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한 농작물 적응기술
상태바
기후변화에 대한 농작물 적응기술
  • 김민지
  • 승인 2020.11.04 0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옥정 지방농업연구사
경기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기후환경팀

 

빈번해지는 이상기상

 

올 여름 중부지방의 장마는 54일 이상 이어져 역대 최장 장마로 기록되었다. 유난히 따뜻했던 지난 겨울, 경기도 1월 평균기온이 1.6℃로 평년(-2.9℃) 대비 4.5℃ 상승하여 1964년 관측 이래 가장 기온이 높은 1월로 기록되었다. 작년 봄, 4월에는 영하 5℃ 이하의 이상저온, 5월에는 서리가 내려 과수 꽃눈이 얼고 농작물이 고사하는 등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2018년은 유례없는 폭염과 폭설을, 2017년에는 극심한 가뭄 등 과거 경험하지 못한 이상기상 현상이 최근 빈번해지고 있다.

 

이상기상에 취약한 농업

 

이상저온, 가뭄, 폭우, 폭염, 폭설 등의 기상이변 발생 빈도가 증가할수록 농작물의 피해가 속출하여 그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오랜 기간 동안 동일한 장소에서 생육하는 영년생 작물인 과수의 경우 갑작스런 기온 변화에 의한 냉해, 태풍 등의 직접적 피해뿐 만 아니라 평균기온 상승에 의한 과수 재배적지 북상 등 기후변화는 농업생태계에 많은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1. 기후스마트 농업 홈페이지 2. 기후스마트 농업회원

 

기후변화 주범 온실가스


기후변화는 인간 활동에 의해 꾸준히 증가한 온실가스 배출이 원인임을 전 세계 많은 과학자가 제시하였으며, 이에 따라 지구온난화를 줄이기 위한 국제협약(UNFCCC)이 공식 발효되었다. 195개국이 참여하는 파리기후협정 이행을 위해 우리나라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치(BAU) 851백만톤 대비 37% 감축하는 것으로 2015년 국제사회에 제출하고 부문별 감축 목표를 할당하였다.


농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산업화와 더불어 대기 중에 급증하게 된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부문은 에너지, 산업공정, 농업, 폐기물 등으로 나뉜다. 농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21.2백만톤CO2eq.으로 우리나라 국가 온실가스 총 배출량(694.1백만톤CO2eq.)의 약 3.1%를 차지하지만, 비료 사용 등으로 발생하는 농업부문 주요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보다 310배 높기 때문에 농업부문 온실가스 저감은 중요하다.


기후스마트 농업


이에 농업부문 기후변화 대응은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이고, 변화하는 기상환경에 적응하여 농작물 생산성은 유지·향상시킬 수 있는 ‘기후스마트 농업’의 실현이 필요하다. ‘기후스마트농업(CSA; Climate-Smart Agriculture)’은 2010년 UN 식량농업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에서 정의한 개념으로 기후변화 위기에서 식량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지속적 생산성 유지·향상의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고자 제시되었다.

 

기후스마트농업의 실현은 전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보다는 기후적응과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기존에 개발된 기술이나 영농관리방식을 지역의 여건에 맞게 적용하고, 이를 현장에서 확산되도록 하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2016년 국내 공공기관 최초로 ‘기후스마트농업 국제연맹(GACSA; Global Alliance for Climate-Smart Agriculture)’ 에 가입한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농업발전을 위한 연구와 기술보급을 위해 수행하는 기후스마트농업에 대해 몇 가지 소개하도록 하겠다.


첫 번째,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농작물 안정생산을 위해 투입하는 농자재로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 대표적인 농자재로 농작물 생산에 필수적인 비료의 질소 휘발에 의한 손실을 방지하여 비료 사용량은 줄이고 토양에서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온실가스는 줄이는 원예용 복합비료를 개발하여 노지 고추 재배 시 관행 대비 약 20%의 온실가스 저감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또한 벼는 튼튼하게 자라게 하면서 온실가스 발생은 줄이는 규산함유 복합비료 개발, 비료 시용량에 따른 국가 온실가스 배출계수 개발 등으로 농업 부문 온실가스 발생량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저감기술을 위한 연구개발은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3 원예용 복합비료 개발 시험포장 전경4 규산함유 복합비료 개발 시험포장 전경
3 원예용 복합비료 개발 시험포장 전경4 규산함유 복합비료 개발 시험포장 전경

 

두 번째, 농작물 안정생산을 위한 기후변화 적응기술 개발은 중·장기적인 예측을 통해 지역 내 주요작목의 재배적지 변화를 예측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대체작목을 선정하고, 지속적인 기온상승에 따른 아열대 작목 등의 신소득 작목 적응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고온, 일소, 동상해 등의 피해에 대비할 수 있는 햇빛차단망 등의 차광·환기시설, 방상팬, 방풍망, 미세살수 등의 관수시설 등 재배환경 개선 시설 보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시설 원예 에너지 절감 및 환경개선 등 농업 활동 전반에 걸쳐 ‘저탄소화’를 표방할 수 있는 연구개발 및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농업의 미래

 

기상환경에 가장 민감하고 취약한 농업은 저탄소 사회 전환을 위한 노력에 앞장 서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갈 미래 산업이 될 것이다. 기후스마트농업의 실현은 지역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후변화 영향평가와 실태조사에 따른 기술개발과 보급으로 실현할 수 있다. ‘농자천하지대본’이란 말처럼, 농사는 천하의 큰 근본이며, 나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힘으로 이 시대를 이끌어갈 미래 산업이므로, 경기도농업기술원은 기후스마트농업 실현을 통해 기술과 자원의 효율적 이용으로 미래 세대들이 번영할 수 있도록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이루어 갈 것이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