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스마트농업, 상상을 현실로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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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스마트농업, 상상을 현실로 이루다
  • 이지우 기자
  • 승인 2020.03.31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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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자립·포도 통합관제시스템
진일보한 기술도입

농업에도 기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산업계의 핵심기술이 농업 현장에도 적용하면서 기존의 장애물을 하나둘 극복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농촌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기후 변화로 인한 재배 불확실성 등을 기술로 극복하고자 하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월간원예는 국내 최초 에너지자립형 스마트팜 실증테스트 현장과 노지 스마트팜의 일환인 포도 종합관측시스템 현장을 찾아 한층 진일보한 스마트농업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한다.

 

태양광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를 연계한 미래형 온실 ‘에너지자립형 스마트팜’
<전남농업기술원 에너지자립형 스마트팜>

시설원예 에너지로 저렴하게 사용되고 있는 농사용 전력 에너지 사용을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함으로써 이산화탄소(CO2)배출 저감 및 에너지자립에 의한 농업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연구가 시작되었다.
2019년 전력시장가격 평균은 90.5원/kWh나, 농사용 전력은 공급원가 이하인 약 40원/kWh로 공급함에 따라 한국전력은 부담이 가중되고, 국가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로 에너지자립에 대한 필요성이 커가고 있다. 
전남농업기술원 원예연구소 윤가윤 연구사는 시설원예의 주 애로사항인 연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두고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시설원예 화석연료 난방비가 전체 경영비의 30~40% 차지할 정도로 그 비율이 높아 시설원예를 하고 있거나, 희망하는 농민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농사용 전력의 사용량이 매년 증가해 한국전력과 공동 연구를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끌어올리고자 63.8G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확충할 예정이다. 이 일환으로 온실가스 배출 절감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등에 대한 사회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기에 농업분야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 도입 및 적용연구가 필요했던 것이다.

 

현재 에너지자립형 스마트팜 유리온실에는 파프리카, 토마토, 애플망고가 재배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에너지 자립실험과 동시에 애플망고를 활용한 고소득 아열대 작목 발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팜 늘어나는데
전력 사용도 스마트하게

기후변화와 예측 가능한 농업을 위한 시설원예의 면적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시설원예 농가의 재배환경 최적화 및 효율적인 관리 수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생산성 향상을 실현할 수 있도록 ICT 융복합 스마트팜 환경관리 기술은 물론 데이터 활용기술, 신재생에너지 등 시설원예의 기반을 바꿀 기술의 개발·보급이 시급했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가속화되면서 귀농귀촌과 함께 전원마을의 토탈 솔루션으로 ICT융복합기술과 첨단관리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최적의 환경관리를 위해 ICT기술이 일부 선도 농가를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으나, 재배사별 환경변화에 에너지 절감형 최적모델 설정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자동화를 통한 축적된 데이터를 이용해 과학영농의 연구범위가 점차 확대되면서 농업용 에너지 자립모델 개발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되었습니다.”

태양광발전 이용한 에너지자립
평년 부하의 80% 자립율 목표

전남농기원과 한국전력(전력연구원)은 지난 2016년 7월 업무협약을 통해 에너지 생산 시설과 이를 활용한 농산물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에너지 생산시설은 태양광 전기판넬, 에너지저장시스템, 히트펌프, 축열조, 보조난방장치 등으로 구성됐으며, 이를 활용한 농산물 생산시설은 유리온실 1778㎡, 버섯재배사 508㎡를 마련했다.
에너지 생산시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태양광발전은 106kW/h로 유리온실과 버섯사 옥상, 노지포장 등 3개소에 설치되었고, 350개 전지 판넬에서 시간당 350w 태양광을 발전시켜 축전지(ESS)로 이송되며, 하루 평균 3.5시간 가동된다. 공기열히트펌프는 총 26만kcal의 열량을 발생(5대 보유)하는데 초기비용이 저렴(지열 1/3수준)하고, 설치면적이 작으며, 유지보수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난방과 냉방에 쓰이는 축열조는 총 2기로 주축열조 165톤(히트펌프 생산열량 100% / 10hr △T = 6℃), 보조축열조 55톤(주축열조 용량의 30% / 춘추계 냉난방 동시운전) 규모인데 축열 온도는 55℃, 축냉 온도는 7℃이다. 이 외에 보조난방기로 Bio펠렛, 경유보일러 각각 300kW 각 1대씩을 갖췄다.

