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농촌인력 문제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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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농촌인력 문제 해결할 수 있다!
  • 나성신 기자
  • 승인 2021.02.01 17:2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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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마시 김용현 대표

 

농촌의 일손 부족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방법

 


2015년 법무부는 특수한 계절에 수요가 집중되는 농어촌 인력난을 해결하고자 3개월짜리 ‘외국인 계절 근로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각 지자체가 필요한 수의 외국인 인력을 법무부에 신청하면 그만큼의 인력이 입국해 각 농촌으로 파견된다. 2020년 4500여 명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 입국이 예정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단 1명도 입국하지 못했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 규모로 농업에 배정된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데리고 올 수 있는 지자체가 있을지 알 수 없다. 2주 이상 방역 당국의 관리하에 격리를 시켜야하는 비용과 시간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608명과 353명을 신청한 강원 양구와 인제의 농가들이 겪을 고통은 형언하기 어렵다.     


일례로 외국인 근로자 70명을 요청한 경북 봉화군은 수박 순지르기(수박의 곁순을 잘라내는 작업)를 할 일손이 부족해 쩔쩔매고 있다.


6월 말까지 수박 순지르기를 해주지 않으면 수박 크기와 당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송대호 봉화마을영농 총무는 “외국인 근로자가 1명도 오지 않아 지난해 대비 인력이 30% 감소했다”며 “주말에 서울 등 외지에 사는 가족을 내려오게 하거나, 인근 인삼공장 근로자를 교통비 줘가며 불러온다. 일당이 8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올랐다”고 전했다.


“직원들 월급은 줘야 하는데 손님은 없고… 가만있을 수 없어서 이곳으로 왔죠.”
서울 강서구에서 괌·사이판 전문여행사를 운영하던 오종길(가명, 60)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던 작년 2월 말부터 완전히 수입이 끊겼다. 30년 넘게 여행사를 운영해온 그는 “1997년 외환 위기도, 2008년 금융위기도 겪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석 달간 사실상 휴업 상태가 지속되자, 6월 말 오씨는 강원 양구군의 한 사과농장으로 내려왔다. 그가 농장에서 맡은 일은 사과나무 가지에 달린 잔 열매를 잘라내는 적과 작업과 잡초 제거. 하루 8시간 일해 8만 원을 받는다. 숙소와 점심 식사는 농장에서 제공한다. 오씨는 “농장 사장이 내게 ‘머리도, 얼굴도 허연데 일할 수 있겠냐’고 했다. 예순 살 되도록 농사일은 해본 적 없지만 오기로 버텼다. 지금은 농장주가 ‘같이 사과 농사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받았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막연했던 귀농의 꿈을 보다 현실화하게 된 것이다.

 

 

 

30대, 장기 불황 속에서 일자리 찾기 위해 농촌으로

 


코로나19는 농촌을 넘어 도시에서도 많은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다. 그중 항공 관광업계에 큰 타격을 줬다. 많은 업계 종사자들이 실직하거나 월급의 일부만 받고 대기하거나 근로시간을 줄이는 등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 갈수록 일자리는 부족하고 환경의 변화는 알 수 없는 혼란의 시대 속에서 경험과 노동력을 갖춘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청년실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취업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이런 장기 불황 속에서 도시 청년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해 농촌으로 이동하고 있다. 


통계청(2017)이 발표한 2016년 귀농어·귀촌인 통계를 보면, 지난해 귀농·귀촌인과 동반가족 49만 6,000명 중 30대 이하 젊은층이 24만 9,000명(50.1%)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귀농인과 귀촌인 중 각각 25.8%(5307명), 51.1%(24만 3,413명)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30대 이하 젊은 층의 귀농·귀촌은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촌 인구가 위축되고 감소하는 속도가 최근 정체되고 있다. 이는 역도시화(逆都市化, Counter-urbanization) 현상으로 보여진다. 즉 도시민이 도시 밖으로 벗어나 도시의 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이다.

