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진단으로 예방 가능한 시설고추 식물바이러스
상태바
조기 진단으로 예방 가능한 시설고추 식물바이러스
  • 김민지
  • 승인 2020.08.03 14: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인영 지방농업연구사
경상남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작물 재배 시 피해가 많은 식물에 발생하는 바이러스는 핵산(RNA/DNA)과 단백질(Protein), 외피막(Envelop)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이러스는 수십에서 수백 나노미터 사이즈로 이루어져 일반현미경으로는 관찰할 수 없고, 특수 전자현미경으로만 관찰이 가능하다. 바이러스는 독소나 효소 등을 생산하지는 않지만 식물의 정상적인 대사 작용을 방해하여 식물체에 모자이크, 원형반점, 위축(식물체의 높이가 작아지거나 잎의 크기가 줄어드는 병징), 조직괴사, 줄무늬, 기형과 등의 병징을 일으킨다. 
우리나라 고추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는 총 16종이며 그 중 고추포장에서 만연하게 발생하고 있는 바이러스는 7종이다. 이러한 바이러스는 살아있는 세포내에서만 서식하는 절대기생체이기 때문에 감염되면 방제제가 없고, 경제적 피해가 커 농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각 바이러스의 발생특징을 파악하고 조기에 진단하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 착색불량

◯ 시설고추에서 발생하는 주요 바이러스

고추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는 전 세계적으로 70여종이 보고되었고, 그 중 큰 피해를 주는 바이러스는 30여종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6종이 보고되었으며, 최근 농업현장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주요 바이러스는 7종이 알려졌다. 바이러스는 식물체의 큐티클과 세포벽을 직접적으로 통과하지 못하고 식물의 상처나 해충, 선충, 곰팡이를 통해 매개되는데, 진딧물에 의하여 전염되는 바이러스는 5종으로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CMV), 잠두위조바이러스(BBWV2), 고추얼룩바이러스(PepMoV), 감자바이러스Y(PVY), 사탕무황화바이러스(BWYV)가 여기에 해당된다. 총채벌레에 의하여 전염되는 바이러스는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이며 토양 및 즙액에 의하여 전염되는 고추연한얼룩바이러스(PMMoV)가 있다. 바이러스는 단독으로 감염되기도 하며 2종 또는 3종의 바이러스가 복합적으로 발생되는 경우도 있다.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

①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CMV) 
직경 30nm의 구형바이러스로 미국 미시간주의 오이와 멜론에서 처음 보고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85과 1000종의 식물에 발생하며 기주범위가 매우 넓어 고추를 포함하여 정제작물에 피해를 주는 바이러스이다. 고추에서 발생되면 저항성품종의 경우 과실에서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이병성 품종에서는 뚜렷한 모자이크 증상이 나타난다.


② 잠두위조바이러스(BBWV2) 
혈청학적으로 BBWV1과 BBWV2로 구분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BBWV2만 발생되었다. 잠두위조바이러스는 즙액접종, 접목에 의해 전염되나 종자전염은 되지 않으며 복숭아혹진딧물, 목화진딧물에 의해 60~90% 전염된다. 고추의 잎에 퇴록 반점과 황화, 모자이크 증상이 나타나지만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보다 병징이 경미하다.


③ 고추얼룩바이러스(PepMoV) 
1972년 미국 애리조나 지역의 고추에서 감자바이러스의 새로 변형된 종으로 보고되었으며 잎에 노란얼룩무늬가 주로 나타나며 엽맥부분이 진한 녹색을 띈다. 진딧물에 의한 비영속 전염되며 종자전염, 접촉에 의한 전염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주로 고추, 파프리카 등 가지과 작물에서 발생하며 기주범위가 넓지 않다.


④ 감자바이러스Y(PVY)
국내에서 1980년대부터 감자와 담배 재배지에서 보고되었다. 감자바이러스의 계통에 따라 병징이 다양한데 모자이크증상, 엽맥괴저, 감자에서 윤문반점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가지과 작물이나 잡초가 많은 곳, 감자재배지 인근에서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⑤ 사탕무황화바이러스(BWYV) 
2011년 경남 진주의 수출단지와 전남 강진 파프리카 재배농가에서 최초로 확인되었으며 고추, 시금치 등 34종 이상의 식물에서 발생된다. 발생 시 고추와 파프리카 잎에서 전형적인 엽맥퇴록, 엽맥녹대증상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위축된다.


⑥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
총채벌레에 의해 매개되는 바이러스로 잎과 과실에 윤문 및 원형반점을 형성하고 과실 착색이 불량해져서 농가에서 일명 ‘칼라병’으로 불린다. 최근 고추 정식 후 일평균온도가 상승하면서 총채벌레 밀도가 급증하여 전국적으로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 발생이 증가되고 있다. 또한 지리적 발생분포와 기주범위가 넓어 국화, 치커리 등 약용, 화훼작물 뿐만 아니라 쇠별꽃, 큰메꽃 등 잡초에서도 발생되어 지속적인 피해를 일으킨다.


