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 뿌리 이상비대증 피해증상과 관리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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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프리카 뿌리 이상비대증 피해증상과 관리방법
  • 김민지
  • 승인 2020.09.23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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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영 지방농업연구사
경상남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최근 파프리카 재배 중 발생하는 뿌리이상비대증 ‘Crazy root’ 특징 및 피해 증상과 해외에서 적용하고 있는 관리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최근 파프리카 수경재배 중 과도하게 뿌리이상비대로 농가들 사이에서 ‘Crazy root’라고 불리는 병이 문제가 되고 있다. 처음 농가들 사이에서 뿌리 활착이 잘 되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이러한 증상은 영양생장 기간이 길어지고 생식생장으로의 전환이 늦어 착화, 착과수가 줄어들어 농가에 경제적 피해를 야기하는 병이다.


이 병은 Agrobacterium 세균에 의해 야기되며, 병원성 기작은 Ri plasmid가 지닌 T-DNA가 식물 염색체에 삽입되어 식물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뿌리가 비대해진다. ‘Crazy root’라고 불리는 뿌리이상비대증은 1993년 영국 내 수경재배하는 오이에서 최초로 발생이 되었다. 이후 네덜란드, 벨기에, 러시아, 일본 등에서 발견되었고 ‘Crazy root’ 또는 ‘Hairy root’라고 불리며 확산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경남지역의 수경재배하는 파프리카와 토마토에서 최초로 확인되었고 원인균인 Agrobacterium이 분리, 확인되었다. 이 병원균은 토경, 유묘, 양액, 드리퍼 등에서 존재하는 것을 해외 사례를 통해 확인하였고 발생 경로는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다.


파프리카, 토마토 등 수경재배작물에서 뿌리이상비대증이 발생하면 방제가 어렵고 경제적 피해가 커서 농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뿌리이상비대증의 발생특징을 파악하고 조기에 진단하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1. 뿌리이상비대증 ‘Crazy root’ 발생과 특징
뿌리이상비대증은 사과, 오이, 멜론, 토마토 등 다양한 작물에서 병을 야기하며, 1993년 영국의 수경재배 오이에서 최초 발생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발생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경남지역의 파프리카 수경재배농가에서 최초로 확인되었고(진주, 함안, 고성 등) 2019년 토마토 수경재배농가에서도 뿌리이상비대증이 발생하였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서는 뿌리이상비대증의 원인균과 발생생태를 확인하기 위하여 감염개체로부터 원인균을 분리한 결과 Agrobacterium sp.임을 확인하였고 Koch’s의 법칙에 따라 병원성 확인을 통해 분리한 Agrobacterium sp.균이 뿌리이상비대증을 일으키는 것을 검정하였다. 뿌리이상비대증을 야기하는 Agrobacterium 병원균은 Rhizobiaceae과에 속하는 세균으로 식물 발달을 향상시키거나 방해하는 다수의 하위속이 여기에 해당된다. 질소를 암모니아로 환원하는 미생물군으로 질소를 고정하여 뿌리에 공생하는 질소고성세균과 뿌리에 혹을 일으키는 뿌리혹병, 뿌리를 과도하게 발달시키는 뿌리이상비대증 병원균이 Rhizobiaceae과에 포함된다.


뿌리이상비대증의 병원성 인자는 Ri plasmid (Root inducing plasmid)라고 하는 원형의 염색체에 의해 나타난다. Ri plasmid에는 T-DNA 부분이 존재하는데 식물의 염색체 부분에 T-DNA를 삽입함으로써 병원균의 질소공급원인 오핀과 식물호르몬인 옥신 등을 과도하게 발현시켜 뿌리를 비정상적으로 비대하게 만든다. Agrobacterium이 식물체 내 염색체에 T-DNA를 삽입하면 식물은 죽을 때까지 오핀과 식물호르몬을 비정상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뿌리이상비대증이 발생하면 방제가 힘들기 때문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뿌리이상비대증 진단방법과 예방법
뿌리이상비대증의 정확한 발병경로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단계이며, 한번 발생하면 경제적 피해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농가의 불안이 높아진다. 따라서 뿌리이상비대증을 조기에 진단하여 병 확산을 막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뿌리이상비대증을 진단하는 방법으로는 감염개체로부터 의심 병원균을 분리하여 PCR(중합효소연쇄반응)로 진단 할 수 있다. 병원성인자인 Ri plasmid 내에 존재하는 virD2, rol 유전자 부분을 특이적으로 증폭하여 식물체 뿌리부분에 병원균이 존재하는지 진단한다. PCR은 2개의 프라이머를 사용하여 그 사이에 위치한 DNA 영역을 증폭하는 기술이다. PCR은 DNA 합성반응을 연속적으로 반복하여 검출 가능한 농도로 증폭시켜 진단하는 방법으로 세균의 DNA양이 적어도 정확하게 진단이 가능하다. 의심 식물체에 대한 뿌리이상비대증 진단이 필요할 경우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 의뢰한다면 진단이 가능하다.


뿌리이상비대증은 뚜렷한 치료제가 없기에 주기적인 예찰을 통해 병 확산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물에 상처가 생기면 Acetosyringone 물질이 생성되는데 병원균은 이를 인지하여 식물체에 병을 야기한다. 따라서 작물 정식 시 식물체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서 식재해야하며 작은뿌리파리 등으로부터 뿌리를 보호해야 한다.

 

아직까지 국내에 뿌리이상비대증에 대한 약제가 등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항생제나 살균제를 적용하기 어렵다. 해외에서는 Iodine 계열, sodium hypochlorite(차아염소산나트륨)계열의 약제를 정량펌프를 이용하여 양액에 배합하여 식물체에 공급하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소독제의 경우 쉽게 산화되는 문제점이 있으며 식물의 뿌리 부분에도 손상을 주는 문제점이 있으므로 적절한 농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서 파프리카에서 발생하는 뿌리이상비대증에 대해 효과적인 약제선발 연구가 진행 중이며 화학약제(항생제 등) 뿐만 아니라 뿌리이상비대증에 효과적인 길항균주를 선발 및 적용방안도 모색 중이므로 빠른 시일 내에 농가에서 적용 가능한 방제방법을 선발할 예정이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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