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기농 텃밭이 중요한가? 유기농 4대 원칙으로 알아본 유기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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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유기농 텃밭이 중요한가? 유기농 4대 원칙으로 알아본 유기농업
  • 이지우
  • 승인 2020.06.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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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마다 텃밭 가꾸기가 유행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저 사소한 소일거리로 즐겁게 텃밭 가드닝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텃밭에서 길러지는 채 소가 식탁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 텃밭 가꾸기를 포함해서 농사는 인류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다. 즉,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음식을 만들어 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모든 종류의 농업에는 그 공동체의 역사와 문화와 가치관이 담겨져 있다. 텃밭에 서도 우리는 미래 세대에게 남길 유산으로 텃밭 농사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텃밭이 유기농업의 원칙을 지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유기농이란 토양과 생태계와 사람 모두가 건강을 지속하는 생산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든 각종 화학 농자재를 사용하기보다는 지역의 환경 조건에 적합한 생태 자원과 생물다양성을 활용하면서 이를 보존하는 자원 순환을 꾀하는 것이 유기농이다. 그러니 작은 자투리땅에서 유기농 텃밭을 하는 것도 그 주변의 모든 생명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자 우리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이는 작업이다. 그래서 유기농 텃밭 가드닝은 예술 활동이다. 

텃밭에서 유기농으로 경작을 하고자 한다면 전 세계 유기농 농민이 함께 만든 유기농업의 4대 원칙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세대를 위한 새로운 텃밭 농사 문화를 일군다는 맥락에서 유기농 텃밭 가드닝에 유기농업의 4대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의미 있는 시도이다. 
유기농업이 글로벌하게 성장하고 발전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2005년 국제유기농운동연맹(IFOAM, International Federation of Organic Agriculture Movement)의 총회에서 유기농업의 4대 원칙을 채택하였다. 여기에는 유기농이 우리 세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또한 세계적으로 농업 전반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에 대한 꿈이 담겨있다. 이 원칙들은 유기농 텃밭 농사에서도 윤리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지침이 된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친환경 텃밭.

 

1) 건강의 원칙 
‘유기농업은 지속적이어야 하고 토양, 식물, 동물, 인간, 지구는 결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하나로서 유기농업이 이들의 건강을 증진시켜야 한다.’ 
우리 개인이나 공동체의 건강이 우리를 둘러싼 생태계 전체의 건강과 분리될 수 없다. 건강한 토양과 물이 건강한 식물을 키우고, 이 식물이 동물 과 사람의 건강을 증진시킨다. 사람이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건강하고 더 나아가 생태계 전체가 웰빙을 유지하고 재생하는 것이 유기농에서 의미하는 건강의 핵심이다. 이런 관점에서 텃밭 가드닝은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텃밭 농사를 통해 시민들은 숨 막히는 도시에서 햇볕과 맑은 공기, 땅의 기운을 만끽함으로써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가사로 지친 주부, 운동량이 부족한 노인, 플라스틱과 가공식품으로 알레르기에 시달리는 어린 학생들이 자신의 손과 몸을 움직여 흙으로부터 신선한 채소를 직접 길러 먹는 것만으로도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토양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각종 인공합성물질이나 과도한 양분의 인위적인 투입을 피해야 한다

2) 생태의 원칙 
‘살아있는 생태계와 순환에 기초하여 유기농업은 생태계와 함께 일하고, 생태계를 모방하고, 이를 유지하도록 도와야 한다.’ 
텃밭 가드닝은 여타의 농사와 마찬가지로 생태적 자원의 순환 과정을 통해 유지된다. 텃밭은 그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물에게 생존 환경으로서 생태계다. 유기농 텃밭은 텃밭을 둘러싼 주변의 자연적 환경조건과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드닝 작업을 통해 주변 환경의 질을 개선하고 생태적 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비록 작은 농사라 할지라도 텃밭에서 다양한 식물의 품종을 유지할 수 있고 각종 생물의 서식처를 제공할 수 있다. 텃밭에서 나는 먹을거리를 소비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텃밭이 보여주는 경관, 야생 생물, 공기와 물 등 공공의 환경을 보호하고 이롭게 하는데 텃밭이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충북 괴산군의 '괴산주말농장‘
충북 괴산군의 '괴산주말농장‘

 

3) 공정의 원칙 
‘유기농업은 함께 누리는 환경과 삶의 기회에서 공정성을 보장하는 관계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공정성은 사람과 사람 사이, 더 나아가 사람과 다른 생명체 사이의 관계에서 평등, 존중, 정의를 통해 세계를 관리하는 것이다. 유기농업은 모든 사람이 양질의 삶을 살고 먹을거리 자주권과 빈곤 퇴치에 기여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 양질의 식품과 산물을 충분히 공급하도록 생산하는 것 을 목표로 한다. 동시에 미래세대를 위해 사회적으로나 생태적으로 올바른 방식으로 환경 자원을 관리해야 한다. 

텃밭 가드닝은 자신의 음식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먹을거리를 공급하는데 긍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소수의 농민에게만 전체 국민의 식량을 책임지라고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 농민의 삶의 질은 고려하지 않고 끊임없이 농산물의 가격을 낮추려고만 하는 도시민은 스스로 텃밭을 가꾸면서 공정의 원칙을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야말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필요로 하는 것인지 가드닝을 통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4) 배려의 원칙 
‘유기농업은 신중하고 책임지는 방식으로 현재와 미래세대, 환경의 건강과 참살이를 보장할 수 있도록 운영되어야 한다.’ 
텃밭 가드닝도 근본적으로 농사다. 모든 농사는 효율과 생산성을 염두에 둔다. 그러나 유기농 텃밭은 농사의 과정에서 사람과 주변 생태계의 건강을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된다. 배려의 원칙하에 농업 신기술이나 신제품의 사용에 신중해야 하고, 심지어 기존의 전통적인 기술이라 하더라도 재검토되어야 한다. 인류는 아직까지 생태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병해충 관리나 제초 등 유기농 텃밭 가드닝 작업상의 어떤 조치를 취하기 전에 미리 조심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도시 텃밭을 하면서 유기농으로 작물을 키운다고 분뇨나 미숙한 축분 퇴비를 밭에 뿌리는 행위는 지역 주민의 위생과 생태계를 위해 충분히 배려한 조치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텃밭 가드닝을 할 때도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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