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스마트 과수산업, 숲을 바라보듯 「플랫폼」개발에 눈을 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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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스마트 과수산업, 숲을 바라보듯 「플랫폼」개발에 눈을 돌려야
  • 김민지
  • 승인 2020.10.12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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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중 지방농업연구사
전라남도농업기술원과수연구소
스마트팜에서 자라고 있는 부지화
스마트팜에서 자라고 있는 부지화

 

과수원의 아침이 밝았다. 새 우는 소리와 나무의 향기가 농부를 깨운다. 침대 옆 모니터에서는 오늘의 농장일정과 날씨예보 그리고 현재 과원의 온도, 습도, 햇빛의 강도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거실 스마트 TV에서는 실시간 작물 모니터링 시스템에 의해 측정된 병해충 발생상태와 면적도 알려준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이미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병해충 방제로봇이 자동으로 병 발생구역으로 이동해 소량의 농약을 살포한 후이다. 방제적기를 놓쳐 농장 전체에 농약을 살포하는 것보다 소량으로 안전하게 과실을 생산할 수 있다. 과수원의 땅 속에서는 여러 가지 센서들이 과수가 요구하는 양·수분의 양을 측정한다. 측정된 수치를 기준으로 양분공급장치는 자동으로 과원에 필요한 양분을 공급함으로써 최고 품질의 과일을 생산한다.

 

농장을 관리하는 서버에 존재하는 과원 분석프로그램은 개화시점부터 시작해 과원의 환경조건을 분석하고 기상예보를 통해 과일의 무게가 어떻게 증가할 지, 과일의 당도, 숙기, 저장성 등을 판단해 농장주의 이동통신기기와 서버로 전송한다. 서버로 전송된 데이터를 분석하여 특정 과일이 수확기 도달했다고 판단되면, 궤도형 수확로봇과 운반트레일러는 궤도센서를 따라 수확기에 도달한 나무로 이동해 수확 후 트레일러에 적재한 후 사람의 도움없이 선별장으로 이동한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과일의 품질에 영향을 주는 기상정보 및 비파괴측정기술을 통해 과실의 품질, 안전농산물 생산여부 등을 네트워크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모바일기기 등을 통해 정보를 전달한다. 또한 이 서버에서는 소비자를 위한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되어 있다. 애플리케이션은 개인의 식사, 운동, 수면, 병원진료 등의 기록을 바탕으로 몸에 맞는 최고의 과일을 소비자에게 실시간으로 추천한다.

 
이 시스템에서는 한 과원만이 아니라 여러 과원의 생산된 다양한 과실의 정보를 수많은 소비자로 연결시킨다. 이로써 생산자는 실시간으로 생산된 과일을 마음놓고 판매할 수 있고 소비자는 나에게 맞는 과일을 믿고 살 수 있는 큰 그물망이 만들어진다. 

 

CT 융복합 통합정보 모니터링 시스템1234
ICT 융복합 통합정보 모니터링 시스템1234

위에서 개발된 모든 기능들은 하나의 ‘플랫폼’ 위에서 작동하게 될 미래의 스마트 과수농업의 모습일 것이다. 이렇게 개발된 과수 스마트팜 플랫폼은 농업에 진출한 청년사업가들에게도 안정적인 정착을 하게 하고, 다시금 과수산업 번영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플랫폼’이라는 용어는 ‘기틀’, ‘판’이라는 말과 유사하다. 유튜브, 넷플릭스, 아마존, 애플·구글과 같은 회사들은 플랫폼을 통해서 시장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 농업 플랫폼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여러 대기업에서 뛰어들고 있어 우리나라 농업도 기술적인 긴장도를 낮출 수 없는 아주 예민한 시기이다. 

 

일부 사례를 살펴보면 구글이 종자와 토양 데이터 등을 분석해 농업 생산성 개선을 돕는 스타트업 ‘파머스 비지니스 네트워크(FBN)’에 투자했으며, FBN은 농작물 수확량, 날씨변화, 재배방법 등을 데이터화하고 축적된 자료를 농업인에게 전달해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다.

 

구보타, 얀마 등 일본기업은 자율주행이 가능한 농기계를 개발 중이며, 소프트뱅크 그룹은 히타치제작소와 함께 “e-kakashi”라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데 농경지의 온도, 습도, 일사량, 토양수분량, 외부이산화탄소 등의 환경정보를 실시간 수집 분석한다. 바이엘은 몬산토 인수를 비롯해 2012년부터 농업 예측 데이터 기업 ‘프리시전플랜팅’, 디지털 파밍기업 ‘클라이미트코퍼레이션’, 빅데이터 분석기업 ‘640랩스’ 등 플랫폼 구성에 필요한 관련기업 인수에 나섰다.

 

세계 최대 화학기업 듀폰은 경작지별 데이터와 기상정보를 결합해 실시간으로 농장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다우케미컬과 듀폰의 합병(2015), 중국 국영기업 켐차이나의 유럽 농업 데이터 기업 신젠타 인수(2017),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와 바스프의 크롭사이언스 투자(2017) 등이 모든 공정을 한 플랫폼에 옮기기 위한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물관을 통해 증산량을 측정할 수 있는 sap flow sensor
물관을 통해 증산량을 측정할 수 있는 sap flow sensor

더불어 농업 플랫폼 개발에 있어서 세계적인 관심은 공간정보에 있다. 개방된 공간정보를 기반으로 세계 수많은 농업 스타트업 기업이 생겨나고 있으며, 다양한 오투오(On-line to Off-line) 서비스도 생겨나고 있다.

 

이렇듯 농업분야 또한 정보통신, 인공지능기술의 등장과 함께 농업선진국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다. 앞으로 한국의 과수 스마트농업 플랫폼이 세계 속에서 선두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는 미래전략도 시대흐름과 패러다임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스마트팜에서 자라고 있는 무화과
스마트팜에서 자라고 있는 무화과

 

먼저 ICT와 빅데이터 분석의 융합은 지능화를 통해 생산자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증대시키므로 1차적으로 생산된 농업현장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가공된 정보가 농업인의 관리패턴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가공되어야 한다.

 

두 번째 지금까지 개별로 만들어진 고효율 안전 농산물 생산기술, 농업정보, 농산물 유통정보, 비즈니스 정보 등 모든 정보들이 하나의 통합플랫폼 안에서 운영되고 유기적으로 정보교환 되도록 공유농업 네트워크 구축, 지원 등 다양한 정책개발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수요와 공급을 실시간으로 매칭해 유저에게 편리한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온디맨드 매칭 플랫폼」의 도입으로 생산자와 플랫폼, 플랫폼과 소비자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수요에 대한 공급이 신속하게 이루어져 경제적 가치창출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노력으로 과수를 비롯한 전체농업분야가 국가경제에서 영향력 있는 산업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세계적인 스마트 농업국가로 발전하는데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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