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개화 초기, 살수법으로 늦서리 피해 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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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개화 초기, 살수법으로 늦서리 피해 막자
  • 이설희
  • 승인 2020.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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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일 농학박사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사과이용연구소

나무의 꽃이 피는 개화 초기는 늦서리에 의한 꽃눈 동해 피해가 높기 때문에 관심을 두고 살펴야 한다. 사과나무의 지난해 꽃눈 발아기는 ‘홍로’ 품종이 3월 20일, ‘후지’ 품종이 4월 1일이었으며, 중심화가 개화하는 시기는 ‘홍로’ 품종이 4월 15일, ‘후지’ 품종이 4월 20일이었다. ‘홍로’ 품종의 발아기를 기준으로 보면 개화 전까지 기온 분포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으나, 올해의 개화 시기도 전년보다 2~5일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화 시기가 빨라지면 4월 초 늦서리 발생률이 높아지고. 그만큼 큰 피해가 예상되므로 농가는 피해 최소화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살수처리 후 나무가 얼음으로 덮인 모습

사과나무의 꽃은 붉은 꽃잎이 보이기 시작하는 홍뢰기에는 –3.3℃, 꽃이 피기 직전인 풍선기는 –2.7℃ 이하로 온도가 내려가면 동해 피해를 받아 수정이 안 되거나, 수정 후 낙과가 일어난다. 2018년 4월 8일 이상 저온이 발생하여 사과꽃의 저온 피해로 상품 수량과 과실품질이 떨어진 경우가 있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2019년 봄 홍뢰기~풍선기인 개화 초기 단계 사과나무를 –4℃ 이하의 저온저장고에 넣어 시간을 경과시킨 결과 1시간 정도만 지나도 95% 이상의 피해가 관찰되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는 더 컸다.

품질이 좋은 사과 생산을 위해서는 충실한 정화아의 중심화에 착과시키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개화 초기 활력이 좋은 중심화가 발육이 빨라 늦서리 피해를 보기 쉬우므로 품질 저하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사과이용연구소에서 품종별로 화총내 착과 위치에 따른 과실품질을 연구한 결과 중심화 대비 측화로 갈수록 과중이 감소하는 결과를 확인하였다.

 

 저온처리 후 착과 정도를 비교한 것.
왼쪽부터 (살수 하지 않음 / -2℃ 살수 시작 / -1℃ 살수 시작 / 0℃ 살수 시작) 오른쪽으로 갈수록 착과율이 높은 것을 관찰할 수 있다.

◯ 동해피해 방지를 위한 방법
사과 개화 초기 늦서리에 의한 동해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살수, 송풍, 연무, 연소 등이 있으나, 효과가 가장 좋은 방법은 살수이다. 살수는 물이 얼 때 발생하는 잠열을 이용하는 것으로 -7∼-8℃에서도 얼음으로 덮인 가지 표면의 온도를 0℃ 부근으로 유지하여 피해를 방지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노즐로 1ha(3000평)의 과원에 1시간 동안 살수하기 위해서는 30~35톤 정도의 물이 필요하다. 만약, 물이 부족하여 살수를 중단하게 되면 꽃눈의 온도를 빼앗아 얼음이 녹으므로 더 큰 피해를 보게 된다. 또 다른 방법인 송풍법은 방상팬을 활용하여 냉기가 정체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기온이 많이 내려가는 경우는 효과가 떨어진다.

◯ 살수법의 활용 및 현황
살수법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물을 확보해야 가능하므로, 살수량을 절약하면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10여 종의 노즐을 사용하여 살수량을 비교한 결과, 이탈리아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직선형 플리퍼 노즐 중 한 종류에서 기존 살수량의 30% 정도인 11톤의 물로 1ha에 1시간 동안 살수가 가능했다.
선발한 노즐을 활용해서 –4℃ 이하로 내려가는 저온저장고에 넣은 사과나무에 물을 뿌리면 4

시간이 지나도 착과가 가능했다. 0℃가 되는 시기부터 살수를 시작하면 20% 이상, -1℃가 되는 시기부터 살수를 시작하면 10% 이상의 착과량을 유지하여 상품의 사과를 수확할 수 있었다. -2℃에서 살수를 시작할 경우에는 5% 이하의 착과가 되었으며, 물을 뿌리지 않은 경우에는 착과가 전혀 되지 않았다. 따라서 저온 피해 예상 시 일출까지의 시간 및 살수 가능한 물의 양을 고려하여 0℃ 또는 –1℃에 살수를 시작하는 것이 늦서리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사과 꽃의 저온 피해 발생 모습

지난달 5일~6일 아침, 영하의 기온으로 사과꽃 피해가 심각했다. 7일부터 17일까지 경남의 주요 재배지의 과원을 방문하여 개화 전의 꽃봉오리를 잘라 배주 부분의 피해를 확인한 결과, 꽃눈 발육이 빠른 ‘홍로’ 품종과 비교해 발육이 늦은 ‘후지’ 품종의 피해가 심각하였다. 우리나라에서 70% 정도로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이 바로 ‘후지’이다.

일부 농업인의 경우는 본인 과원의 꽃을 절단하여 피해를 확인한 후 꽃 솎기 작업을 중단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후지’ 재배 농업인들은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착과량을 유지하여 나무 세력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꽃 솎기 및 열매솎기를 늦추어서 실시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반면, 지난 4월 초 저온이 도래할 것에 대비하여 새벽에 살수를 시행한 과원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 최근 사과 개화초기에 저온이 발생하여 피해가 3년 연속으로 발생하고 있으므로, 농가는 하루빨리 살수 시설 등의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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