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재배에도 경쟁력 필요한 시대, 변화를 위해 노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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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재배에도 경쟁력 필요한 시대, 변화를 위해 노력하다
  • 이지우
  • 승인 2020.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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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임실군 알콩달콩농원 신영태 대표
충남 예산군 덕영농장 염세영 대표

우리나라 시설재배는 대부분 소규모로 이뤄지지만, 특정한 작목의 경우 대형생산시설에서 높은 생산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해나가고 있다. 기존 시설재배 농가의 경쟁력이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농가별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꾸준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월간원예는 끊임없는 쇄신으로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를 시도하는 농가 현장 두 곳을 찾았다.

시장 경쟁력 뛰어난 애플토마토로 승부하다 - 전북 임실군 알콩달콩농원 신영태 대표

40대 젊은 농부인 신영태 대표는 12년 전 이곳 임실로 귀농해 올해 7년 차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4년여의 세월을 인턴과 임대농업으로 실습하고 보내고. 보조사업을 통해 지금의 1983㎡(600평) 규모의 연동형 하우스를 마련해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다.

전북 임실군 청웅면은 토마토 시설재배단지로 잘 알려진 곳이다. 청웅면은 해발 고도가 높고, 일교차가 커서 토마토 색깔이 뛰어나고, 당도가 높아 인근 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40대 젊은 농부인 신영태 대표는 12년 전 이곳으로 귀농해 올해 7년 차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신영태 대표는 도시에서 생활하다 12년 전 아내와 함께 이곳 임실로 귀농했다.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고군분투하다 귀농을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는 자연과 함께하며 마음을 얻고 싶었다.
“제가 시골 출신이라 그런지 도시 생활이 쉽지는 않았어요. 여러 가지 일을 해보면서 사회 경험도 많이 쌓았는데, 30대 중반이 되니 한곳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죠. 아내를 설득하느라 많이 힘들었습니다. 처음엔 반대가 심했는데, 결국 제 마음을 알아주고 이곳 임실로 오게 됐죠. 여러 곳을 알아봤는데 청웅원예가 토마토로 유명했고, 지원도 어느 정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과감하게 선택하게 됐죠.”

신 대표는 아내와 함께 임실에 왔으나 곧바로 농장을 꾸리진 않았다. 여러 사회 경험을 해봤기에 당장에 실전에 도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턴을 9개월 정도 하고 임대 하우스에서 약 2년여의 기간 동안 여러 작물을 돌려가며 재배했다. 처음 접하는 농사였기에 신중함이 우선이었다.

“4년 정도를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이것저것 해봤어요. 주변 분들에게 도움도 많이 받고요. 처음부터 빚내서 거창하게 시작하고 싶지 않았어요. 시행착오는 어차피 겪게 될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4년의 세월을 보내고 임실군에서 지원하는 시설 보조사업을 통해 지금의 1983㎡(600평) 규모의 연동형 하우스를 마련할 수 있었다. 자본이 넉넉지 않았기 때문에 욕심을 내지 않고 알차게 꾸려나갈 수 있을 정도의 시설을 마련한 것이다.

 

신 대표는 현재 가나종묘의 ‘애플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애플토마토는 색깔이 알록달록 예쁘고 평균 과중은 20~25g에 당도가 8브릭스에 달해 경쟁력 있는 품종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애플노랑 TY 품종은 지난 2월 미국 남부종자협회에서 주관하는 전 미주 품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완숙토마토로 시작…
경쟁력 높이기 위해 작목 전환

신영태 대표는 처음 토경 재배로 토마토를 시작했다. 그러나 농장 한가운데 토마토 한 줄이 영문도 모르게 시들어 죽어버렸는데, 주변에 조언을 구해도 구체적인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그때 이러한 재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양액재배로 전환하기로 마음먹었다. 현재 알콩달콩 농원은 베드 없이 지상부에 양액재배를 하고 있다. 그는 당장 베드를 설치할 여유가 없었지만 양액재배 전환 이후 생산량이 1.5배 이상 늘어 만족스럽다고. 

신 대표는 처음 완숙토마토 재배로 농장을 꾸려나갔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서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5월 이후로 가격이 너무 내려가 경영이 쉽지 않았다. 막연히 토마토 재배를 한다는 생각에 완숙토마토를 선택했으나, 시장경쟁력에 대해선 고민이 깊지 않았던 탓이다.
“일단 완숙토마토는 부부 둘이서 하기에 생각보다 일이 많았어요. 그리고 시세가 오락가락이라 규모가 작은 저희 같은 경우 어려움이 많았죠. 그래서 색다른 것을 찾다가 알게 된 것이 가나종묘의 애플 토마토였죠. 애플토마토는 일단 노랑, 빨강, 주황 등 색이 너무 예뻤고, 당도가 높아서 시장 경쟁력이 있겠다 싶었어요. 실제로 일반 방울토마토보다는 가격을 높게 받는 걸 확인하고 곧바로 재배를 시작했죠.”

 

1983㎡(600평) 규모의 연동형 하우스

신 대표가 가나 애플토마토를 재배한 지는 이제 3년째다. 연간 생산량은 3kg 박스로 4~5천 박스 정도인데 일반 방울토마토보다 수량은 적지만 단가는 더 높다. 인터넷 직거래를 통해 일정 부분 출하를 하고, 대부분 직접 박스 포장해서 일주일에 3번 공판장 경매로 넘긴다. 5월까지는 3kg 박스당 2만 원 내외로 경매가를 받는데, 5월을 지나 6월부터는 가격이 떨어져 1만2천 원까지 하락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하락세가 당겨질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현재 연 매출은 8천만 원 정도인데 앞으로 규모를 늘려 부대비용 대비 순이익을 키울 생각이다.

