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영양소·일조량 삼박자 갖춘 백다다기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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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영양소·일조량 삼박자 갖춘 백다다기오이
  • 이설희
  • 승인 2020.03.31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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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 김명환 이경자 부부

충남 아산시에서 백다다기오이를 재배 중인 김명환 이경자 부부는 서울에서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농사를 시작한 귀농인이다. 총 4000㎡(1200평)의 면적의 하우스. 4중 보온시설과 포그분무시설 등 고품질 오이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20년 가까이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부부를 찾았다.
 

품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시설 갖춰
충남 아산시는 노지 오이 150 농가, 시설 오이 30 농가로 오이를 주 작목으로 재배하고 있는 지역이다. 그중에서도 김명환 이경자 부부는 연중 2기작으로 재배를 하며 고품질 오이 생산을 위해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다.
“오이 농사가 쉽지는 않습니다. 햇빛부터 토양, 관수까지 어떻게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품질이 시시각각 달라져요. 하지만 신경 쓰는 만큼 오이가 따라와 주니 재미가 있습니다.”
일 년에 두 번 오이를 수확하는 김 대표는 오이는 고온 작물로 30℃ 전후에서 가장 잘 자라고 정식 후 15일 정도는 야간온도 최저 15℃를 유지하며 철저히 관리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렇듯 다소 민감한 작물인 만큼 김 대표는 오이 품질을 올리기 위한 추가시설 설치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하우스 내부는 부직포 커튼까지 사중 보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덕분에 한 겨울 11℃의 하우스 내부 온도를 최대 16℃까지 올릴 수 있었죠. 겨울 난방비를 300만 원가량 감축할 수 있었습니다.”
2018년에는 국가 도비·시비 사업으로 1억 원을 지원받아 포그(안개)분무시설을 새로 설치했다. 이것은 온난화와 폭염 등 이상고온에 의한 시설채소 농가의 생육장해 예방을 위한 온도저감기술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김 대표를 포함한 총 9농가가 전액을 지원받았다.
“시설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편입니다. 한여름에 40도까지 올라가는 하우스 온도를 포그분무시설 덕분에 35℃까지 내릴 수 있었습니다. 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시범사업은 적극적으로 동참하려고 해요.”

 김 대표의 오이는 아산시 통합브랜드인 ‘아산맑은 오이’로 이름 붙여 인근의 배방농협을 통해 매일 가락시장으로 출하한다.

온도와 영양, 일조량까지 모두 신경써야 
김명환 이경자 부부의 오이는 빼어난 품질을 인정받아 2014년부터 아산시 통합브랜드인 ‘아산맑은 오이’로 이름 붙여 인근의 배방농협을 통해 매일 가락시장으로 출하한다.
“3월 오이 가격이 가장 좋습니다. 10kg 한 박스 50개가 들어가고 가격은 보통 23000원가량인데 최대 35000원까지 오르기도 합니다.”
김명환 대표는 뛰어난 재배 실력을 인정받아 이내오이작목반의 반장으로서 15명의 회원을 이끌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후 출범하는 배방농협의 오이 공선 출하 조직에 소속된 농가들에게 그 노하우도 아낌없이 전수한다는 김 대표. 수확량이 많을 때는 하루 100박스까지 생산을 한다는 그에게 특별한 재배 비법이 있는지 물었다.
“정식 후 순이 한 창 올라오는 동안 아침저녁으로 온도·습도 조절을 잘해야 합니다. 9월 초, 12월 말 총 두 번 정식을 하는데, 12월의 경우 정식 후에는 바로 내부온도를 15℃로 설정합니다. 10일이 지나면 1℃씩 온도를 내려 3월 말이 되면 11~12℃를 유지합니다. 쉽게 말해 뿌리의 활착이 왕성하게 이루어질 때 온도를 높게 유지해 생육을 돕는 것입니다. 순내리기 작업도 매일 합니다. 손이 많이 가지만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죠.”

온도 외에도 오이 재배에 필요한 영양소를 토양에 채워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김 대표는 칼슘과 인산을 필수 양분으로 꼽았다.
“인산은 화아형성과 수정, 뿌리 발근에 도움을 줍니다. 칼슘은 단백질을 만들어 주는데 잎의 두께에 따라 시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고온기, 영양생장기에 반드시 사용해야 하고 오이 꼭지 형성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하므로 그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죠. 추가적으로 마그네슘은 엽록소 구성에 중요한데 과잉살포해도 장애가 거의 없으므로 충분히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일조량 또한 오이 재배에 있어 필수적이다. 하지만 최근 이 문제로 걱정거리가 생겼다는 김 대표.

고가도로 아래에 위치한 하우스. 햇빛을 전혀 보지 못해 재배를 포기한 농민의 하우스 안이 텅 비어있다.
고가도로 아래에 위치한 하우스. 햇빛을 전혀 보지 못해 재배를 포기한 농민의 하우스 안이 텅 비어있다.

“당진과 천안을 잇는 고속도로 공사가 시작되면서 하우스 위에 고가도로가 들어섰습니다. 하우스의 절반이 고가도로 아래에 있어 햇빛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오이는 일조량이 부족하면 광합성 량이 감소해 웃자람이 발생한다. 또한, 생육이 불량해져 잎이 시들고 모양 또한 기형 과로 발달하는 등 큰 문제가 발생한다. 대책으로 양분과 수분의 양을 줄이는 등 피해를 최대한 막아보려 노력중인 김 대표, 평생 농사를 짓겠다는 마음으로 한 자리를 지켜온 그에게 근본적인 대책이 조속히 마련되길 바라본다. 
이설희 기자

 

이전행
배방농협 조합장

미니인터뷰

아산 배방농협의 자랑할 만한 작물은 무엇인가요?
이 지역에서 가장 전통 깊은 배방 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방 지역은 ‘아산맑은’이라는 아산 지역브랜드 아래 노지 오이와 하우스 오이 두 가지 형태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배방 오이를 위한 특별한 지원사업계획이 있으신가요?
2020년 밭작물 공동경영체 지원사업(조직화 및 시설설비 국비 90% 보조)에 선정됨에 따라 우리 지역 주 재배작물인 오이 재배 농가에 대해 공선 출하 조직화가 이루어졌습니다. 기존 노지 오이, 시설 오이 두 가지로 나뉘어 출하되던 것을 ‘아산맑은’ 한가지로 통합해 생산 농가와 농협이 연계하여 농가는 생산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고 어려운 판로 개척 및 확대는 농협에서 전담하게 되는 사업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사업설명회와 농가 교육 등이 미루어졌지만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 사업부터 오는 6월 배방농협 하나로마트 내 로컬푸드 매장 개점까지 농가와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조합장으로서 농가에 전할 말씀이 있을까요?
농가 수익 증대로 이어질 농산물 고부가가치에 대해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번 오이공선회를 출하하게 되면서 품질을 다각적으로 상향평준화시키는 것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이런 이유로 조합장으로서 직접 현장을 둘러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와 농가의 의견을 조합해 양쪽의 만족을 끌어내야 하니까요. 사실 농업인들이 소리를 많이 못 냅니다. 이번 고속도로 건설 계획으로 배방읍의 여러 오이 농가들이 폐업을 했고, 남아있는 오이 농가들도 일조량 문제로 수확량이 굉장히 줄었습니다. 기초산업의 최전방에 있는 우리 농업인들이 직접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울타리가 한시 빨리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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