 

8, 9. 이곳 유리온실은 에너지자립 뿐만 아니라 ICT 기술을 도입해 온습도, 이산화탄소 등 생육환경을 스마트폰으로 원격제어하고, 5곳의 생육실에 CCTV를 설치해 생육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윤가윤 연구사는 유리온실의 실험재배를 통해 에너지자립율의 실증 테스트 및 아열대 작목 발굴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유리온실의 규모는 1378㎡(418평)로 현재 파프리카, 토마토, 애플망고가 식재되어 있는데 현재 주요 연구내용은 계절별 냉난방 정도와 식물생육과 수량과의 관계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자립실험과 동시에 애플망고를 이용해 기후변화 대응 고소득 아열대 작목 발굴 연구를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통합 관제센터에서는 시설내부 환경과 에너지 생산 및 분배, 태양광발전과 전기 사용내역에 대한 모니터링과 함께 이상징후 발생 시 즉각 조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온·습도는 천창과 커튼제어, 냉·난방 열교환기 등을 통해 자동으로 제어되며, 시설내부 환경과 에너지와의 통합제어는 최적조건을 구명하여 통합제어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양·수분 자동공급 시스템을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물과 양분을 자동으로 조절해 공급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는데 이는 전남농기원에서 자체 개발한 양액공급기를 사용하고 있다.

버섯재배사는 508㎡(154평)의 규모로 입병실, 멸균실, 냉각실, 접종식 등 16개 실로 구분 됐으며, 버섯 품목별 에너지 사용량을 파악하고 멀티냉난방시스템을 도입하여 에너지 절감 실현하고 있다. 
전남농기원은 에너지자립형 스마트팜 모델을 통해 유리온실 스마트팜의 평균 난방부하 기준 80% 이상을 자급할 수 있도록 목표로 설정했다. 현재 연평균 자립률 52% 달성했는데, 이는 봄, 가을(난방 18℃ 기준) 69.9%, 여름(냉방 30℃) 56%, 겨울(야간 18℃) 23.1%를 평균 낸 수치이다. 전남농기원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20% 대체에 부응해 농업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에너지 자립형 스마트팜 비즈모델의 수출 기반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ICT 활용한 데이터 기반 노지 스마트농업 개막 
<화성시농업기술센터 포도명품화사업소>

명품 화성송산포도를 위해 스마트팜 기술개발에 앞장선 화성시가 스마트농업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화성시는 지난 2015년 전국 최초로 노지 전용 포도 스마트팜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국비 6억 2천 5백만 원을 포함 총 15억 8천 4백만 원을 투입해 포도 스마트팜 통합관제시스템과 포도 ICT 종합정보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화성시는 이 시스템으로 ‘2019 농업기술보급혁신 경진대회’에서 스마트농업 기반구축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화성시는 지난 2015년부터 전국 처음으로 비닐하우스와 같은 시설 내부가 아닌 노지(밭이나 과수원) 전용 스마트팜 통합관제시스템을 개발, 관내 농가 약 60여 농가에 시범 사업으로 보급했다.

화성시농업기술센터는 ICT를 활용해 포도품목의 스마트팜 기반 조성과 포도 신품종 보급에 힘쓰고 있다. 그중 재해예방을 위한 ICT(정보통신기술) 적용과 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통합관제시스템은 농장주가 직접 농장에 가서 일하는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서 스마트폰으로 농장 환경을 확인하고 직접 제어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작은 기술로 
농민 삶에 큰 변화를

하루만 잘못 관리해도 1년 농사를 망칠 수 있는 농업인의 일상은 주말이 따로 없고, 관리하는 농장이 집과의 거리가 멀다면 2~3시간 남짓 물을 주기 위해, 비료나 농약을 살포하기 위해 차 막히는 먼 거리를 매일 다녀야 한다. 또한 농장일에 서툰 농업인이라면 토양 수분함량은 적정한지, 현재 농장 온도는 알맞은지 등은 눈대중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화성시 스마트팜 통합관제시스템은 이런 불편함을 해소할 방법이 없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지난 2015년 화성시농업기술센터는 국비 예산으로 포도 원격 농장 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을 시작했다. 농장주가 직접 농장에 가서 일하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고자 추진한 이 사업은 스마트폰으로 농장 환경을 확인하고 직접 제어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화성시농업기술센터는 2015년 12개소를 시작으로, 현재 약 60여 개의 스마트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1. 화성시는 포도 스마트팜 통합관제시스템과 포도 ICT 종합정보시스템으로 관수, 천·측창 개폐, 무인방제 시설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어 필요 노동력을 20% 이상 줄이고, 적기에 병해충을 방제해 농약 사용량 역시 20% 감소시켰다. 또한 출하 시기를 조절하고 생육단계별 정밀한 환경관리로 포도의 당도를 2브릭스 이상 높였으며, 농가 소득 역시 15% 이상 증대시켰다.​
1. 화성시는 포도 스마트팜 통합관제시스템과 포도 ICT 종합정보시스템으로 관수, 천·측창 개폐, 무인방제 시설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어 필요 노동력을 20% 이상 줄이고, 적기에 병해충을 방제해 농약 사용량 역시 20% 감소시켰다. 또한 출하 시기를 조절하고 생육단계별 정밀한 환경관리로 포도의 당도를 2브릭스 이상 높였으며, 농가 소득 역시 15% 이상 증대시켰다.​

