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농산업, 융복합 기술개발로 대응해 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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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농산업, 융복합 기술개발로 대응해 나갈 것”
  • 이지우
  • 승인 2020.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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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농업과학원
김두호 원장

지난 1월 취임한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김두호 원장은 1986년 농촌진흥청 호남작물시험장에서 공직을 시작해 농촌진흥청 연구정책과 과장, 국립식량과학원 원장을 거쳐 오늘의 자리에 이르렀다.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된 이번 인터뷰를 통해 ‘가치 혁명’의 시대를 맞은 우리 농산업의 올바른 발전방안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Q. 취임 석 달 남짓 된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농업인은 물론 국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소감과 다짐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농업이 녹색 혁명, 백색 혁명, 품질 혁명을 거쳐 ‘가치 혁명’의 시대로 전환하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국립농업과학원의 원장직을 맡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 농업·농촌은 농산물 시장개방 심화, 기후변화,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으나 식품 산업의 다양화와 Big-Data, ICT, IoT, AI 등이 연계되는 디지털 기술의 확산으로 우리 농산업이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와 도전의 시기는 어떻게 대응하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국립농업과학원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 확보와 농업의 가치를 드높이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립농업과학원은 2020년 농촌진흥청의 4대 중점 과제인 첫 번째, 실용적 혁신을 바탕으로 한 현장 중심 기술보급, 두 번째, 융복합 기술을 활용한 미래 대비 연구개발 강화, 세 번째, 사람과 환경 중심의 농업기술 개발, 네 번째, 농업기술의 글로벌 협력 확대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중추적인 기관으로서 맡은 바 책임과 역할을 다하여 지속 가능한 농업을 달성하고, 농업에서 미래성장동력원을 만들어내자는 마음으로 직원들과 열심히 뛸 것을 약속드립니다.

Q. ‘건강한 먹거리, 지속가능한 환경, 활기찬 농촌 실현’을 위한 농업기술 개발에 대한 계획을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립농업과학원은 정부의 농정목표인 걱정 없이 농사짓고 안심하고 소비하는 나라를 실현하기 위해 시대에 부합하는 농업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개발된 기술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실용화될 때까지 종합적·지속적으로 연구하여 파급력 있는 성과를 창출함으로써 더 밝아지는 농업을 달성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현장 중심의 리빙 랩(Living Lab) 과제’를 기획하고 개발기술의 패키지화 및 규모화, 현장 농업인이 함께 참여하는 수요자 중심, 현장 중심의 농업연구로 농업 R&D 방향을 점진적 전환하고자 합니다. 또한, 도전적인 연구, 관계기관ㆍ산업체 등과 협업 연구를 통해 농업·농촌과 농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일굴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농업과학 기술을 개발하고 성과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유전자원정보센터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유전자원정보센터

Q. 농업 미생물 분야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연구 육성 방안과 적용 사례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해부터 우리 원에서는 미래 농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농업 미생물자원 국가 관리, 고부가 신소재 자원 발굴 및 활용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병해충 등 생물적 스트레스 극복 중심의 미생물제 개발 연구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 염해, 고온 등 작물의 환경 스트레스 내성 증진 미생물 연구까지 연구영역을 확대하였으며, 영농 폐플라스틱, 잔류농약 등 농업 현안 해결을 위한 미생물 개발 연구의 도전적 수행을 위해 2020년부터 5년간 ‘미생물을 활용한 농업환경 문제 개선기술 개발’ 사업에 착수하였습니다. 이러한 내적 인프라 확충을 바탕으로 2020년에는 농업 미생물 연구 시스템 Level-up과 작물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사업기획 추진할 예정입니다.

2012년 이후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미생물 관련 특허를 52건 등록하고, 128건을 친환경 농자재 산업체 등에 기술이전 하였습니다. 이 중 병해충 방제용 8종, 작물생육 촉진용 4종, 축산 사료첨가용 3종 등 15종이 산업체에서 제품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작물생육 증진용으로 등록된 EXTN-1은 158억 원의 가장 높은 매출액을 올렸으며, 흰가루병 방제용으로 개발된 팡팡마가와 축산 사료 첨가제로 개발된 파워자임100이 각각 139천 달러와 112천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하였습니다.

최근에는 병해충 방제용 미생물과 함께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는 미생물제제를 개발하여 현장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시설재배지 염류 피해 저감 미생물인 H20-5는 오이 수확량 및 방울토마토 수확량을 각각 14%, 21% 증가시켰으며, 건조피해 저감 미생물 KJ40은 건조에 따른 지질 막 파괴 및 산화 피해 저감으로 고추 수확량을 14.4% 증대시켰습니다.