“현재 3305㎡(1000평) 부지를 추가로 확보했어요. 아직 시설을 갖추진 못했지만 향후 농장을 늘려 규모를 더 키울 생각입니다. 현재 1983㎡(600평)으론 부대비용을 제외하고 순이익이 크지 않지만, 규모를 늘리면 비용 대비 이익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단 꾸준하게 출하할 수 있는 물량을 만들어내야 홈쇼핑과 같이 정기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곳에 활로를 찾을 수 있을 테니까요.”

현재 알콩달콩 농원은 주당 400개 박스(3kg 기준)를 생산하는데 5289㎡(1600평) 정도로 규모를 키우면 1000개 정도로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정적인 물량공급을 통해 장기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출하처를 확보하겠다는 것이 신 대표의 향후 목표다. 

 

1세대 토마토 재배 유리온실 현장을 가다 - 충남 예산군 덕영농장 염세영 대표

염세영 대표는 유리온실을 지은지 20년이 되면서 노후화가 진행됐다며, 작목 전환을 함과 동시에 시설 정비를 통해 경영효율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현재 적용되지 않은 자동화 시스템을 내년에는 꼭 이루겠다고 말했다.

충남 예산군의 덕영농장은 2000년대 초반 토마토 재배를 위해 지어진 유리온실이다. 당시에 법인으로 세워진 이곳은 우리나라 토마토 재배 유리온실의 1세대에 해당하는 곳이다. 최근 각 지역에서 유리온실로 토마토를 재배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지만, 당시엔 파격적인 투자이자 선진적인 시설도입이었다.

염세영 대표가 유리온실을 도입한 것은 비닐온실의 한계를 뛰어넘는 생산량 증대에 있다. 실제로 평당 10만 원 이상이 연간 생산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투자 가치는 충분히 있었다. 기존 비닐온실에서 토마토를 재배할 때보다 훨씬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맥도날드와 같은 확실한 출하처를 마련할 수 있었다.

“초기 투자금이 아주 컸지만 평당 10만 원을 뛰어넘는 생산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처음엔 만족감이 컸어요. 맥도날드와 같은 프랜차이즈에 공급하는 중간 납품업체와 오랜 기간 거래를 하면서 농가 경영이 안정세를 보였죠.”

 

충남 예산군의 덕영농장은 2000년대 초반 토마토 재배를 위해 지어진 유리온실로 규모는 3636㎡(1100평) 정도이다. 당시로는 평당 10만 원의 생산단가를 이뤄 고효율 농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

당시엔 토마토를 대량 생산하는 유리온실이 드물었기 때문에 kg당 2000~2500원 선으로 출하가 가능했다. 그러나 유리온실을 비롯한 대형 시설원예가 전국 곳곳에 생겨나면서 완숙토마토의 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스마트팜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kg당 1800원 선까지 공급가격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았던 덕영농장은 경쟁이 힘든 처지에 놓이게 된다.

“대량 생산하는 큰 규모의 시설이 늘어나면서 물량 많고, 가격을 싸게 납품하는 경쟁이 심화된거죠. 더 이상 경쟁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년 정도 해왔는데 완숙토마토로는 한계가 온 거죠. 특히 저와 아내가 둘이서 농장을 꾸리기엔 일이 버겁기도 했고요.”

염세영 대표는 유리온실 건설 후 계속해왔던 완숙토마토 재배를 접고 방울토마토로 전환하고, 출하도 납품 위주로 하던 것을 직거래 위주로 수정했다. 인근 지역에서 방울토마토 수요가 계속 있었고, 아내와 농장을 소소하게 꾸려나갈 채비를 하기 위해서다.

 

스마트팜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덕영농장은 완숙토마토 재배의 경쟁력을 잃고, 다음 대안으로 방울토마토를 직거래 위주로 재배하게 된다. 품종은 농우바이오의 ‘미니찰’로 90%에 이르던 일본 종자 점유율을 밀어내고 국산 점유율 70%까지 달성하게 된 결정적인 역할을 한 품종이다.
스마트팜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덕영농장은 완숙토마토 재배의 경쟁력을 잃고, 다음 대안으로 방울토마토를 직거래 위주로 재배하게 된다. 품종은 농우바이오의 ‘미니찰’로 90%에 이르던 일본 종자 점유율을 밀어내고 국산 점유율 70%까지 달성하게 된 결정적인 역할을 한 품종이다.

작목 전환하고
경영 효율 끌어올리다

덕영농장은 유리온실이지만 이미 지어진 지 20년이 지났고, 국내에 유리온실이 갓 보급된 시기였기 때문에 시설환경도 현재에는 크게 못 미친다. 염 대표는 온실 규모를 늘리는 것은 무리라 판단했고, 정비를 통해 효율화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4년 전에 등유보일러에서 전기보일러로 바꾸면서 연료비를 절감했어요. 기존에 4000만 원가량 나가던 연료비가 현재는 50% 정도로 줄었습니다. 현재 수동으로 조절하는 개폐 장치도 내년에 지원사업에 도전해 자동화 시스템을 마련해볼 생각입니다. 완숙토마토에서 방울토마토로 전환하면서 이미 개혁을 한번 단행했고, 이제 노동력과 비용 절감을 위해서 이것저것 손을 봐야할 시기라고 생각해요.”

한때 1억 중후반까지 기록했던 매출은 현재 5~6천만 원을 유지 중이다. 염 대표는 노동력을 절감하고 아내와 소소하게 꾸려갈 수 있는 농장을 위해 조금씩 환경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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