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기농 농가의 6차 산업 성공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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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유기농 농가의 6차 산업 성공 사례
  • 김민지
  • 승인 2020.08.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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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북구
원광대학교 원예산업학과 교수

농업에서의 6차 산업은 1차 산업을 2차 가공 산업 및 3차 서비스업과 융합한 것(1차 X 2차 X 3차 = 6차)으로 새로운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뜻한다. 6차 산업은 농촌에 거주하는 농가들이 기존 농업 이외에 추가적인 소득을 창출하기 위한 방안의 모색 과정에서 탄생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도 6차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들이 도입되어 활용되고 있다. 대만도 농가 소득의 다양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지만, 개인 농가들 자체적으로 6차 산업화를 추진하는 사례가 많다. 아래 소개하는 대만의 ‘탁야소옥’도 자발적인 6차 산업화를 시도해서 성공한 농가이다.

 

 

◯ 안개 마을로 불리는 시골 산속에 있는 펜션


대만 묘율현(苗栗縣, Miaoli County)의 삼의향(三義鄕, Sanyi Township)이라는 시골은 해발 300m에 위치한 안개가 많은 지역이다. 심한 경우 1m 앞에 있는 사람도 안 보일 정도이며, 특히 탁야소옥(卓也小屋, 쭈어예 샤로우)이 위치한 곳은 안개가 많아 안개 마을로 불린다.


탁야소옥은 탁(卓) 씨의 작은 집(小屋)이라는 뜻인데, 실제로는 이름과는 달리 단독 건물이 20여 개 정도 모여 있는 펜션(民宿)이다. 이곳의 주인은 탁명방(卓銘榜), 정미숙(鄭美淑) 부부이다. 두 사람은 농대를 졸업하고 교사 생활을 하다가 그만둔 후, 16년 전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원예식물을 유기농 재배하며, 집터에 연못을 만들고, 나무를 세우고, 깎아서 집을 지어 살기 시작했다.


시골의 산속에 자연과 어울리게 지어 놓은 그 나무집이 예쁘다며 친구들이 자주 찾아왔다. 탁 사장은 그런 친구들을 위해 더 집을 짓고, 유기농 채소로 요리를 해주었다. 그렇게 소문이 나서 숙박업을 시작했고, 숙박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유기농으로 생산한 채소로 요리를 해서 제공했다.

 

탁야소옥의 쪽식물 농장
탁야소옥의 쪽식물 농장

 

◯ 숙박객을 위한 유기농 채소 재배와 요리


대만의 펜션은 식당과 함께 운영하는 곳들이 많다. 탁야소옥도 식당을 함께하는데, 채식 재료로 요리된 음식 맛이 좋아, 이 때문에 탁야소옥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다. 조그맣게 시작된 탁야소옥은 음식이 맛있기로 소문이 나고, 아름다운 주택은 TV 드라마 촬영장으로 활용되면서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도 손님이 많아졌다.


손님이 많아지자 펜션 주변에는 유기농 채소밭의 면적도 넓어졌다. 향기로운 식물을 심고, 허브 식물이 있는 곳에는 벌통을 두어서 향이 많은 꿀도 생산했다. 1차 산업인 유기농 채소의 재배는 펜션에서 모두 자체적으로 소비했다. 꿀은 요리에 사용하고, 남은 것들은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

 

쪽염색 천으로 꾸며진 객실 내부
쪽염색 천으로 꾸며진 객실 내부

 

◯ 쪽 식물 재배와 염료 제조 및 체험


남편이 요리에 관심이 많은 데 비해 부인 정미숙 씨는 천연염색에 관심이 많아 그것을 전문적으로 배웠다. 부인은 천연염색을 활용하기 위해 펜션 주변에 쪽 식물을 심고, 이것을 수확해서 염료를 만들었다. 염료의 추출시설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지어졌고, 생산된 염료는 모두 체험용과 인테리어 장식용의 천 염색에 사용하고 있다.


체험은 펜션 옆 쪽염색 체험장을 만들어 놓고 숙박객들이 쪽염색 체험 후, 염색한 것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체험은 가족들이 하는 경우도 있고, 어린이들만 하는 경우도 있다. 쪽염색 체험은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펜션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탁야소옥만의 차별화된 상품이다.


부인 정미숙 씨는 천에 쪽 염색을 해 방의 쿠션, 커튼, 식당 장식 등 곳곳의 장식물로도 활용하고 있다. 펜션 자체가 숲속에 있고, 통유리를 사용하여 방에서 밖이 보이도록 해 놓은 것과 함께, 쪽염색 천으로 장식된 펜션 내부는 자연 속에 있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게 해 탁야소옥을 특별한 명소로 만들고 있다.

 

대만 대남시 예술의 거리에 있는 탁야소옥 매장 내부 전경
대만 대남시 예술의 거리에 있는 탁야소옥 매장 내부 전경

 

◯ 체험용으로 도입한 쪽 염색은 쪽염색 전문점 개장에 이르러


펜션의 안주인 정미숙 씨는 숙박객을 상대로 염색체험을 시작하면서 쪽 식물의 재배, 염료추출, 염색의 노하우를 쌓았고, 손님들이 좋아하는 쪽 염색 제품을 파악하게 되었다. 정미숙 씨는 그것을 기본으로 쪽염색 제품을 만들어 방문객들에게 판매를 시작했다. 제품은 좋은 반응을 얻었고, 나아가 다른 지역 선란현(宜蘭縣, 이란현)의 관광지인 대만 국립전통예술센터(國立傳統藝術中心)에 쪽염색 전문점을 창업했다. 선란현에있는 쪽염색 전문점은 탁야소옥에서 생산한 쪽염색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면서도 탁야소옥을 홍보하는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탁야소옥의 정미숙 씨는 쪽염색 전문점을 선이란현에 창업한 데 이어 대북(臺北, 타이베이)과 대남(臺北, 타이난)에도 매장을 열었고, 대만의 대남 하야시백화점에 쪽염색 제품 판매 코너를 개설해 판매하고 있다. 대북과 대남에 있는 쪽염색 전문점도 탁야소옥에서 생산된 것을 판매하는 곳의 역할과 함께 탁야소옥의 홍보 역할을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대만의 타야소옥은 이처럼 농장에서 생산된 1차 산업인 유기농 채소와 함께 쪽 식물을 2차, 3차 산업화해서 활용하며 지속적인 발전의 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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