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특작, 성장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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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특작, 성장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할 것
  • 이혁희 국장
  • 승인 2021.01.0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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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황정환 원장

세계 최고 수준의 원예특작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는 농촌진흥청 국립특작과학원. 월간원예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황정환 원장을 만나 2021년 신축년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Q. 2020년 한해 여러 성과를 거두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표성과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 원예특작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추진해야 할 사업이 많았습니다만, 그중 가장 중요한 핵심연구는 세계 최고 수준의 품종을 육성하고 보급하는 일입니다. 
지난해에는 그 노력의 결과로, 마늘 ‘홍산’과 양송이 ‘새한’ 품종이 대한민국 우수품종상 대회에서 각각 대통령상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하였고, ‘소비 및 생산 환경 변화에 대응한 사과 신품종 개발·보급’ 과제가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2020년 책임운영기관 종합평가에서 ‘우수 기관’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우수 기관 선정에 기여한 성과 몇 가지를 말씀드리면 첫째, 민간과의 협업을 통하여 한여름에도 정상적인 작물재배가 가능한 ‘사계절하우스’를 실증하였고, 둘째, 일본 수출경쟁력이 높은 국화 ‘백마’ 품종을 해외생산기지에서 생산, 연중 수출이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세 번째로는 미세먼지 없는 학교 조성을 위한 그린스쿨 사업을 추진하였고, 넷째, 바이러스 진단키트 보급을 통하여 바이러스에 의한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다섯째는 원예 특용작물 분야에서 개발된 새로운 기술을 전국 253개소에서 보급하여 해당 농가의 생산성을 약 20%, 소득은 약 12%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Q. 품종 개발에 역점을 두신다고 하셨는데 새해 연구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작물마다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8∼15년이라는 긴 시간과 막대한 예산이 필요합니다. 또한, 품종 개발은 ‘종자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장 선점을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합니다. 2012년부터는 외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품종에 대하여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으므로 신품종 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로열티에 대응한 우수 품종 개발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시장 확대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먼저, 채소는 수입 품종을 대체하고 재해에 강한 품종 육종과 육종기술 개발에 역점을 둘 계획입니다.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양파 3계통을 육성하고 더위·추위에 잘 견디는 고추, 파프리카와 함께 대목용 토마토 품종도 선발하겠습니다. 또한, 수박, 양파, 딸기의 초고속 대량마커세트를 개발하여 민간 종묘업체에 보급할 계획입니다.  


과수는 구매패턴이 현재 맛에서 편의성, 건강, 안전으로 다양화함에 따라 먹기 편하고, 당도가 높고, 모양과 크기가 다양한 품종을 개발해 국산품종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품목별 세부계획을 보면, 핵과류는 소비자 수요가 많은 흑자색 체리(10계통)와 산 함량이 낮은(0.4%↓) 천도복숭아를 선발하고, 포도는 당도가 높으며 껍질째 섭취가 가능한 유럽계통을 선발할 예정입니다. 사과는 만생계통과 화상병 저항성 중간 모본 계통을 조기에 선발할 계획입니다. 배는 적색 껍질 품종과 생리장해를 줄일 수 있는 우량계통을, 단감은 생과와 연시로 동시 이용이 가능한 품종을 출원하겠습니다. 감귤은 9월부터 4월까지 다양한 시기에 수확할 수 있는 고품질 품종을 선보이겠습니다.


화훼는 경매사와 수출업체 등 현장 전문평가단과 함께 소비자 기호를 반영한 소비자·수출국 맞춤형 품종 육성에 주력하겠습니다. 국내시장용은 구근 부패 저항성이 뛰어난 나리와 세력이 강한 거베라 등 5작목에서 6품종을,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러시아 수출용 국화와 수송성이 우수한 장미·선인장 등 5작목에서 10품종을 선발하겠습니다. 인삼·약용작물·버섯 품종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인삼은 이상고온과 저온에 강한 품종 육성에 필요한 바이오마커를 개발하고, 약용작물은 연작장해를 해소할 수 있는 황기, 기계화에 알맞은 지황, 내습성이 있는 도라지 등 대면적 작물 위주로 품종 개발에 주력하겠습니다. 버섯은 기능성을 강화한 영지와 맛을 개선한 느티만가닥버섯을 선발하겠습니다.


품종 개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보급입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신품종 보급을 위해 재배 안정성과 시장 검증을 확보한 품종을 중심으로 우리 품종의 거점생산단지 조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유통전문가와 함께하는 시장성 평가와 산지마케팅 지원도 병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우수한 우리 신선농산물의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신선도 유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수확 후 관리기술도 적극 개발하여 보급하겠습니다. 

