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사과, 이례적 저온피해로 피해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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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사과, 이례적 저온피해로 피해 극심
  • 이지우
  • 승인 2020.06.0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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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시 전국재 대표

충북 충주에서 이상저온 현상으로 상당수 농가가 농작물 저온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충주시에 따르면 지난 달 초와 최근의 이상저온 영향으로 과수 약 592ha 면적에 피해를 보았다. 특히 사과의 경우 개화기나 꽃이 피어 있는 동안 영하의 날씨가 지속하면 암술의 씨방이 검게 변하면서 죽어 수정 능력을 잃게 된다. 월간원예는 이상저온으로 피해를 본 충주 사과 재배 현장을 찾았다.

 

충북 충주시 동량면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전국재 대표. 지난달 초 영하 7°C에 이르는 이상저온으로 개화기 냉해 피해를 입었다.

충북 충주시 동량면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전국재 대표는 사과 인공수정에 손을 놓았다. 총 재배면적 6천 평 중에 70% 정도가 피해를 입으면서 의욕을 잃었다. 지난달 5일 경 이틀에 걸쳐 영하 7도까지 떨어지면서 개화기 저온피해를 막지 못했다. 만개기의 꽃이 노출되면서 꽃잎이 갈변하고, 암술과 배주가 고사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 이후, 4월 하순까지 평균기온 10°C 내외의 저온이 지속되면서 수정을 포기한 상황에 이르렀다.

“농민들이 당장 어려운 상태입니다. 올해 결실이 1번부터 4번, 5번 암술이 다 죽어버려 적화도 못하고 올해처럼 힘든 적은 처음이에요. 보시다시피 성한 게 없고 70~80% 꽃이 다 죽었습니다. 개화직전 날씨가 몹시 추웠는데 이런 상황으로  굉장히 답답합니다. 한 가지에 5개의 꽃이 다 죽었어요. 가지 전체로 봤을 때 살아 있는 꽃이 없죠. 혹여 사과가 달린다고 해도 품질이 떨어지고 도장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내년까지 피해가 이어질 것입니다.”
전국재 대표는 13년차 사과 재배에 이 정도 큰 규모로 냉해를 입은 것은 처음이다. 그는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연신 꽃을 잘라 속을 보여줬는데 이미 검게 변해있었다. 

 

전 대표의 총 재배면적 6천 평 중에 70% 정도가 냉해 피해를 입었는데, 만개기에 맞물린 저온으로 성한 꽃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재해보험 가입했지만
장기적인 피해가 걱정

전국재 대표는 매해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해 왔다. 다만 올해부터 착과 이전 피해 보상에 대해서 80%에서 50% 보상으로 바뀌어 피해상황을 보전하기엔 턱없이 부족해 전 대표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전화작업도 하지 못한 채 손을 놓은 그는 올해 피해로 그치지 않고 내년으로 이어질 후속 피해가 더욱 걱정이다.  

“수정을 해도 결실이 될지 의문이고, 설사 된다고 하더라도 사과의 질은 말도 못하게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사과를 키워 자재 값이며 인건비며 들여 봐야 남는 것은 하나도 없을 거예요. 상품가치가 최고 좋은 1번 꽃이 대부분 떨어졌으니 사과 품질이 전체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고, 값을 받을 수가 없으니 사과를 판다고 해도 남는 게 없을 겁니다.”
실제로 전 대표의 과수원에는 1번뿐만 아니라 3,4,5번까지 다 동해를 입었다. 그는 중심과를 잘 살려야 상품성 높은 사과를 수확할 수 있는데 1번 꽃 대부분이 살릴 수 없는 지경인 것이다.
당장 올해 피해도 문제지만 내년까지 이어질 후유증도 걱정이다. 당장 열매가 달리지 않으면 나무의 세력이 강해지기 때문에 내년 농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열매가 먹어야 할 양분을 나무에서 소화하기 도장지 발생이 늘기 때문이다. 다음해 꽃눈 형성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선 착과와 세력관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저온피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충주시 과수원 전역을 찾고 있는 이승규 주무관(우)과 전국재 대표(좌).

널뛰는 사과가격…
시세 안정되면 농가 불안 해소

전국재 대표는 이런 재해를 입었을 때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불안함이 가장 큰 고충이라고 말한다. 매해 시기별로 오락가락하는 시세 때문에 농가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과 시세가 안정화돼 예측 가능한 출하가 가능해지면 근본적인 불안감은 해소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사과가격을 일정수준까지 유지를 시켜줘야 합니다. 사과가 시기별로, 해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가격이 널뛰니까 농민들은 의지할 곳이 없습니다. 수입 과일은 계속 들어오는데 농민은 보호 받을 수 있는 울타리가 없어요. 냉해로 피해를 크게 입으며 다음을 기약하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전 대표는 아무리 많은 보조사업을 지원해도 결국 농민이 가장 바라는 것은 가격안정화라고 강조하고, 최저가격 보장제 등 농민들 생계를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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