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품은 농부, 신품종, 배움, 연구하며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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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품은 농부, 신품종, 배움, 연구하며 성장한다
  • 이혁희 국장
  • 승인 2020.09.11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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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서해포도팜 김진경 대표

20대 때부터 아버지를 도와 포도 농사를 지어 온 서해포도팜 김진경 대표. 아버지의 농사법을 어깨너머로 익혀온 지 20년이 넘지만, 그의 도전에는 끝이 없다.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 트렌드를 이끄는 농업을 위해 끝없이 노력하는 김진경 대표의 농사 이야기를 들어봤다. 

 

 

여러 품종에 도전해 토양에 맞는 품종 선별 

김진경 대표가 운영하는 서해포도팜은 서울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인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에 위치하고 있다. 바닷가 옆에 위치해 일교차가 크고 해풍이 불어오는 곳이다. 포도 성장에 적합한 천혜의 기후 덕분에 서신면에서 자라는 포도는 당도가 높고 맛있기로 유명하다. 김 대표는 서신 지역에서 300여 농가가 함께 포도 농사를 짓고 있다. 

6611m2(2000평)에 포도나무 700주를 심은 포도밭은 김 대표의 집안에서 30년 전부터 가꿔왔다. 캠벨얼리(Campbell early)를 주로 키워왔지만, 7~8년 전부터 다른 품종 재배를 시도하고 있다. 

“과거에는 캠벨얼리를 100% 재배했지만, 몇 해 전부터 젊은 농부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품종 재배를 시도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현재 그의 포도밭에는 캠벨얼리뿐만 아니라, 샤인머스캣, 흑보석, 베니바라드, 자옥, 청수 등 7여 종의 다양한 품종이 자라고 있다. 품종별로 직접 심어 2년 이상 재배해보고, 밭의 토양에 맞지 않다고 판단되면 다른 새로운 품종으로 교체해왔다. 

김진경 대표가 재배한 포도는 서신농협 바다뜰포도영농조합법인 위탁 판매로 가락시장이나 마트 등 여러 거래처로 납품된다.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에서 다양한 품종의 포도 농사에 도전하는 서해포도팜 김진경 대표의 포도밭 전경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에서 다양한 품종의 포도 농사에 도전하는 서해포도팜 김진경 대표의 포도밭 전경

 

“샤인머스캣은 특유의 맛이 드는 게 관건”

“혼자서 1000평 이상 샤인머스캣을 키우면 특유의 맛이 들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알솎기 할 때에는 추가 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베를린 처리도2차에 걸쳐 해줘야 합니다. 꽃 아래까지 만개 되었을 때 1차 처리 해줘야 하며, 만개 후 20일 전후로 2차 처리를 합니다. 한 나무에 다 핀 것 먼저, 덜 핀 것은 나중에 합니다.”

김 대표는 이어, 6년 전부터 농사지은 샤인머스캣 품종이 알솎기 때 손이 많이 가는 품종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재배 방법이 쉬운 편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다른 품종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다양한 품종을 실험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다양한 맛을 선보이고, 농가 소득을 높일 수 있는 3색 포도 출하를 준비 중이다.
다양한 품종을 실험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다양한 맛을 선보이고, 농가 소득을 높일 수 있는 3색 포도 출하를 준비 중이다.

 

지역 농민들과 서신 포도 알리기 위해 노력

김진경 대표는 서신바다뜰포도작목반과 함께 ‘GAP(농산물 우수관리제)인증’을 받았고, 향후 학교 급식에 참여하기 위해 ‘저탄소 농산물 인증’도 받았다. 

김 대표의 노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서신바다뜰포도작목반 등 지역 포도농가와 함께 교류하며 ‘서신 포도’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자체적으로 구성한 신품종 연구회 활동도 열심이다.
 
포도 농사를 짓는 지역민들과 함께 정보를 나누고, 로컬센터 등 다양한 견학에도 참여한다. 포도밭 면적의 1/4에 심은 신품종을 재배하면서 토양에 맞지 않다고 판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을 때에는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반대로 먼저 습득하게 된 노하우는 아낌없이 알려준다.
 
“지역의 많은 젊은 농민들이 ‘내 것만 잘 되는 것은 소용없다’는 마인드를 지니고 있습니다. 서신포도하면 ‘좋다’는 인식이 심어질 수 있도록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의 품질을 높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재배 지식과 노하우, 일손 등을 아낌없이 나누는 등 서신포도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들 공동체의 첫 번째 목표는 서신 포도를 널리 알리는 것이고, 두 번째 목표는 멤버 모두가 고품질 포도를 재배해 전체적인 품질을 높이는 것이다. 
 
김 대표는 별도의 9개 농가가 모인 ‘화성시 신품종 포도 연구회’ 멤버들과 함께 트렌드를 이끌 새로운 상품을 구상 중이다. 최근 유통 업계 트렌드인 소포장을 비롯, 소비자의 눈에 보다 잘 띌 수 있도록 포장 인쇄 디자인에 대해서도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고 있다. 

“3가지 색을 지닌 포도를 한 상자에 담아 출하할 계획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수확할 수 있는 품종을 선정해 소비자에게 한 번에 다양한 포도를 맛보게 하는 것이죠. 농가 소득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김진경 대표는 화성시 농업그린대학교 가공과에 입학해 새로운 농업 비즈니스를 꿈꾸고 있다. 
“향후 와인 제작 판매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와인 포도 품종인 청수는 알 섞기가 필요 없고, 봉지 또한 씌우지 않아도 됩니다. 청수 재배에 대한 정보와 와인 담그는 노하우는 필요한 교육기관을 찾아가 배우고 있습니다.”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면 수분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열과를 방지해야 한다.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면 수분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열과를 방지해야 한다.

 

“장마 후 지속적인 수분공급으로 열과 방지”

농림축산식품부 청년창업농에 선발된 김 대표는 멘토멘티제에 지원해 멘토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 멘토는 포도를 상하지 않게 배달할 수 있는 포장법에서부터 시설 구축 계획서 작성법 등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등 물심양면으로 멘티인 김 대표를 돕고 있다. 

김진경 대표는 청년창업농에 선정되면서 스마트팜을 구축하기도 했다. 수분, 온도 등을 기후에 따라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첨단 환경을 갖춘 포도밭도 있지만, 50일 넘게 이어진 역대 최장 장마는 올해 작황을 어렵게 만들었다.  

“날씨 때문에 품질이 많이 떨어지고, 작황도 많이 안 좋은 상황입니다. 비가 그치고 해가 뜨면 열과가 나기 시작합니다. 장마철에 물을 많이 먹다가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물이 끊어지고 해가 뜨면 포도가 갈라지게 됩니다. 장마가 끝나도 물을 지속적으로 줘야 합니다.”

영하의 날씨, 긴 장마 탓에 올해 작황은 예년에 비해 50%로 예측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신품종에 대한 도전, 지역 농가와의 교류,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성장하는 청년농부 김진경 대표의 포도 농사는 희망을 품고 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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