⑦ 고추연한얼룩바이러스(PMMoV) 
접촉, 종자, 토양으로 전염되며 시설재배지 뿐만 아니라 노지재배에서도 피해를 일으킨다. 또한 재배기간 중 가지치기 등 작업 시 전염이 잘되며 병원성이 강하다. 병징은 주로 생육초기에 발생하며 모자이크 증상과 잔가지에 괴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1980년대 고추에서 90%정도 발생되어 큰 문제를 일으켰으나 2000년대 바이러스 감염양상을 확인했을 때 진딧물에 의해 매개되는 바이러스 발생이 늘어나면서 PMMoV 발생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바이러스 진단키트
바이러스 진단키트

◯ 바이러스 진단방법

바이러스는 한번 발생하면 경제적 피해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치료제나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농가의 불안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바이러스를 조기에 진단하여 병 확산을 막고 감염식물체를 재배현장에서 없애는 것이 관건이다. 

지금까지 식물 바이러스 진단 및 동정방법에는 병징에 의한 판별, 전자현미경을 통한 형태적 진단, 즙액접종에 의한 기주반응(생물적 진단), 방법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바이러스 진단은 발생초기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루지는 것이 병 확산을 방지하고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기에 정밀진단을 위한 노력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는 농업현장에서 바이러스 감염 의심시료에 대해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바이러스 진단키트’가 개발되었다. 바이러스 진단키트는 임신진단키트와 동일한 원리로 바이러스의 항체을 분리하여 적용한 방법이다. 완충액이 들어있는 샘플 봉투에 감염의심주의 잎, 줄기 등을 엄지손톱크기로 잘라 식물즙액을 낸 후 진단키트를 즙액에 담구거나 떨어뜨리면 진단선을 통해 감염여부를 알 수 있다. 진단키트에서 한 줄의 진단선을 확인한다면 음성, 두 줄의 진단선을 확인하면 양성으로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바이러스진단키트는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하여 각 도 농업기술원과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해마다 분양하며, 농가는 가까운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하면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 진단키트를 사용하면 현장에서 쉽게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모든 바이러스에 대한 진단키트가 개발되지 않아 PCR(중합효소연쇄반응) 진단을 함께 수행한다. 

PCR은 2개의 프라이머를 사용하여 그 사이에 위치한 DNA 영역을 증폭하는 기술이다. PCR은 DNA 합성반응을 연속적으로 반복하여 검출 가능한 농도로 증폭시켜 진단하는 방법으로 식물체 내에 바이러스 DNA양이 적어도 정확하게 진단이 가능하다. 

 

형태적 진단방법(전자현미경)
형태적 진단방법(전자현미경)

◯ 관리방법

① 바이러스 감염주 제거
바이러스는 치료제가 없기에 주기적인 예찰을 통해 바이러스 확산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물 정식 시 바이러스 의심시료는 제거해 주는 것이 좋으며, 식재 후 모자이크 등 바이러스 증상이 나타나는 개체는 제거하고 건전주를 보식해야한다. 또한 작물 생육 시 바이러스 의심주는 가까운 시군 기술센터를 통해 병 진단 후 감염주는 소각하거나 하우스 내에서 제거해야한다.


② 작물 재배지 잡초 및 중간기주 관리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와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는 기주범위가 넓기 때문에 약용, 화훼작물 뿐만 아니라 망초, 지칭개와 같은 흔한 잡초에서도 발생된다. 작물 수확 후 철거 시 바이러스는 주변 잡초에서 월동 한 후 작물을 정식하게 되면 매개충을 통해 확산하므로 재배지 주변 잡초를 철저하게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동절기 휴경기에 하우스 내부와 측창사이의 잡초를 완전히 제거한 경우, 방치한 포장에 비해 바이러스 초발병일이 1개월 정도 지연되며 잡초 제거 포장의 경우 매개충의 서식처가 없어 바이러스 발생이 확연히 줄어든다.


③ 매개충 방제 및 예찰
고추에서 문제되는 바이러스는 대부분 진딧물이나 총채벌레에 의해 전염되므로 작물 정식 시 매개충 발생예찰로 바이러스 초기발생과 피해를 줄여야 한다. 
하우스 내 총채벌레 등 매개충 밀도는 5월 중순부터 초발하여 밀도가 높아지므로 노란색 끈끈이 트랩(총채벌레의 경우 청색 끈끈이 트랩이 효과적임)을 정식 후 작물생육기의 지제부 부근에 1~2m 간격으로 설치하여 발생밀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설 내 총채벌레는 1세대가 2주정도이며 작물 재배기간 중 8~11세대 이상 번식하기 때문에 약제를 교호로 살포하여 방제해야한다. 특히 총채벌레는 유충시기에 바이러스를 획득하고 번데기를 지나 성충이 되면 매개능력을 가지기 때문에 전년도에 총채벌레 발생이 높았던 포장은 철거 후 살충제나 토양소독을 통해 성충밀도를 낮추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④ 온실 내 방충시설 관리 
육묘장에서 진딧물과 총채벌레 등 매개충 발생유입을 막기 위하여 온실의 측창과 천창, 입구에 40메쉬 이상의 방충시설을 설치해야한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