 

푸마시와 같은 형태의 중간조직형태에 도시 근로자를 보다 숙련하고, 노무관리 등에 드는 비용을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한다면,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장기적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푸마시와 같은 형태의 중간조직형태에 도시 근로자를 보다 숙련하고, 노무관리 등에 드는 비용을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한다면,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장기적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푸마시를 통한 농촌일자리 연계 현황

 


위와 같은 사회문제는 푸마시를 통해 2018년도부터 최근까지의 농촌 일자리 연계를 희망한 도시민들을 통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두 가지 연도별 차트를 비교해보면, 기존 농촌 일자리에 대한 선입견을 품고 있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일반적으로 농촌 일자리에는 중장년의 나이대인 50 이상이 적합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농업의 미래에 자신들의 젊음과 나이를 투자하고 싶어 하는 의지를 가진 청년들이 많다는 것을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현재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40대 가장들의 가입률이 2020년, 특히 5월에 들어 40%를 넘어설 정도로 그 상승곡선이 굉장히 가파르다. 자차비율은 80%에 육박하며, 지역과 작물을 가리지 않는 수치를 보여줬다. 특히, 오렌지색으로 그려진 여성의 비율이 30대 후반부터 40대 중반까지 남성을 앞지르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농촌 일자리 시장으로 이동하는 새로운 세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들을 농촌 일자리에 제대로 안착시킬 수 있는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나아가 농촌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도시 출생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농촌생활 전문가이드 또한 필요하다. 같은 한국 국적으로 말이 잘 통할 뿐, 농장주에게 있어 도시인들은 농사일에 낯선 외국인과 다름없을 수도 있다.

 

 

 

도농 일자리 지원사업의 방향

 


2020년 5월 기준 푸마시의 1천323명 온라인서비스 가입자 중 경기(416명)와 서울(360명)이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울산, 창원 등이 포함된 경남과 인천, 대구, 부산의 비율이 그다음으로 비슷하고, 농촌과 인접한 지자체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다. 반면 대도시 가입자들은 많다. 이는 농촌에서 농촌으로 일자리를 지원할 사람이 없다는 결과이기도 하지만 대도시의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농촌 일자리 지원 수요가 충분하다는 의미이다.


귀농의 꿈에 부풀어 융자를 받아 농사를 시작해도, 실제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업농으로 자리 잡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모두 느끼고 있다. 새로운 귀농귀촌 세대로서 유입될 도시민. 그들은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농업농촌 경제에 접근하고 있다. 서울시는 작년 5월 말부터 시행하는 농촌일손 교류와 농촌 일자리 지원사업을 통해 푸마시와 함께 최선의 적응방법을 찾고 있다. 농식품부도 도시민의 원활한 접근을 위한 도시형 농촌인력중개센터 시범사업으로 푸마시를 지난해 9월에 선택했다. 작년 한 해 동안 50여 농가에 연인원(man-day) 만여 명을 제공해본 경험을 통해 더 나은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


농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농작업에 적응된 숙련노동자(skilled worker)다. 숙련되는데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마음가짐과 태도, 성실성을 중요하게 꼽는다. 하지만, 외국인 노동 인력에 익숙해진 농촌에서는 노동력의 평가 기준은 높기만 하다.


실제로 직업정보제공 서비스를 통해 일자리 연결만 하게 되었을 때 미숙한 노동으로 인해 농장주들이 불만을 품고 미지급사태도 벌어졌다. 따라서 도시 근로자는 8주 이상 장기 임금 미지급 사태가 벌어지고, 농장주는 만족할만한 노동력을 제공받지 못해서 관계가 틀어졌다. 2주를 채우지 못하는 도시 근로자가 50%를 넘었으니 중간에서 이 둘 사이를 중재하는 팜코디(매니저)가 더욱 힘들어했다.

