에 전하는 것이 곧 행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드는 사람도 건강하고, 먹는 이도 건강하다면 더할 나위 없으니 말이다. 모든 작목을 저농약으로 시작해 무농약을 거쳐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한 작목도 뺄 수가 없었다. 괜한 오해를 사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구롱 농장은 90년대 초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아 현재까지 유지해오고 있다. 

 

 

풍부한 철분과 식이섬유
유망 작목으로 떠오른 ‘새싹보리’

동구롱농장은 벼, 양배추, 무, 배추, 양파, 고구마, 감자 등 다양한 품목을 재배하고 있는데 총 재배 면적은 약 11.5ha(3만 5천 평)에 달한다. 그 중 대표 품목은 단연 하우스를 포함한 약 1만 5천 평 면적에서 윤작으로 재배하는 새싹 보리다. 새싹보리는 다른 농작물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과 노동력이 적게 들어가는 반면, 기능성 작목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수요가 많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몇 년간 농장의 비중을 새싹보리로 채우고 있어요. 최근 건강 기능성 작목이 소비자의 관심을 많이 받으면서 새싹보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죠. 철분과 식이섬유가 많아 특이 여성분에 인기가 좋아요. 비타민, 아미노산, 미네랄 등이 풍부하다고 알려지면서 소비가 늘어나고 있죠. 또한 새싹보리는 재배가 상대적으로 용의하고, 꽉 차게 파종하면 잡초가 보리를 이기지 못해 따로 제초작업을 할 것이 없어 노동력이 많이 필요로 하지 않은 것도 장점입니다.”
새싹보리는 가을에 벼 수확을 마무리하고, 12월 초 입동 안에 논에 파종하며 밭에는 2월 말 정도까지 파종을 마무리한다.
출하는 전량 전남 영광군 새싹보리를 전문으로 가공하는 농업회사법인 ‘새뜸원’에 하고 있다. 새뜸원은 100% 유기농 새싹보리만을 취급하며, 수매는 물론 지역 농가에 종자 보급부터 재배관리까지 도움을 주고 있다. 최보영 대표는 새뜸원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새싹보리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점차 재배 물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새싹보리는 보리 파종 후 싹이 나면 약 15cm까지 키워 수확한다. 15cm를 넘은 경우 기능성이 떨어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반값이 된다. 새뜸원의 수매가는 일반적인 새싹보리의 약 2배 정도로 유기농 재배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해주고 있다.

지난 3년간 동구롱농장은 새싹보리의 생산을 점차 늘려나갔다. 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새뜸원’과의 교류를 통해 새싹보리의 효능과 전망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주작목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 3년간 동구롱농장은 새싹보리의 생산을 점차 늘려나갔다. 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새뜸원’과의 교류를 통해 새싹보리의 효능과 전망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주작목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두 번 수확하는 새싹보리
논과 밭에 따라 용도 달라

통상적으로 가을에 파종한 보리의 경우 수확을 1번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15cm까지 자란 새싹을 수확 후 두 번째 올라오는 싹은 온도가 낮은 겨울의 특성상 생생하게 올라오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겨울 끝 무렵 파종한 보리의 경우 3월 즈음 수확을 하면 한번 잘라내고 다시 길러 수확을 해도 될 만큼 파릇하게 자라준다.
또한 논과 밭의 보리 쓰임새도 달라진다. 논은 땅에 물기가 많다보니 가공용으로 쓰일 수 있을 만큼 깔끔하게 수확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주로 종자용 알곡을 수확하는데 쓰이고, 밭에서 자라는 새싹이 가공용으로 주로 출하된다. 
동구롱 농장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윤작이다. 유기농 농법을 고집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땅 관리이기 때문이다. 휴지기 땅에 비를 맞추고, 로터리 작업을 통해 땅을 재생시킨다. 또한 밭에 각종 채소류와 구황작물을 적절히 돌려지으면서 땅의 기운을 끊임없이 환원시킨다.  
유기농 자재는 직접 만들어 쓰는 것이 많다. 충을 방지할 때 쓰는 독초액의 경우는 주위에서 채취해 끓여서 만든다. 백두옹, 돼지감자, 자리공, 상사화 뿌리 등을 골고루 쓰는데 병충해 방지에 큰 도움을 준다. 비료는 유기질비료 인증된 것만을 쓰는데 이마저도 가능한 한 직접 만들어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유기농 재래를 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몇 년 전 주변 농가에서 날아든 농약성분이 동구롱농장 고추에서 검출돼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고. 최보영 대표는 작목 구분 없이 모두 유기농으로 재배하는데 이는 편리함을 위해 농장의 기본 철학을 져버릴 순 없기 때문이라 말한다.
“고추에서 유기농 자재가 아닌 것이 검출된 것이 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주변 밭에서 날아든 성분이라고 밝혀졌어요. 어떤 건 유기농으로 하고, 이건 관행으로 하는 건 소비자의 신뢰를 어기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논밭을 유기농 재배지로 가꾸는 데만 보통 3년 이상이 걸립니다. 그만큼 땅에 농약 기운을 빼고 재생하는 일이 어려운 것이죠. 어려운 일이지만 지금껏 해왔던 일을 멈출 수는 없어요. 유기농 새싹보리로 소비자가 조금 더 건강해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행복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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