 

Q. 기후에 큰 영향을 받는 것이 또한 농업입니다. 새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어떤 연구들을 계획하고 계신지요?


한반도는 연평균 기온이 지난 100년간 1.7℃ 상승하였고, 2050년에는 평균기온이 3.2℃ 상승해 남한 지역 대부분이 아열대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봄철 냉해와 우박, 한여름에 발생하는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상으로 농업 현장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상시화 될 전망입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북부원예출장소, 아열대작물실증센터 설립을 통해 저온 적응성 품종과 아열대 작물을 선발 실증하고 관련 재배 기술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또한, 방충망을 이용한 우박, 태풍, 햇볕데임 피해 경감 연구를 추진하며, 이들 시설에 대한 규격표준화를 관계기관과 협의토록 하겠습니다. 스마트팜과 연계한 과원 자동화를 위해서도 일정 부분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에 노지 과수에 시설을 도입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입니다. 
이와 더불어 주요 원예작물과 병해충의 기후변화에 의한 영향평가와 생육예측모형을 개발하고, 신소득 작목인 아열대 작물의 현장 재배 연구와 기능성 차나무의 자원 도입, 품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참고로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상재해 대응 기술 개발과 더불어 품종의 다변화를 꾀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사과, 배, 복숭아, 포도, 감귤, 감 등 주요과수의 품목 수가 적고, 일부 품목의 경우 단일 품종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품목과 품종을 다양화하는 것은 다소 시간이 걸리는 일이긴 하지만 이상기상 대응을 위해 가장 근본적인 대응방안인 만큼 이 부분도 고려하여 연구를 추진하겠습니다. 

 

황정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이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열린 신품종 우리과일 페스티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황정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이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열린 신품종 우리과일 페스티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Q. 농업을 미래 산업이라고 하는데요. 미래 농업의 가치 향상을 위해 추진 중인 사업이 있나요?


2020년 3월 24일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법이 제정, 공포되었습니다. 치유농업법 제정으로 농업·농촌 자원을 치유자원으로 활용해 안전하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이와 관련한 전문 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습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그간 원예식물을 활용해 암환자, 생활습관성 질환자, 노인 등에게 안정과 이완 효과, 스트레스 감소 효과, 신체적 건강 증진 효과가 있음을 밝혀왔습니다. 실제 식물을 기르고 돌보는 경험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한 자세가 달라지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게 됩니다.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효과가 검증되기도 했는데, 암환자의 경우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우울감이 45%, 스트레스가 34% 감소했고, 행복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은 40% 증가해 환자의 자아존중감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전주시 3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식물 기르기 활동에서는 부모의 양육스트레스가 감소하고 자녀의 자존감과 정서표현이 증가하였습니다. 

치유농업의 성공적 안착은 이처럼 농업의 치유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농가의 수익 모델을 제시하는 등 산업적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2021년 법 시행에 맞춰 4가지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첫째, 농업의 치유효과에 대해 국민들이 믿고 활용할 수 있는 임상, 비임상적 효과를 구명하여 신뢰성을 높여가도록 하겠습니다. 둘째로 치유농업 관련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농업활동 지원용 도구, 장비 개발, 실용화 연구를 추진하고, 세 번째로는 치유농업 서비스 제공 모델을 발굴하여 성공사례를 확대, 적용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치유농업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생생한 정보와 연구 성과를 제공하는 정보망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농업에서 가장 주목 받는 것 중의 하나가 건강 관련 분야입니다. 이에 발맞춰 인삼·약용작물·버섯 같은 특용작물의 건강기능식품 원료 등록을 확대하고 트렌드에 맞는 고부가가치 기능성 소재 개발과 가공이용기술의 산업화에도 노력하겠습니다.

 

Q. 코로나19 여파로 농업 현장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농업 현장에서 대두되는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요?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따라 우리 농업 분야도 많은 부분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농산물 구매 패턴이 비대면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점입니다. 2020년 초 온라인 식품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온라인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온택트’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기술보급과 영농지도도 효과적인 비대면 전환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기존의 집합교육 중심의 관행적 기술보급 체계를 보완할 수 있도록 수요자 중심의 온라인 강의, 영상 컨설팅, 모바일 현장기술지원 등을 추진해 필요한 정보가 시의적절하게 농업인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농촌지역 노동력 확보에도 어려움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여 자동화, 로봇화, 무인화 하는 영농기술을 개발하여 근본적으로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코로나19 위기는 농업 분야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농기술의 디지털화를 통해 우리 농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새해 아낌없이 지원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2021년은 소의 해입니다. 소는 예로부터 근면함과 성실함, 뚝심과 추진력을 상징하는 동물로 우리 민족은 한 식구나 다름없이 소중히 여겨왔습니다. 여러분도 흰 소의 기운을 받아 꿈과 희망이 결실을 맺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울러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원예특작산업이 성장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새해 첨단농업기술과 현장중심의 기술개발, 실용화에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원예특작산업의 미래가치를 창조하는 글로벌 R&D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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