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공장의 규격화 모델 제시를 위해
상태바
식물공장의 규격화 모델 제시를 위해
  • 김민지
  • 승인 2020.10.12 14: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이민정 연구사

충북농업기술원에서 2012년 미래먹거리 안정생산을 목적으로 재배기술을 확보하고자 식물공장을 준공했다. 충북농업기술원의 식물공장은 태양열 에너지를 사용하며, 최근 새로운 방식의 간편 설비기술을 도입하여 조립형 수경재배 시설로 바뀌었다. 식물공장은 수경재배 설비와 무농약 기술로 청정 채소를 재배하는 시설이다.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환경을 인공적으로 관리해 언제 어디서든 농산물을 계획 생산할 수 있고 실내에서 키우기 때문에 자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조립형 식물공장으로 진화하다


충북농업기술원에 2012년 416㎡ 규모의 지상 2층과 지하 1층 건물로 준공된 식물공장은 기존에 고정식으로 설치되어 있던 수경재배 시설의 단점을 보완하여, 적은 면적에서 생산성을 최대로 높일 수 있는 고효율 다단식 조립식 수경재배 방식을 도입했다. 새롭게 도입한 수경재배 방식은 LED가 탑재된 다단재배 형태로 조립과 이동이 가능하여 공간 활용률이 높고 대량의 식물이 재배 가능하다.


“전에는 고정식이라 움직일 수도 없고 부품을 갈아 끼울 수 없는 형태였는데 지금은 배관이나 양액통을 저희가 원하는 대로 변경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바뀌었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식물공장을 리모델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충북농업기술원의 조립형은 중국에서 수입해 들어온 것으로 테스트 중이며, 고정형보다 가격이 비싸지도 않다. 고정형은 판매 업체에서만 수리가 가능하므로 수리비도 많이 나가는 데 반해 조립형은 부품을 갈아 끼우기만 하면 되기에 자가수리가 가능할 정도로 관리가 쉽고 수리비도 적게 나간다. 조립형은 규격화되어 있다는 점을 제일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만의 조립형 식물공장을 만들어야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용하기 편할 거 같아 연구를 시작해보려고 조립형 식물공장을 설치했습니다. 현재 사용 중인 중국모델을 참고로 더 효율성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2012년 식물공장이 준공됐을 때는 형광등을 이용해 식물에 빛을 주었지만, 지금은 LED를 통해 빛을 주고 있다.
2012년 식물공장이 준공됐을 때는 형광등을 이용해 식물에 빛을 주었지만, 지금은 LED를 통해 빛을 주고 있다.

식물공장에서 자라는 작물


현재 식물공장 2층은 조직배양 중으로 멸종위기종을 배양 중이며, 지하 1층은 약용작물 시범재배 중이다. 1층에서 키우는 작물은 총 42종으로 그중 과채류가 2종으로 딸기와 토마토가 있고 허브류 2종 나머지 38종이 엽채류다. 엽채류는 대부분 포기수확형으로 샐러드용 위주로 재배하고 있다. 과거 다양한 종류의 허브를 재배했지만, 지금은 수요가 있는 바질과 루꼴라만 재배 중이다. 지하에서 스펀지에 파종하며, 2주가량 육묘를 거치면 1층에서 스펀지 상태로 정식하고 컷팅해서 수확한다.


“시범재배를 하는 1층의 재배면적은 10㎡밖에 안 됩니다. 고정형일 때는 같은 공간에서 300주 정도밖에 생산이 안 되었지만, 조립형으로 바뀐 지금은 4300주를 생산 중입니다. 재식주수가 11배 증가했고 양액도 전에는 수동이었지만 지금은 자동으로 핸드폰을 통해서 해결하기 때문에 거의 손이 가지 않는 재배형태입니다.”


현재 식물공장에서 생산되는 작물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관내 직원과 도민들에게 시범판매 중이다. 식물공장은 환경과 관련된 피해를 당할 일이 없어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했고 여전히 장마와 태풍으로 채소값이 폭등한 지금도 동일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저희는 연구기관이다 보니 작물판매로 이득을 얻는 것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작물인 약용작물을 재배하거나 화장품이나 의약품 원료용 작물을 생산해서 농업인분들과 최대한 마찰을 줄이는 방향으로 잡고 있습니다.”


42종이나 되는 작물들의 수확 시기가 다 같을 수는 없다. 그렇기에 현재 파종 시기를 달리해서 수확 시기를 맞추고 있다. 키우는 작물의 20%는 나중에 재배 책자를 만들 계획이 있어 연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하에서 스펀지에 파종하며, 2주가량 육묘를 거치면 1층에서 스펀지 상태로 정식하고 컷팅해서 수확한다.
지하에서 스펀지에 파종하며, 2주가량 육묘를 거치면 1층에서 스펀지 상태로 정식하고 컷팅해서 수확한다.

농업인에게는 아직 먼 식물공장
규격화를 위해 노력하다


농업기술원은 도민들에게 가깝지만 익숙하지 않은 장소다. 도민들은 농업기술원에서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연구시설이다 보니 견학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민정 연구사는 그런 도민들에게 어떠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 알려드리기 위해 식물공장에 관한 홍보를 하게 되었다며, 귀농하신 분들에게 식물공장에 관심은 있으나 투자비가 만만치 않아 저렴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묻는 연락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하루빨리 규격화된 재배기를 개발해 업체에서 농업인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 노력하는 중입니다.”


2012년 식물공장이 준공됐을 때는 형광등을 이용해 식물에 빛을 주었지만, 지금은 LED를 통해 빛을 주고 있다. 워낙 기술이 빨리 발전하다 보니 효율 높은 LED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LED의 성능이 다하기 전에 효율 높은 새 제품으로 바꿔주고 있다. 지금은 형광등을 LED 비교군으로 사용하고 있다.


“엽채류는 연구하는 사람이 많아 어떤 비율이 좋은지 거의 다 연구가 되어있는데 약용작물 같은 경우에는 아직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도 있어 여기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관에서 광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충북농업기술원의 식물공장은 부품을 자유롭게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모듈형으로 1단 설치를 하고 나서도 만약 위에 더 설치하기를 원한다면 조립해서 추가로 설치할 수 있으며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이번에 식물공장이 리모델링하면서 고정형일 때 사용하던 업체의 프로그램이나 부품을 호환문제로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어떤 업체여도 호환이 되고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규격화하고 싶습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