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경력 농부가 선택한 신품종 ‘창조’
상태바
36년 경력 농부가 선택한 신품종 ‘창조’
  • 이혁희 국장
  • 승인 2020.10.06 10:3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남 나주시 가야농장 이덕주 대표

신품종 배 ‘창조’는 2013년부터 농가에 보급됐다. 나주에서 30년 넘게 신고 농사를 지은 이덕주 대표는 6년 전부터 신품종 ‘창조’를 고접해서 키우고 있다. 30년 넘게 신고만 고집해 온 농부가 신품종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월간원예가 물었다. 

 

 

꽃가루 풍부해 수분수로 처음 만난 창조 배


전라남도 나주에서 2만8099m2(8500평) 규모의 농장에 배 농사를 짓는 이덕주 대표. 그는 3대째 운영하는 배 농장을 물려받아 36년째 농사를 짓는 베테랑 농부다. 


“조부께서 농사지으실 때 주품종은 만상길, 금촌주였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면서 30년 전부터 ‘신고’ 배를 키웠습니다.” 


신고 위주로 배 농사를 짓던 이덕주 대표는 꽃가루 채취단지 조성사업 대상 농가를 통해 ‘창조’ 배를 처음 접했다. 신고 등 재배하는 배나무의 수분수가 필요했고, 꽃가루가 풍부하다는 장점 때문에 6년 전부터 신고 배나무에  고접(나뭇가지의 위나 줄기의 중간 높이에 접가지나 눈을 접하는 것)을 하게 되었다.

 

먹어보니 맛이 좋고, 모양도 예뻐 점차 재배 규모를 늘려 현재 1만1570m2(3500평)에서 창조를 재배한다. 창조 배가 전체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이 대표는 앞으로 ‘창조’를 주품종으로 재배할 계획이다. 

 

이덕주 대표가 배를 재배하는 전라남도 나주시 가야농장 전경
이덕주 대표가 배를 재배하는 전라남도 나주시 가야농장 전경

 

한번 맛본 사람은 계속 찾는 배 ‘창조’


“처음에는 굉장히 망설였습니다. 마켓에서 잡배 취급을 받게 되면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걱정이 너무 커서 고접을 한 후에도 100% 신뢰가 안 생겼습니다. 하지만 당도가 높고, 수분이 풍부하고 식감이 좋아 한 번 먹어본 사람은 꼭 다시 이 배를 찾습니다. 맛으로 점점 인정받고 있지요.” 


창조 배는 평균 무게가 700~750g으로 간편하게 먹기 좋은 크기를 자랑한다. 13Brix 이상 높은 당도를 자랑할 뿐만 아니라, 맛이 뛰어나 맛본 사람들은 창조만 찾는다고 이 대표가 덧붙인다. 하지만 출하되는 물량이 많지 않아 농가의 정상적인 출하가 어려운 상황이다. 


창조 배의 상온 유지 기간은 20~25일이다. 같은 조건에서 40~45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신고에 비해 저장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중도매인들도 창조 품종을 선호하지 않는다. 유통상 어려움 때문에 이 대표도 지인을 통해 일부만 납품해왔다.

 

지난해에는 7.5kg 창조 한 상자가 6만 원 이상에 거래되었을 정도로 인기를 입증했다. 최근에는 점점 입소문이 나 대형마트와 나주배원예농협뿐만 아니라, 광주 지역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다. 

 

이덕주 대표가 신품종 창조를 살펴보고 있다.
이덕주 대표가 신품종 창조를 살펴보고 있다.

 

“2일 정도 개화 늦어 냉해에 피해 적게 입어”


올봄, 급작스럽게 찾아온 냉해로 많은 농가들이 냉해 피해를 호소했다. 하지만 이덕주 대표가 키우는 창조 배나무는 올봄 냉해 피해를 30~40%가량만 입었다. 


“봄에 냉해 피해를 95% 이상 입은 지역 배 농가들이 많습니다. 배나무 한 그루에 300개 이상 열매가 달려야 하는데, 15~20개만 착과된 경우가 많습니다. 창조는 꽃피는 시기가 신고보다 2일 정도 늦어 창조를 심은 밭은 냉해 피해를 비교적 적게 입었습니다.”


창조를 재배할 때에는 전정 관리와 꽃눈 관리는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크게 손이 가지 않는다.
이덕주 대표는 창조가 신고보다 착과율이 높아 수정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한다. 
창조 재배 시 일찍 무르게 되는 특성 때문에 재배 시 지베렐린을 바르지 않는 것도 노하우 중 하나다. 


“봄에 개화되고, 착과되고 나면 효소제만 여섯 번 발라줍니다. 효소제와 칼슘제 외에 다른 영양제를 주지 않습니다.”


창조는 지베렐린과 착색제 처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표면에 언뜻 푸른색이 보인다. 또한 표면이 신고에 비해 거칠어 보인다. 하지만, 맛과 영양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단순히 모양으로만 과일을 고르는 소비자의 기준이 현명하게 바뀌어야 한다.

 

MINI interview 

강아랑 농업연구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이른 추석 선물용 
우리 갈색 배 ‘창조’

이른 추석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배는 숙기에 도달하지 않은 품종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에게 ‘배는 맛이 없다’는 인식이 심어졌다. 그러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육성한 ‘창조’는 이른 추석용 배로서 대과이면서도 당도가 높아 추석 선물 및 제수용 배로 인기가 많다. 


‘창조’는 1995년 ‘수진조생’에 ‘81-1-27(단배×만삼길)’을 교배, 2009년에 최종 선발한 품종이다. 2013년 통상실시 후 농가에 보급되고 있다. 남부지역에서의 숙기는 9월 15일경이다. ‘신고’보다 10일 정도 빠르다. 중생종 대과 품종으로 과형은 원형, 과피색은 황갈색이며, 과중은 790g 내외다.

 

당도는 13.1Brix로 높고, 부드러운 육질과 과즙이 많아 식미가 우수하다. 상온 유통기간이 14일 정도로 짧기 때문에 구입 후 가급적 빨리 소비하는 것이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꽃가루가 풍부하여 ‘신고’, ‘원황’, ‘화산’ 등 주요 재배품종들의 수분수로 활용할 수 있다. 


‘창조’는 수세가 강하고 단과지 형성 및 유지성이 좋다. 그러나 균일한 과일을 얻기 위해 겨울철 꽃눈정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꼬마배나무이와 배검은별무늬병이 많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병해충 방제에 유의해야 한다. 종자형성이 빈약할 경우 과실 모양이 불량할 수 있으므로 수분수 확보, 인공수분 등을 철저히 하도록 한다. 상온 유통기간이 약 2주로 짧아 수확 직후 냉장 보관하고 되도록 상온에 장기간 노출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배 가격 결정의 중요 요인은 모양 등 외부적 요인과 당도 등 내부요인이다. 창조는 과형과 맛이 뛰어나 소비자 시식 평가 결과 다시 구입하고 싶은 배 중 상위에 드는 품종으로 향후 생산량이 증가하면 소비 또한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웃 2020-10-24 20:31:05
http://theziqua.cafe24.com/ - 원두커피 도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