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공학도, 경매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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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공학도, 경매사 되다”
  • 나성신 기자
  • 승인 2020.04.01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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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원예농협 공판장 경매사 김병식 팀장 
 

어둑한 새벽. 상인들 앞에서 일반인은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호창’을 하며, 그날의 도매시장에 들어온 농산물 가격을 결정하는 모습에 매료된 한 청년이 있었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청년은 휴학 기간에 잠시 도매시장 경매사 보조업무를 하면서 운명처럼 자신의 길을 찾았다. 수원원예농협공판장 김병식 팀장 이야기다. 

“어릴 때 경매사님들이 너무 멋있어 보였어요. 경매사님이 그날의 도매시장 농산물 가격을 결정하는 것을 보고 경매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게 됐습니다.”
전자공학도로서 친구들처럼 엔지니어의 길을 갈 법도 했지만, 그는 경매사의 길을 선택했다. 
농민들의 불평불만을 언제든 들어주는 따뜻한 경매사지만, 중도매인들에게는 카리스마 넘치는 경매사로 알려졌다. 그래서 ‘농민들에게는 후하고, 중도매인들에게는 박하냐’는 기자의 짓궂은 질문에 자신은 중립적이어야 한다며 웃는다. 
“농민들은 사실 약자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중도매인들보다는 아무래도 농민들에게 신경을 더 많이 쓰는 편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과일값 떨어져 우려된다   
김 팀장은 과일 전문 경매사이다.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달보다 과일 가격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김 팀장은 외식이 줄면서 가정에서 요리를 직접 해 먹는 경우가 많아져 채소는 그런대로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과일은 가격이 많이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공판장에 들어오는 과일은 사실 주변 업소에서 소비되는 양이 적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업소가 주중에는 문을 닫거나 문을 열어도 손님이 거의 없다 보니 소비되는 양이 급격하게 줄어 과일 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있습니다.” 

농민들이 가격을 잘 받기 위한 팁이 있냐는 질문에 김 팀장은 선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농민들은 농산물을 최상의 상태인 것만 선별해서 출하해야 가격을 잘 받을 수 있습니다. 상태가 좋지 않은 채로 출하하면 전반적으로 낮은 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경매사 입장에서도 좋은 물건만 보내는 농민들은 기억에 남고 믿음이 생깁니다.” 
김 팀장은 과일값을 예측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농산물은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쉽게 예측할 수 없다고. 그저 오랜 시간 경매를 하면서 흐름을 파악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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