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 도매시장, 생산자 맞춤식 지원, 거래제도 다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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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물 도매시장, 생산자 맞춤식 지원, 거래제도 다변화 필요
  • 이지우
  • 승인 2020.04.0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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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계호 강서지사장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코로나19로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다. 산지는 소비 위축, 과잉 물량 처리, 학교급식 중단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지자체나 생산자 단체 중심으로 꾸러미 상품 판매 등 다양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추진하면서 농업인의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소비지는 시민들이 식당 등 대중 편의 시설의 이용을 자제하면서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많은 나라에서 식품 사재기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는데 우리나라는 사재기가 없이 식품이 원활히 공급되고 있어 외국 사람들이 놀라워한다고 한다. 사람들이 서로 접촉을 피하다 보니 농수산물 유통에도 언택트(비접촉, 비대면) 열풍이 거세다. 소비자들이 쿠팡, 마켓 컬리 등 온라인 거래를 더욱 많이 이용하고 있고, 언론은 이러한 마케팅이 생필품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절대적인 농산물 공급량은 도매시장이 훨씬 크다. 도매시장이 먹거리 생필품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은 나들가게, 중형마트,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에서 꾸준히 구매하고 있다. 코로나 심각단계 시점부터 한 달여간 대략적인 농산물 거래량 추이는 가락시장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고, 강서 경매제 시장은 10% 증가하였고, 강서 시장도매인제 시장은 18% 증가하였다. 이 어려운 시기에도 가락, 강서시장은 흔들림 없이 많은 물량을 공급하면서 농산물 유통의 중추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출하자 지원 확대 위한 
명확한 관리와 맞춤형 시스템 필요

우리나라는 소비지 공영도매시장이 잘 발달 되어 있는 나라이다. 도매시장은 다양한 유통주체가 공존하고 있어 수많은 갈등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도매시장의 중요성만큼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다. 도매시장이 장외의 대형 유통 업체 등과 경쟁하려면 도매시장이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운영되어야 한다. 도매시장이 제 기능을 다 해야 도매시장과 연계된 생산자와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이 상생 발전하는 유통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다.

이제 도매시장의 미래 발전의 목표를 정하고,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도매시장의 이해관계가 복잡하다고 하여 미래 발전을 위한 정책 추진을 회피하기만 하다 무의사결정으로 비판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정부나 개설자는 시장 대응력이 약한 생산자 보호를 위해 도매시장 제도를 운용해 왔다. 도매시장 출하자의 출하 형태는 일반 직거래, 온라인 거래, 대형 유통 업체와 식자재 업체 거래, 지역 거래. 소비지 도매시장 거래 등으로 다양해졌다.
2019년에 가락시장에 출하한 출하자는 약 15만여 명(조직 출하, 산지 유통인 출하 포함)이다. 전국 농업인이 모두 출하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 출하자 중에 1만 2400명이 전체 거래 물량 (233만 톤)의 약 80%를 출하했다. 특정 출하자가 집중적으로 출하하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도매시장 출하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출하자를 분류하여 차별화된 맞춤식 지도와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출하자 신고가 철저히 이루어지도록 미신고 출하자에 대한 행정조치를 강화하여야 한다. 출하자와 출하내용이 정확하게 파악되어야 효과적인 출하자 지원 대책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생산자 단체인 농협은 도매시장 공판장, 물류센터, 농협유통, 지역 하나로 마트 등을 운영하고 있다. 농협이 생산자 보호 기능을 재점검하고 강화하여야 한다. 생산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면 생산단체, 산지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공익형 도매시장 법인, 시장도매인도 검토되어야 한다.

농수산물 유통산업의 산실
거래제도 다변화 등 정책지원 절실

그동안 정부와 모든 도매시장이 많은 노력을 하여 농수산물 유통산업과 도매시장을 성장 발전시켜왔다. 농수산식품공사는 1985년 가락동 시장 개장 이래 수많은 갈등과 난관을 극복하고 유통 정책적 업무를 현장에서 직접 수행하고 개선해왔다.
그 기능은 거래질서 유지, 규격 표준화 지도, 물류개선, 유통 정보 수집 전파, 안전성 검사, 시설관리, 재해 안전 관리, 교통 환경 관리, 유통인 교육, 지역 민원, 세금 감면 등 다양하다. 그리고 이러한 업무에 매년 수백억 원의 운영비를 지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설 현대화 사업 추진으로 그 비용은 크게 늘고 있다. 서울시와 공사가 매년 많은 비용을 부담하면서 정책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많은 전문가가 코로나19 이후에 국제사회나 우리 사회에 여러 분야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경매제 중심의 농식품 유통분야에도 온라인 거래, 가정 간편식 거래, 배달 거래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매시장도 이러한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거래제도를 다변화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 도매시장에서 위험을 많이 갖고 있는 주체는 중도매인과 시장도매인이다. 이들은 경쟁 심화, 종업원 관리, 외상 거래 및 부실채권 등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구매자의 니즈도 다양해지고 있어, 소분 가공· 배송비용 부담도 증가되고 있다. 도매시장 유통인이 대형 유통 업체 등 시장 외 유통주체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여건 마련에 정부는 더욱 고민할 때이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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