스마트팜은 고가?
맞춤형 시설로 저렴하게 구현

기존 스마트팜의 가장 큰 문제는 사후관리다. 스마트팜 업체는 영세 업체가 많은데 이것이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A업체의 스마트팜 장비를 설치 후 A업체에 문제가 생겼을 때 B, C 등 타 업체의 프로그램이나 장비는 대부분 기존 A업체 장비가 호환되지 않아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다. 농업인은 스마트팜 장비를 사용하려면 울며 겨자먹기로 다른 업체 장비를 새로 설치해야 한다. 이에 화성시농업기술센터는 직접 포도 스마트팜 통합관제시스템을 개발했다.
화성시농업기술센터 기술개발과 포도연구개발팀 김범기 농촌지도사는 포도 생육에 필요한 필수정보를 ICT 기술을 활용해 저렴하게 적용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한다.

“화성 포도 스마트팜은 일반 스마트팜과 다릅니다. 일반 스마트팜 장비는 대부분 시설 내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정밀제어를 할 수 있지만, 가격이 2천만 원 정도로 고가지만 화성 포도 스마트팜은 노지 과수를 대상으로 개발했습니다. 정밀제어보다는 포도에 가장 중요한 토양수분함량(관수), 온도(천·측창 개폐)를 관리하고자 장비를 개발하여 약 4~5백만 원선에서 설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화성 포도 스마트팜은 장비를 설치한 후 별다른 프로그램 설치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라도 온도, 습도, 토양 수분 함량, 일사량 등을 관측하고 이 데이터에 따라 관수, 천·측창 개폐, 무인방제, 환기 등의 농장 작업을 제어할 수 있다.

또한 화성 포도 스마트팜 장비에 포함된 핸드폰으로 매일 포도 생육 사진을 찍어 농업인, 화성시농업기술센터 담당자가 모두 관찰할 수 있다. 고령으로 IT 기기에 취약한 농업인 특성을 고려하여 연중 수시로 스마트폰, 스마트팜 프로그램 및 장비, 농업 전기 등의 스마트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화성 포도 스마트팜은 화성시농업기술센터에서 직접 관리한다. 장비 이상 유무 확인, 장비 수리 및 교체, 농장 환경 데이터 분석, 토양 분석, 실시간 모니터링 등을 통해 농업인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화성시가 개발한 노지 스마트팜은 토양 상태와 기후 환경을 관측해 자동관수 제어와 병해충 예방 등을 통해 열과(터진 열매), 착색 불량 등이 감소했고, 특품 비율이 늘어나 조수입이 증가하였다. 특히 스마트폰의 원격제어로 노동력이 크게 감소한 것이 주목할만한 성과다.

 

2, 3, 4. 일반 스마트팜 장비는 시설 내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초기 투자비용이 크지만, 화성 포도 스마트팜은 핵심 기술만을 적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온도, 습도, 토양 수분 함량, 일사량 등을 관측하고 관수, 천·측창 개폐, 무인방제, 환기 등의 농장 작업을 원격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종잡을 수 없는 기후변화
실시간 관리로 불확실성 줄여

농작물 재배 시 주요 피해 원인은 날씨와 병해충이다. 포도 재배지역별로 온도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날씨 위험, 병해충 발생 등을 사전에 알 수 있고 이에 따른 대책을 세워 농작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화성시는 자체 개발한 포도 ICT종합정보시스템으로 화성시 10곳에 기상장비를 설치한 후 측정된 기상 데이터(온도, 습도, 풍향, 풍속, 강우량 등)에 공간내삽 기법을 적용하여 화성시 전역의 기상 데이터를 120m 격자 단위로 수집하고 있다. 
이에 더해 기상청 날씨 예보 자료를 활용해 화성시 전역의 기상 데이터를 예측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상 데이터를 활용해 기상 위험, 병해충 위험을 지역 농업인에게 알려 위험내용에 따른 대비를 통해 농작물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기상위험, 병해충 위험이 관측되면 이를 농업인에게 문자 메시지로 전달해 농가에서 즉각 대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범기 농촌지도사는 2세대 스마트팜을 개발해 스마트팜 시스템의 기술과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화성시는 2세대 스마트팜을 개발하기 위해 스마트팜 농가의 환경데이터(온도, 습도, 토양 수분 함량, 일사량 등)와 작업 데이터(관수, 농약 살포, 측·천창 개폐, 환풍 등)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농업인별 포도 수확 후 품질조사를 통해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의 농장 환경, 작업 데이터를 비교·분석하여 포도 최적 생육 모델을 개발을 연구하고 있으며 스마트팜 장비 보급을 2025년 200개소로 확대할 예정이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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