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매리골드 꽃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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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매리골드 꽃 문화
  • 나성신 기자
  • 승인 2020.10.1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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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북구
원광대학교 원예산업학과 교수

인도에서는 최근 수출용 화훼의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 인도에서 화훼 소비는 그동안 선진국에서 볼 수 있는 생활속의 꽃문화와는 달리 종교 성향이 강한 문화에 의존한 소비가 많았다. 그 문화는 꽃의 생산 기술 축적에 기여해왔으며, 그 축적된 기술이 수출용 화훼 생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인도의 화훼를 이야기 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매리골드이다. 매리골드의 원산지는 멕시코인데, 인도에서는 조상 대대로 사용되어 온 꽃처럼 인도의 모든 문화에 스며들어 있다. 포르투갈 인에 의해 인도에 전해진 매리골드는 현재 인도의 전통의식, 종교적 행사, 애도 행사, 결혼식 등 생활 곳곳의 장면에서 사용된다. 따라서 인도의 꽃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도의 매리골드 꽃문화를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인도의 매리골드 꽃 문화를 소개한다. 

 

행사장에 장식된 매리골드 꽃

1. 매리골드 이름의 유래


매리골드는 국화과 1년초이다. 영어이름 매리골드(Marigold)는 마리아(Marie)와 황색인 꽃의 색 골드(gold)가 조합된 이름으로 ‘성모 마리아의 금색꽃’이라는 뜻이다.

 

매리골드의 이름이 성모 마리아에서 유래된 것은 그리스도교에서 ‘성모마리아 축일(祭日)’ 꽃으로 많이 이용된 것과 관련이 있다. 프로테스탄트에서는 2월 2일 축일을 시작으로 12월 8일의 성모수태 축일까지 연 5회 축일이 있다. 가톨릭의 경우 연간 20회의 성모 축일이 있다.

 

결국 거의 달마다 ‘성모 마리아 축일’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매리골드는 거의 일 년 내내 꽃을 피우기 때문에 ‘마리아 축일’에 꽃을 사용할 수 있는 꽃이어서 마리아에서 유래된 이름을 갖게 된 것이다. 서양에서 마리아는 매리골드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이름에도 많이 이용된다. 성모마리아를 모태로 한 여자 이름에는 Marry, Marina, Marie, Mariette, Marianne, Marianna, Marian, Margaret, Margie, Margery, Marge, Margo, Marguerite 등이 있다. 


매리골의 학명은 Tagetes erscta이다. 속명 Tagetes는 쥬피터의 손자로 에트루리아인에게 점술을 가르쳐 주는 아름다운 반신반인(반은 신, 반은 인간) 타게스(Tages)에서 유래된 것이다. 종명 erscta는 ‘똑바로 서다’라는 뜻이다.


인도에서는 매리골드를 Genda라고 부르는데, 이는 매리골드를 많이 재배하고 있는 Chattisgarh 부족인 Gonda에서 유래된 것이다. 

 

인도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매리골드

 

2. 인도의 문화에 스며든 멕시코의 꽃


매리골드의 원산지는 멕시코이다. 아프리칸 매리골드, 프렌치 매리골드 등 지역 이름이 붙은 매리골드의 원산지도 멕시코이다. 멕시코에서 매리골드는 죽은 자의 날(Dia de los Muertos)에 없어서는 안 되는 꽃이다. 죽은 자의 날은 멕시코의 조상인 아즈텍( Aztecs)인들이 3,000년 전부터 행해온 의식으로 지금도 계승되고 있다. 아즈텍 사람들은 죽은 영혼이 1년 가운데 단 한번 11월 초에만 가족과 친구들을 방문한다고 생각하고, 고인들의 영혼이 돌아 왔을 때 고인을 ​​존중하고 축하하는 날이다.


멕시코의 전통에 의하면 매리골드 꽃의 강한 향기는 죽은 자의 영혼을 가족이나 친구에게로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는 믿음이 있다. 그리고 매리골드와 양초가 짝을 이룰 때 고인들의 영혼은 짧은 시간이지만 인생의 즐거움을 다시 누리게 된다고 한다. 매리골드 외에 글라디올러스, 국화, 맨드라미 등과 고인이 좋아했던 꽃들도 사용된다. 멕시코에서 매리골드는 죽은 자의 날뿐만 아니라 묘지, 개인 제단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많이 사용되는 꽃이다. 멕시코의 조상인 아즈텍인들은 매리골드를 의학적으로도 사용했었다.


따라서 매리골드는 멕시코에서 영혼과 같은 꽃이다. 이 꽃이 인도에서 전해진 것은 콜롬부스의 신대륙 발견에 의한 것으로, 인도에서 사용 된지는 350년 정도 되었다. 인도에서 매리골드의 사용 역사는 수 천 년 동안 매리골드를 사용해온 멕시코에 비할 바 못되지만 꽃의 사용문화 만큼은 멕시코 이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행사장에 장식된 매리골드 꽃 장식물
행사장에 장식된 매리골드 꽃 장식물

3. 인도에서 매리골드가 많이 사용되는 이유


인도에서 매리골드는 의식과 행사장에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많이 사용된다. 그 이유는 냄새와 상징성 때문이다. 매리골드 향은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냄새가 아니라 좋은 냄새라고 할 수 없는 강한 향이 난다. 이 향기는 많은 연구에 의해 곤충과 해충을 막아주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에서는 경험적으로 매리골드 향이 곤충을 회피하는 기능이 있음을 알아냈다. 그리고 상징적인 꽃이나 향기로운 꽃으로 행사장을 장식할 때 매리골드를 함께 장식함으로서 곤충과 해충의 접근을 막는데 사용해 왔다.


한편, 매리골드는 이름 자체가 성모 마리아(Marie)에서 유래되었을 만큼 기독교 및 가톨릭교와 관련이 많고, 수태고지 축일에는 신을 기다리는 인내심과 길조의 상징으로 매리골드 씨앗을 심는 일부 전통도 있다. 따라서 기독교와 가톨릭교와 관련이 많기 때문에 인도의 흰두교에서는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다.


인도의 흰두교에서 매리골드는 종교적으로 신성함, 항복과 순종을 상징한다. 그것은 매리골드의 색과 관련이 있다. 매리골드의 노란색은 신성함의 상징이며, 오렌지색은 항복, 순종을 상징한다. 신성함은 액운(厄運)으로부터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항복, 순종은 신에게 순종하겠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매리골드의 산스크리트어 이름은 Sthulapushpa인데, 이것은 신성에 대한 신뢰와 순종을 상징한다. 

 

매리골드는 꽃을 실에 꿰어서 많이 사용된다.
매리골드는 꽃을 실에 꿰어서 많이 사용된다.

4. 인도에서 매리골드의 사용문화


인도에서 매리골드는 앞에서와 같이 영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며, 동시에 신성함을 상징한다. 그러한 이유로 매리골드는 다양한 의식과 종교적인 장소, 출입구, 모든 교통수단의 앞, 레스토랑 외부, 힌두교 결혼식 등에서 사용된다. 특히 결혼식에서 매리골드는 신혼부부의 새롭고 밝은 시작을 상징한다.


인도에서 매리골드는 꽃에 실을 꿰어서 화환으로 엮은 것들이 많이 사용된다. 이것은 인도의 전통이 되었고, 필수품처럼 사용되고 있다. 인도에서 매리골드 화환은 명예, 존경의 의미로 사용되며, 액운을 막아주는 행운의 상징물로도 사용된다. 인도의 전통적인 화환은 주황색과 노란색 매리골드 꽃과 향이 나는 흰색 재스민이 혼합된 것들이 많이 사용된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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