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노지에서도 가능성을 발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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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노지에서도 가능성을 발견하다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0.12.24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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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홍성철 지도사

 

올해 초부터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급격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이른바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의 삶을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놓았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알고 있던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가 다른 대륙보다 급격히 확산하면서 그동안 선진국에 대해 가지고 있던 환상이 깨지고 있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고 있던 것들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다. 선진국의 의료시스템이 코로나에 맥을 못 추고, 봉쇄조치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집단으로 항의하는 시위장면들을 보면서 새삼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과 시민의식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고, 특히 전 세계 언론이 우리의 방역시스템에 대해 찬사를 보내게 되면서 우리 국민은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음을 느끼고 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이라는 용어가 우리 일상생활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농업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농촌진흥청을 비롯하여 지방의 농업기술원과 농업기술센터 등 농업기술 보급 관련 공공기관에서는 각종 기술보급사업과 교육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러한 업무들도 이제는 비대면으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실제 많은 농업인이 모여서 진행되는 교육도 이제는 영상을 통한 비대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영농기술 등에 대한 영상콘텐츠가 제작되고 온라인을 통해 제공됨으로써 농업인들이 교육장에 가지 않고 집과 농장에서 SNS를 활용하여 교육을 이수할 수 있게 되었다.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감귤기술교육 동영상 화면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감귤기술교육 동영상 화면

 

비대면 영농 활동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팜이라고 볼 수 있다. 2016년부터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기술은 이제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코로나 사태와 맞물리면서 비대면 활동은 4차 산업혁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스마트팜을 빼놓고서는 상상하기가 어렵다. 손안의 작은 세계인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언제 어디서나 세상과 소통하면서 경제활동까지 가능하게 되었다. 

 

농업 분야에서도 스마트팜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설명하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ICT 기술이 농업 분야에 접목된 스마트팜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온실에서 재배되는 파프리카나 토마토 등에 적용된 스마팜을 이용하여 빅데이터에 기반을 두어 작물에 알맞은 정밀 환경조절로 생산성 향상은 물론 인력절감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스마트팜은 단지 온실에서 재배되는 작물에 국한되지 않고 축산이나 양어장, 그리고 버섯재배에까지 확대 적용되어 많은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스마트팜은 환경조절이 가능한 시설을 중심으로 연구와 보급이 이루어져 왔으나 상대적으로 농업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노지 작물에 대해서는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설은 외부와 차단되어 있어 온도나 습도 그리고 광 등 환경조절이 인위적으로 가능하지만, 노지는 외부에 노출되어 있어 사람에 의해 조절이 힘들다는 한계가 있어 시설이 비해 연구와 보급이 더딘 상태이다. 그러나 다국적기업을 중심으로 유럽과 미국에서는 드론 등 ICT 기기를 이용하여 온습도 및 토양데이터를 수집하고 작물 생육을 모니터링하여 이를 기반으로 작물의 생육상태를 예측하고 수확 시기와 수확량까지 예측하는 기술이 실현단계에 와 있다.

 

노지감귤 스마트팜 구성도

 

우리나라에서도 상대적으로 저조한 노지작물에 대한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2018년부터 노지스마트팜 모델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에서도 2019년 ‘노지작물과원 스마트팜모델 개발사업’에 선정되어 올해까지 2년째 노지감귤을 대상으로 스마트팜 모델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제주의 대표적 농산물인 감귤은 재배면적이 25,000ha에 이르고 있는데 한라봉 등 만감류는 대부분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고 면적이 5,000ha인데 반해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온주밀감을 대부분 노지에서 재배되고 있다. 노지에서 재배되는 감귤 기술 중 당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농가에서 타이벡이라는 자재를 이용하여 토양을 피복하여 감귤을 재배하고 있다. 감귤 당도관리에서 중요한 환경요인이 일조시간과 토양수분인데 일조시간은 인위적으로 조절하기 불가능하지만 타이벡을 피복함으로써 토양수분을 인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노지감귤 스마트팜의 주요 구성은 감귤나무에 인식 태그를 달고 나무별 당도를 측정하여 당도분포를 분석한 후 당도 지도를 작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과원을 당도별로 구역을 나누어 구역별로 관수량을 조절하여 당도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나무별로 주기적으로 측정된 당도데이터는 휴대용 당도측정기에서 제주도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에 구축된 스마트팜통합시스템으로 전송되고 이 데이터에 기반을 두어 당도분포와 당도지도를 작성하게 되고, 관수관리는 구역별로 전자유량계와 전자밸브를 설치하여 관수량과 관수시간을 원격으로 조절하게 되어 있다. 

 

당도 분포 그래프(스마트팜통합시스템)
당도 분포 그래프(스마트팜통합시스템)

 

관수량은 당도분포에 따라 관수량을 가감하여 관리하게 되는데 관수량 데이터 또한 스마트팜 통합시스템에 전송되어 저장하게 된다. 이외에도 고해상도 카메라를 설치하여 하루에 1회 근접사진을 촬영 저장하여 병해충 발생을 예찰하고 감귤 생육변화를 알 수 있게 하였다. 

 

이 스마트팜 모델의 목적과 효과를 살펴보면 나무별 당도 등 생육정보에 기반을 두어 정밀관수를 원격으로 조절하여 균일한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함은 물론 수확시기를 예측하여 유통업자에게 품질과 수확시기에 대한 신뢰를 주는 것은 물론 병해충을 예찰하여 적기방제를 하여 농약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모델개발사업이 진행 중이거나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농가들은 그동안 경험에 의해 하던 과원관리를 데이터에 기반을 두어 과학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또한 자동 원격제어가 가능하여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어 앞으로 일반농가를 대상으로 확대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는 감귤을 대상으로 스마트팜 모델개발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일반 노지작물로 확대하여 스마트팜 시스템에 의해 손안에서 영농할 수 있는 세상도 그리 멀지 않으리라고 기대해 본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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