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으로 소소한 행복을 누렸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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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육으로 소소한 행복을 누렸으면 좋겠어요”
  • 나성신 기자
  • 승인 2020.09.11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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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 그랜드 다육 김형집 대표

경기도 용인시에서 전체면적 3300㎡(1000평)에 다육농사를 짓고 있는 그랜드 다육 농장 김형집 대표. 현재 김 대표는 비수기에는 300여 가지, 성수기에는 700~800가지의 다육식물을 생산하고 있다. 보통 수입품과 국내 자가 번식을 병행하여 연간 1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랜드 다육 김형집 대표는 군대 장교 출신으로 6년 전 중위로 전역을 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부모님이 다육 농사를 짓고 있어 큰 어려움 없이 군대에서 차곡차곡 모은 자금으로 3300㎡(1000평)의 현재의 그랜드 다육 농장을 지었다.

“처음부터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습니다. 군대의 생활이 적성에 맞지 않아 전역을 결정하고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 당시 다육 시장이 고소득을 올리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부모님을 따라 다육식물 농사를 짓게 된 것입니다.”

2014년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다육식물 시장이 포화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나름 높은 수익을 냈다. 김 대표는 2016~2017년은 국내 다육 시장의 호황기라고 할 정도로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8년 이후부터 국내 많은 농가가 다육식물로 전향하면서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져 가격이 예전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분간 이러한 포화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랜드 다육의 김형집 대표는 경기도 용인시에서 전체면적 3300㎡(1000평)에 다육농사를 짓고 있다.
그랜드 다육의 김형집 대표는 경기도 용인시에서 전체면적 3300㎡(1000평)에 다육농사를 짓고 있다.

 

소매점 병행 운영으로 높은 수익 창출 

김 대표는 올해부터 소매점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천원의 행복’이라는 간판 겸 현수막은 자칫 소비자들이 1000원을 ‘미끼 문구(?)’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막상 매장을 둘러본 후 실제로 대부분 식물을 1000원 판매되고 있는 것에 놀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대표의 농장을 방문해 고객들이 블로그에 올리면 그걸 보고 멀리 지방에서까지 그랜드 다육 농장을 찾아올 정도이다.

“손님들이 천원에 판매해도 농장에서 남는 게 있냐고 물어보지만, 큰 이익을 바라지 않으면 나름 도시에서 월급 생활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김 대표는 연간 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초기 소매장을 운영할 때는 수익이 2~3%에 불과했지만, 단기간에 수익 15%까지 올랐다. 김 대표는 시범적으로 지난 6월에 농장을 소매장으로 운영했는데 농장만 운영할 때보다 수익이 높아 본격적으로 소매장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천원의 행복’이라는 소매점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천원의 행복’이라는 소매점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 여겨줬으면...

김 대표는 가끔 손님 중에 고가의 명품백에 S사의 커피를 들고 와서 1000원짜리 다육식물을 사가면서 가격을 할인해 달라고 하는 고객을 볼 때마다 매우 씁쓸하다고 말했다. 

“자신들은 몇백만 원씩 하는 명품가방을 구매하면서 농민들이 힘들게 땀 흘려 농사지은 물건은 1000원이 비싸다고 깎아달라고 할 때마다 속으로 안타깝습니다. 사람들이 농산물의 원가를 전혀 생각해 주지 않는 것 같아서 속상할 때가 있습니다.” 

김 대표는 네덜란드에 업무차 들렀을 때 네덜란드 국민이 농산물을 대하는 태도에 무척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일반 공산품보다 농산물의 가치를 더 높이 여겨주는 것을 보면서 무척 부러웠습니다. 우리나라도 국민들이 농산물의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겨줬으면 좋겠습니다.”

 

청하각
청하각

 

선인장 수입과 국내 자가 번식 병행

김 대표의 농장에 들어서면 수입해서 들려온 고가의 선인장과 국민 다육식물이 함께 자리 잡고 있다. 현재 김 대표는 비수기에는 300여 가지, 성수기에는 700~800가지의 다육식물을 생산하고 있다. 보통 수입품과 국내 자가 번식을 병행하고 있다. 키가 큰 비싼 선인장은 수입하고, 국민 다육으로 불리는 소형 다육식물은 직접 번식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직 6년 차 초보 농사꾼이어서 앞으로 배울 것도 많다며 부모님에게 여전히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앞으로 다육 소매장을 활성화해 더 많은 고객에게 좋은 다육식물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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