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자연을 곁에 두고파 귀농을 선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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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자연을 곁에 두고파 귀농을 선택하다
  • 이지우
  • 승인 2020.04.0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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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시 박홍기 대표

오랜 공직 생활을 털고 고향으로 귀농을 선택한 박홍기 대표. 농사일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기에 작목을 선택하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그저 자연에 녹아들어 유유자적하고픈 마음이 강했던 그는 2009년 나무를 키워보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처음 해보는 묘목재배에 순탄한 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도시에서 공직에 몸을 담고 있던 박홍기 대표는 지난 2009년 귀농을 결심했다. 지친 심신을 담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묘목 재배를 결심한 그는 할아버지부터 살던 이곳 충남 서산시에 터를 잡았다.

도시에서 공직에 몸을 담고 있던 박홍기 대표는 지난 2009년 귀농을 결심했다. 심신이 지친 까닭에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농사를 지어본 일이 없으니 귀농의 기본 조건인 작목 선택에 어려움을 겪었다.
“평생 그런 일을 해본 적 없는 제가 다짜고짜 농사를 해보겠다고 이것저것 손을 대는 것은 사실 말이 안 되는 일이라 생각했어요. 돈을 크게 벌자고 농사를 할 것도 아니었고, 다만 놀지 않고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죠. 어린 시절 고향에서 무언가를 일궈야겠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지는 큰 고민이었죠. 그러다 자연에 왔으니 나무와 식물을 가까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보 농사꾼이 이것저것 해서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차라리 진득하게 나무를 길러보자 마음 먹었죠.”

그렇게 박홍기 대표는 묘목 재배의 길로 들어섰다. 묘목 재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농사의 결과가 즉각적이지 않고, 장기적으로 진득하게 끌고 가야 하는 작업이다. 자연을 즐기고자 했던 박홍기 대표에게는 어쩌면 적격이었을리라. 다만 3년 정도를 길러야 수익 생길 수 있는 구조는 초반 감내해야 할 고난이었다.
“처음 몇 년간은 돈을 전혀 벌지 못했죠. 계속해서 마이너스였어요. 그때 포기했더라면 결국 백 원 한 장 못 벌고 이 일을 접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유유자적하며 살아가겠다는 처음 마음가짐이 있었기에 그 기간을 버틸 수 있었죠. 그때 서울에 있던 집도 잃었고 힘든 시기였지만 이제와서는 웃을 수 있는 거 보니 지금은 살만한 거 같습니다.”

 

다품종 소량생산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

박홍기 대표의 농원에는 2.3ha(7000평) 규모의 부지에서 약 25가지의 조경수가 재배되고 있었다. 최근 조경수의 시세가 나쁘지 않았는데 이는 이전 시세가 나빠 조경수 농원의 재배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최근 시세가 좋았기에 향후 조경수 재배량이 늘어나면 시세는 또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그는 예측했다.
“저는 묘목시장에서 원하는 품목 위주로 재배를 하고 있어요. 최근 조경 현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문그로우, 블루엔젤, 블루버드, 블루애로우, 에메랄드 그린, 프랭키보이, 삼색버들 등 트렌드에 맞는 품목을 소량 생산합니다. 한가지 품목에 너무 집중하면 차후에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에 반드시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박대표의 농원에서 대표품목을 하나만 꼽는다면 문그로우다. 문그로우는 측백과 나무로 몸 전체가 은청색으로 조경 시 상쾌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최근 조경수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데 특히 전지나 전정에 많은 공을 들이지 않아도 스스로 모양을 잡아서 예쁘게 크는 것이 특징이다. 

박홍기 대표는 문그로우 묘목을 4천 원 정도에 가져와서 1.5m 정도로 키워 약 5~6만 원 정도에 출하한다. 식재 후 출하 사이 비료를 주고 지줏대 박아서 묶어놓고 제초를 하며 관리에 들어간다. 모양이 예뻐야 잘 팔리기 때문에 심어놨다고 끝이 아니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보통 조경수의 출하는 3년 주기로 이뤄진다. 묘목을 식재하고 3년 동안 길러서 성목을 만들어 조경업체나 시장에 공급한다. 박홍기 대표의 농원의 지난해 매출은 약 7천만 원 정도로 최근 몇 년간 경영상 이익을 내고 있다. 오랜 고난을 끝내고 서서히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박홍기 대표는 대표 품목인 문그로우부터 블루엔젤, 블루버드, 에메랄드 그린, 프랭키보이, 삼색버들 등 시장 트렌드에 맞는 다품목을 소량 생산한다. 그 중 문그로우는 측백과 나무로 몸 전체가 은청색으로 조경 시 상쾌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특히 전지나 전정에 많은 공을 들이지 않아도 스스로 모양을 잡아서 예쁘게 크는 것이 특징이다. 
 

가장 바쁜 3~4월
조경에 대한 관심 늘었으면

박홍기 대표는 봄철 대목을 맞아 연중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3~4월은 전국의 조경업체가 일제히 현장 작업에 들어가는 시기이기도 하고, 시장에서 나무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농원 내에서도 출하는 물론 새로운 묘목을 식재까지 해야 하는 시기이기에 한시도 쉴 틈이 없다.
“3~4월은 이쪽에선 출하하고, 저쪽에선 식재하고 정신이 없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연중 가장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시기예요. 요즘 인건비가 워낙 올라서 두 사람이 해야 할 일을 한 사람이 하고 있을 정도로 일손이 부족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 구하기도 쉽지 않고, 저도 최근 쉬는 날 하루 없이 현장에 매달려 있는 상황이예요.”
출하를 끝내고 묘목 씨앗을 뿌려 식재를 하면 그때부턴 철저한 관리에 들어간다. 어린 묘목은 제초제에 약하기 때문에 남발했다가는 견디질 못하고 죽어버린다. 이 때문에 식재 초기에는 일일이 제초 작업을 하고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조경수 재배의 경우 병충해에 큰 고충은 없지만 응애가 발생할 경우 큰 피해를 볼 수 있으니 이를 잘 대비해야 한다고 박대표는 말한다.

마지막으로 박대표는 조경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선진국으로 꼽히는 나라에서는 조경이 생활화되어 있는 점을 예로 들며 자연과 함께 사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도 부족함이 없는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잖아요? 이제는 삶에서 경쟁이 아닌 여유를 돌아볼 때가 아닌가 합니다. 앞만 보고 달려가기보다 옆을 둘러보며 나무를 심고 환경을 가꾸며 살아가는 삶도 필요하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미니인터뷰

바른원예가든센타 유동규 대표

바른원예가든센타 유동규 대표는 서산시의 박홍기 대표와 돈독한 관계를 맺고 상생하고 있다. 유동규 대표가 시장성 있는 품목을 추천하면 박홍기 대표는 해당 품목을 재배해 바른원예로 납품하는 형식으로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조경 현장은 유행에 민감하고 나무의 품질과 장기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조경수 재배농가와 조경 업체 간 상호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유동규 대표는 말한다. 

“최근 아파트 단지를 위주로 특화조경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조경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색상과 컨셉으로 눈길을 끄는 조경수를 배치하는 것이 유행이죠. 이 때문에 조경현장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품목을 즉시 공수하기가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재배 농가와 저희는 끊임없는 소통과 협력이 필요한 것이다. 바른원예는 필요한 품목을 농가에 추천하고 재배가 완료되면 이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입해서 조경 현장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바른원예는 앞으로도 농가와의 상생을 중시하며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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