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찾아와주는 친구 같은 채소 단맛, 쓴맛, 매운맛을 모두 가진 삼채(三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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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찾아와주는 친구 같은 채소 단맛, 쓴맛, 매운맛을 모두 가진 삼채(三菜)
  • 이지우
  • 승인 2020.04.0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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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현 박사
농식품자원부 기능성식품과

올겨울은 어느 때보다 춥고 밤이 길었다. 온도계 온도는 10도가 넘고, 이상 기온으로 평년보다 높다고 했지만, 체감 온도는 많이 차고 어두웠다. 4월로 접어드는 화요일 저녁, 연구실의 불빛이 그 어느 때보다 밝혀 있고, 주차장의 등도 켜고 있지만, 모두의 발걸음이 여전히 무겁고 칙칙한 것은 코로나19 때문일까? 마스크 없이 이를 드러내고 웃던 일상이 그립고, 심지어 요즘에는 마음대로 웃는 것이 사치인 것처럼 느껴진다. 외식하기가 어려워서 음식을 주문했는데,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이렇게 힘들 때면 생각나는 것이 삼채이다. 농업인의 손에서 넘겨받은 삼채 잎과 뿌리. 냄새가 강하고 워낙 연구된 것이 없었기 때문에 접근하기 힘들었던 소재. 혼자는 힘들었기 때문에 삼채에 관심 있는 농업인, 연구자, 업체, 소비자가 함께 힘을 모았다. 삼채는 도대체 어떤 식품인지? 어떤 기능성이 있는지? 이 강한 맛과 향을 가진 식품으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지… 처음에는 한국인 혹은 세계에서 사회 경제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질환이나 주요 사망원인으로 연결될 수 있는 질환 개선 효과 중심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고혈당, 비만, 천식, 골다공증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재인지 평가했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면역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잎과 뿌리 그리고 가공 방법에 따라 최적 기능성이 달라진다는 사실이었다. 삼채 뿌리는 천식 증상 완화에 좋은데 발효하면 비만 예방 효과가 향상되고, 잎은 혈당 개선이나 뼈 건강뿐 아니라 면역 증진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삼 맛을 내면서 어린 인삼을 닮은 삼채(蔘菜)는 단맛, 쓴맛, 매운맛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인삼 맛을 내면서 어린 인삼을 닮은 삼채(蔘菜)는 단맛, 쓴맛, 매운맛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삼채, 늘 한결 같은 채소
인삼 맛을 내면서 어린 인삼을 닮은 삼채(蔘菜) 그리고 단맛, 쓴맛, 매운맛을 가지고 있는 삼채(三菜). 부추를 친구로 두고 있지만, 결코 경쟁하거나 내세우지 않고 있는 모습, 그래도 힘들 때마다 조용히 옆에 있어 주는 뿌리 부추. 함께 연구하고 제품을 개발해서 수출까지 하는 삼채 식품도 있지만, 농장에서 직접 뽑아 온 삼채로 요리를 하고 어르신들을 섬기는 사람들이 있다. 또 기능성 삼채에 대한 책자를 발간하면서 요리에 대한 자료가 없어 고생하던 때에 삼채를 손질하고 레시피를 개발해준 고마운 손길들….

삼채의 면역 증진 효과를 미국 농무부와 함께 증명하기도 했지만, 이를 국내에 접목하기란 쉽지 않았다. 항생제 투여가 제한된 현실 상황에서 건강한 닭들을 만들기 위해 사료를 개발하고 장어에게도 먹여 보고… 경칩도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도 지났다. 하루 중 낮의 길이가 밤의 길이보다 길어지고, 서양에서는 대체로 춘분 이후부터를 봄으로 본다는데, 우리 국민은 정말 어렵고 힘든 겨울을 보내왔다. 분위기는 여전히 어둡지만 우리는 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아니 이미 와 있는 봄을 봄으로 대접하고 두꺼운 흙 이불을 걷어차고 나오는 새순을 맞이할 때다. 

이제 며칠 앞으로 다가온 청명! 날씨가 좋아 봄에 막 시작하는 농사일이나 고기잡이 같은 생업 활동하기 수월하다는 절기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손 없는 날이라고 하여 이사를 하거나, 집수리를 하기도 한다. 자연뿐 아니라 내 몸과 마음도 겨우내 미뤄두었던 것들을 이제 정리하고 새로 시작하는 절기를 맞을 때가 왔다. 
나는 ‘좋은 아침입니다’라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몸이 찌뿌둥하고 피곤하다가도 이 인사를 하면 내 몸이 깨어나고 좋은 기분으로 돌아서는 것을 느낀다. 모두 힘들 때 오히려 미소를 한 번 더 지어보고, 한마디 따뜻한 인사를 전하며, 나와 함께 있는 동료와 이웃에게 힘이 되어야 할 때인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을 삼채를 귀족 채소라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삼채는 정말 힘들 때마다 찾아와서 손을 꼭 잡아주는 친구와 같다. 우아한 드레싱과 함께 하는 샐러드도 좋지만, 오늘은 삼채 뿌리를 한 움큼 넣고 닭을 푹 고아서 백숙을 해 놓고 기다리는 친구를 찾아 여행을 떠나고 싶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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