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브로콜리 '뉴탐라그린' 농가 소득증대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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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형 브로콜리 '뉴탐라그린' 농가 소득증대 기여
  • 이혁희 국장
  • 승인 2020.12.02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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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애월 고선심 대표

브로콜리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푸드 중 하나다. 비타민 C, 베타카로틴 등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유해산소를 없애줘 각종 노화와 암, 심장병 등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 소비자들도 브로콜리 소비를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브로콜리 종자의 경우,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와 재배농가의 경영비 상승으로 이어져 왔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에서는 2017년에 제주형 만생종 브로콜리 ‘뉴탐라그린’ 품종을 출원,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월간원예가 제주 애월에서 뉴탐라그린을 재배하는 고선심 대표를 만나 ‘뉴탐라그린’ 재배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주 애월 고선심 대표

 

브로콜리 주산지를 사로잡은 ‘뉴탐라그린’


제주도는 브로콜리 재배면적이 1237ha(2019년 기준)로 국내 생산량의 76%가량을 점유하는 주산지다. 제주에서 브로콜리 재배가 시작된 것은 1960년대 말이었으며, 수요가 없어 재배면적 증가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1980년대 초반 호텔 납품용으로 5ha 정도 재배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 말까지만해도 재배면적이 겨우 13ha에 불과했다.

 

2002년대 초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10대 건강식품으로 브로콜리를 선정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효능이 널리 알려져 소비가 증가했다. 이 시기에 재배기술 개발이 본격 추진되었고, 감귤 폐원지에 브로콜리 재배를 권장하면서 브로콜리 재배 면적이 크게 늘었다.

 

제주농업기술원에서 육성한 제주형 브로콜리 ‘뉴탐라그린’은 안토시아닌 발현정도, 구형, 소화뢰의 크기, 상품성 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탐라그린’은 1월 말부터 2월까지 수확 가능한 품종으로 한겨울 수확을 목적으로 하는 작형이다. ‘뉴탐라그린’은 100% 수입종자에 의존해 경영비에 부담을 느끼던 브로콜리 농가의 소득증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2017년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출원한 ‘뉴탐라그린’은 아시아종묘, 조은종묘와 2020년까지 3년 동안 종자를 생산, 판매할 수 있도록 품종보호권 실시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뉴탐라그린’은 현재 10ha 면적에서 재배되고 있다.

 

제주농업기술원에서 육성한 제주형 브로콜리 '뉴탐라그린'은 안토시아닌 발현정도, 구형, 소화뢰의 크기, 상품성 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농업기술원에서 육성한 제주형 브로콜리 '뉴탐라그린'은 안토시아닌 발현정도, 구형, 소화뢰의 크기, 상품성 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강한 먹을거리 위한 친환경, 무농약 재배


고선심 대표는 제주도 애월읍 봉성리에서 양배추와 감귤, 브로콜리, 콜라비, 비트, 무, 마늘 등 다양한 작목을 66,115㎡(2만 평) 규모로 농사짓고 있다. 그중 19,834㎡(6천 평)의 농지에 브로콜리를 재배하고 있다.

 

농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친환경 재배를 도입한 고선심 대표의 농사 철학은 남다르다. “30년 전, 저희가 처음 농사지을 때에는 친환경 인증이 없었습니다. 친환경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자리 잡지 않았지만 건강한 먹을거리를 위해 친환경 재배를 시작했습니다.”

 

친환경 재배는 정식 직후부터 일반 재배와 차이가 난다. “친환경 재배 생산량은 심자마자 일반 재배와 차이가 납니다. 일반 재배의 경우, 10개 심으면 9개를 수확하는 반면, 친환경 재배는 똑같이 10개를 심었을 때 6~7개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일반 브로콜리는 출하량에 따라 시세 변동이 심한 편 이지만, 친환경으로 재배되는 브로콜리는 고정 판매처가 많아 시장 출하 가격에 큰 편차가 없다. 고선심 대표의 농장에서 1년에 출하되는 브로콜리 양은 약 24t에 달한다.

 

고선심 대표는 브로콜리뿐만 아니라, 모든 작목을 친환경과 무농약으로 농사짓고 있다.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지 않아 발로 뛰며 거래처를 찾아다녀야 했다. 믿음으로 거래하던 거래처가 대금 결제를 미루고 파산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주변 농가들과 함께 어려움을 이겨냈다.

 

고선심 대표 농장의 선별장 및 저장창고.
고선심 대표 농장의 선별장 및 저장창고.

 

농가가 인정한 브로콜리 품종 ‘뉴탐라그린’


고선심 대표가 생산한 브로콜리는 현재 유명 친환경 유통체인과 제주도내 급식 등 안정적 판매처를 확보했다. “브로콜리를 즙 제조용으로도 납품하는데 ‘뉴탐라그린’은 분지 부분이 두꺼워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즙 또한 굉장히 달콤하고 맛있습니다. 이 때문에 저희 농장에서는 ‘뉴탐라그린’을 선호합니다.”

 

‘뉴탐라그린’은 화뢰의 구중이 평균 489g으로 같은 만생종 대비 월등히 높다. 또, 구고와 화경경(꽃줄기 굵기)도 대조 품종 대비 우월하다. 농가에서 브로콜리 재배 시 가장 주의하는 부분 중 하나가 안토시아닌 발현이다.

 

브로콜리는 기온이 낮아지면 안토시아닌을 생성해 화뢰 색깔을 붉게 만들어 상품성을 떨어뜨린다. ‘뉴탐라그린’은 저온하에서 안토시아닌 발생이 없다. 또한 제주지역에서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병해인 노균병에도 강하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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