Q. 농약 허용기준 강화제도(PLS)가 지난해부터 국내 모든 농산물에 적용됐는데 올바른 안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
2019년 1월 1일부터 모든 농산물을 대상으로 농약 허용기준 강화제도(PLS)가 시행됨에 따라, 우리 청에서는 관계부처와 협력하여 PLS 시행에 따른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소면적 작물에 대하여 농약 제품의 등록과 농약별 안전사용기준 설정을 확대 추진하고 있으며, 잠정등록 농약에 대해서는 내년까지 정식등록 농약으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현재, 농업인 대상으로 PLS 제도 인식 제고를 위하여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으며 그 결과, PLS 시행 전 농산물 부적합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애초의 예상과는 달리, 국내 생산·유통된 농산물의 부적합률은 2018년 1.4%에서 2019년 1.3%로, 전년보다 0.1%P 감소하는 등 PLS 제도가 점진적으로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농산업계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농업인들께서 등록된 농약을 안전 사용기준에 맞게 사용하는 등 올바른 농약사용 문화가 형성된 덕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등록 농약에 대한 평가를 선진화하기 위해 선진국과 교류를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OECD 등 국제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과학적이고 효율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원제·부자재평가는 농약의 FT-NIR 스펙트럼을 DB화하여 등록 제품과 차이를 보이는 의심 제품을 신속히 검사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며, 생물 활성평가는 제초제 약효 그룹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효율적인 제초제 사용을 가능하게 할 것이며, 기존 무인헬기와 멀티콥터(드론)에 대한 시험법을 개선하여 노동력 절감과 스마트농업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잔류성 평가는 PLS 제도 도입에 따른 토양 잔류성 농약의 후작물 전이 우려가 큰 상황이므로 외국의 후작물 대사 시험 및 잔류시험평가 사례 연구를 통하여 국내 여건을 반영한 농약 안전성 평가체계를 확립하고자 하며, 위해성 평가는 동물 보호를 위한 동물대체 시험법을 지속해서 추가하고, 꿀벌과 미꾸리 등 육상과 수생태계의 환경에 대한 농약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평가체계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 있습니다.

국립농업과학원이 지난해 개발한 ‘인공지능을 이용한 작물 수분스트레스 기반 스마트 관개시스템’
국립농업과학원이 지난해 개발한 ‘인공지능을 이용한 작물 수분스트레스 기반 스마트 관개시스템’

Q. 농업의 4차 산업화와 스마트농업, 밭 농업 기계화 등 핵심적인 기술개발에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전 산업과 융합되어 농업 분야로의 응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농업인구 고령화, 과소화가 일어나고 노동집약적 전통농업은 한계에 직면하여 ICT를 활용한 기술집약적 농업으로 전환 필요한 실정입니다.
우리 원은 이에 따른 대처로 스마트농업 기반 기술 개발과 단계적 확산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팜 ICT 기자재 표준화 및 클라우드, 인공지능, IoT 등을 활용한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개발과 함께 노지 스마트농업 적용을 위한 지역 단위 스마트농업 적용할 예정입니다.

현장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밭농업기계 개발 또한 이루어질 것입니다. 현장 요구도가 높고 기계화가 미흡한 파종·정식·수확기 중점 개발하고, 전과정 기계화를 목표도 두고 있습니다.
스마트농업 기술 고도화 촉진을 위해서 스마트팜 ICT 기기의 신규 표준화 대상 발굴,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의사결정 S/W 개발할 것입니다. 이것은 생육 진단 및 병해진단 정확도를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신개발 농기계의 사업화 연계와 영농현장 보급촉진을 위해, 개발 이후부터 실용화까지 지역 적응성을 높이기 위한 후속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입니다.

Q. 농업의 스마트화를 위해 농업공학의 스마트팜 기술 접목이 활발합니다. 이에 핵심연구 방향이 궁금합니다.
새로운 스마트팜 기술을 기존 시설 하우스에 접목하여 편의성(1세대)을 위한 한국형 스마트팜화는 이미 진행 중이며, 생산성(2세대) 증대와 글로벌화(3세대)를 위한 모델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2세대는 생산량 증대를 위한 작물 최적 생육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음성 및 영상정보 기반 작물정보 및 인식기술 개발을 중점으로 하고 있으며, 3세대의 경우 글로벌화를 위해 자동화 및 로봇화 기술을 적용한 온실 모델 개발 및 안전성 기준 등으로 핵심 기반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수출 산업화도 과정에 있는데, 현재 부품 수출 단계이며 2020년 이후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에 시스템과 플랜트까지 수출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의 자세와 ‘집사광익(集思廣益)’의 생각으로 급변하는 농업 여건과 환경변화, 복잡·다양해지는 기술개발 수요에 대응해 나가고자 합니다.

앞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농촌의 유지발전과 국민의 행복한 삶의 가치를 높이는 융복합 농업과학 기술을 개발하기 위하여 국민과 함께하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는 공익직불제, 기후변화 대응, 여성 농업인 직업적 복지 개선과 직업역량 강화 등 정책 현안과 노지 스마트농업 적용, 과수 화상병 방제, 농자재 안전성 평가, 농업인의 안전 등 현장 핵심과제의 성공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농업인, 산업체, 소비자 등과 함께 현장의 애로사항을 소통하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한 협력으로 농산업 현장 중심으로 운영되는 리빙 랩(Living Lab) 연구 과제를 확대하여 농산업을 발전시킬 것입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식량안보 등 농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여 건강(면역)과 먹거리 신뢰에 관한 관심 유지와 국산·친환경 농식품 소비가 지속될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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