 

오후 4시에 하루목표량을 마치고 조기 퇴근 세러모니를 펼치는 고창 참가자들
오후 4시에 하루목표량을 마치고 조기 퇴근 세러모니를 펼치는 고창 참가자들

 

 

팜코디 관리하에 공동숙소 운영

 


따라서, 도시민 근로자들이 최우선 해결과제라고 꼽았던 것이 척박한 농가 숙소 생활환경 개선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팜코디 관리하에 공동숙소를 운영했다. 영농작업반을 조직하고 농업회사법인 푸마시 소속으로 근로자들은 계약된 서비스를 농장주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12일 이상 일하는 근로자 비율을 60%를 넘어서게 되었다. 그리고 농장주와 도급계약 후 팀성과제(공동목표달성 후 개인 추가 목표 부여)를 강원 인제와 전북 고창에 도입했다. 앞으로 농장주들이 자체고용하는 형태보다 필요한 기간에 예약하는 근로자파견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푸마시와 같은 형태의 중간조직형태에 도시 근로자를 보다 숙련하고, 노무관리 등에 드는 비용을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한다면,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장기적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현재 음성적으로 진행되는 인력소개 및 불법 파견 시장을 양성화해서 농번기 치솟는 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농장주의 농산물 판로확대, 정부의 유통지원책 있어야

 


농장주도 사업가로서 수익을 남겨야만 한다. 더 잘 팔지 못한다면, 원가를 줄이고, 인건비에 현안이 될 수밖에 없다. 도시 근로자들의 농작업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시간이 절대적으로 소요되고, 이에 대한 비용부담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농산물 판로확대 및 유통지원책이 추가된다면 농장주의 실질소득이 증대되어 선순환 구조가 될 것이다. 이는 생산과정을 푸마시와 도시 근로자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더 좋은 농산물을 선별하고 소포장하는 현지유통에 기여할 수 있었다. 실제로 전남 고구마와 강원도 감자를 서울 강서시장의 전문 시장도매인을 통해 농장주가 만족할만한 거래가 성사됐다. 이처럼 현지에서 활력 넘치는 도시민들이 소비자의 눈으로 산지 직거래에 참여하게 된다면, 더욱 저렴하게 좋은 농산물을 신선하게 먹을 기회가 비대면 온라인 쇼핑시대에 각광받게 될 것이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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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원 2021-02-13 09:49:28
좋은 아이디어인데 아직 보완힐 부분이 많은것 같네요

양용주 2021-02-07 21:26:57
하지만, 푸마시는 해법이 아닙니다.

위법을 일삼는 회사가 대안이 될 수는 없습니다.

공동숙소요?
그 공동숙소(인근 민박, 펜션) 3인 1실 한 달 방값 45만원인데 1인당 30만원씩 3명이면 90만원을 가져갑니다
45만원이 남는데 어디에 씁니까?

사람이 많을 땐 방 5개~7개도 사용했었죠
방 하나당 2명일 땐 15만원 3명일땐 45만원이 남는데 방 잡는데 드는 인건비라고 했죠?
그 인건비는 정부사업으로 사업비가 나오는데 근로자한테 떼어갔죠?

게다가 일 못하는 사람있으면 구두로 해고통보하고 집에 돌려보냈죠?
5인 이상 사업체가 구두상으로 해고통보하는거 위법입니다.

4~50명이 넘는 분들중에서 저 말곤 근로계약서 쓴 사람도 없었네요 물론 1달만에 썼죠!
위/법/만/연/ 엉터리 회사입니다

양용주 2021-02-07 21:19:10
역사적으로 농기구의 발달은 1차 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대폭 감소시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농업은 수작업을 필요로 하고, 인력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오늘날 한국의 경제발전은 전 산업의 기본 인건비를 상승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고, 저부가가치 산업인 1차 산업은 재료비와 노무비의 비중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인건비가 비싼 내국인 보다는 보다 저렴한(최저임금의) 인건비로 채용할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를 선호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현재 코로나 시대를 맞아 실업으로 일자리가 필요한 내국인과 외국인 노동자의 입국불가 라는 상황이 맞아 일손을 필요로 하는 농촌에서 내국인에게도 채용 시장의 문을 열고 있는 게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