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루러 돌아온 농학박사, 천안 배의 가치를 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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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루러 돌아온 농학박사, 천안 배의 가치를 높이다
  • 이설희
  • 승인 2020.05.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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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 이팜스 이욱용 박사

원예학, 배를 주 전공으로 일본에서 석사, 충남대에서 박사 과정을 거친 이욱용 농학박사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 연구소에서 배 육종, 재배 및 저장 기술을 연구했다. 어릴 때부터 배 농사가 꿈이었다던 이욱용 박사. 그는 2018년, 4년간의 연구소 생활을 뒤로 하고 아버지가 평생을 일군 천안의 배 농장으로 자신의 꿈의 이루기 위해 돌아왔다.

 

탄탄한 농업 지식을 밑바탕으로 시작한 귀농
다품종 실험 재배로 품종다변화 준비

충남 천안에 위치한 이팜스는 아버지인 이희필, 강병옥 부부와 이욱용, 이정용 두 아들까지 네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배 농장이다. 면적은 약 10ha(3만 평).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천안 신고 배의 명성에 걸맞도록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이곳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배 농사를 접했습니다. 부모님 옆에서 농사를 도우며 꿈을 키웠고,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었죠. 동생은 더 일찍부터 부모님과 함께 배 농사에 합류했고, 저는 이제 2년 차인데 각자 분업이 확실하게 되어 있어요.”

학업 기간을 포함하여 연구소까지 꽤 오랜 시간 동안 ‘배’ 외길만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욱용 박사. 그는 공부했던 것을 바탕으로 2000㎡(600평)가량의 면적을 배 신품종 시범포장 과원으로 추가 조성하며 현장에서도 연구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조이스킨, 슈퍼골드, 신화, 만황, 그린시스 등의 품종을 조금씩 심어 놓았습니다. 판매용이 아닌 실험용 재배인데, 육종 연구실에서 연구했던 것을 신고와 비교하며 재배 중이죠. 배 연구소분들과도 재배과정과 새로운 정보 등을 공유하며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신품종이어도 기존에 있던 신고 배와 같은 재배조건을 유지하는 동시에 교차 식수로 직접 비교가 가능하도록 과원을 조성해 놓은 이 박사. 처음 신품종을 심으며 부모님의 반대도 컸지만, 최근 새로운 소비 트렌드와 품종다변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설득을 이끌어 냈다.
“아버지의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결정을 더욱 신중히 하고 있습니다. 가능성만 확인하면 본격화는 시간문제죠.”

 

이팜스에 심어진 추황, 금촌추(오른쪽). 과수원 둘레에 심어
수분수로만 활용한다.
 

자체 수분수 100% 활용
토양과 수세, 특별한 가지 꺾기 기법까지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꽃가루도 100% 직접 채취해 사용하는 이팜스는 이욱용 박사의 동생 이정용 씨가 자체 개발한 기계를 활용함으로써 인력난을 극복했다. 농장에 필요한 꽃가루는 2kg 정도인데 최근 채취량은 3kg, 앞으로 5kg까지 채취하는 것이 이욱용 박사의 목표. 채취 작업을 위해 꽃가루 전용 포장을 따로 조성한 것도 이팜스 농장의 특징이다.
“추황, 금촌추가 주 수분수인데, 과수원 둘레에 심어 수분수로만 활용합니다. 꽃가루 채취는 기계를 사용하지만, 수분 작업은 면봉을 이용한 수작업으로만 이루어지죠.”

재배에 있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수세. 생산량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며 나무 관리에 힘쓴다. 이팜스만의 또 다른 재배법은 가지를 많이 만드는 것. 지속적인 가지 갱신으로 간격을 촘촘하게 만들어 여러 작업을 수월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확량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이욱용 박사는 전한다.
“묘목도 직접 키워서 대묘까지 만듭니다. 미리 간격과 수형을 잡고 포장을 조성하는데, 이런 작업들로 수확시기를 앞당길 수 있죠. 가지의 경우, 비트는 작업을 합니다. 자라난 가지를 뉘이면서 칼로 긁어 각을 잡아 주는데, 쉽게 말해 꺾어주기 작업을 하는 거죠. 줄기의 가지를 한 방향으로 꺾어 놓고 광분해성 비닐을 사용해 아물도록 묶어 놓으면 원하는 길로 촘촘하게 구성한 가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원하는 방향으로 촘촘하게 자리한 나무 가지들은 수확작업을 수월하게 만든다.
 

토양관리만 잘해도 나무는 잘 큰다고 말하는 이 박사는 직접 발효한 깻묵을 뿌려 토양에 영양을 주는 것도 매년 봄 잊지 않고 시행하는 작업이라고 전했다.
50년간 배 과수원을 운영하며 직산 관내 최초로 저농약 인증을 받고 축적된 재배 기술과 노하우로 연간 억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팜스. 작지 않은 규모에도 독자적 유통망을 구축하지 않고 생산량의 60% 이상을 천안·직산배농협으로 출하하는 등 지역 상생에도 힘쓰는 이팜스의 이욱용 박사는 농작업 외에도 매주 인근의 연암대학교로 출강하며 후배양성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초기 부모님과의 의견충돌도 있었지만 많은 대화를 바탕으로 서로 존중하면서, 더불어 동생까지 이제 완벽한 호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배 농사는 저의 꿈이었어요. 일련의 작업들이 고되지만, 저는 꿈을 이루었고 하루하루를 즐겁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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