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경영 안정을 위한 보험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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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경영 안정을 위한 보험의 필요성
  • 나성신 기자
  • 승인 2021.03.0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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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미복 연구위원
2016년 ‘밤’ 재해보험 상품설명회 장면
2016년 ‘밤’ 재해보험 상품설명회 장면

 

최근 이상기후로 농작물 피해가 커지는 등 다양한 농업 활동 중 일어나는 위험이 증가하여 보험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농업재해보험은 2001년 보험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가 부족해 우려가 있었지만 가입 의사가 높았던 사과, 배 상품을 시작으로 도입됐다. 이후 대상 품목 및 보장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보험 가입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는 등 지난 20년 동안 외연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대상 품목 수 16.6배, 예산 50배, 가입 농가 수 35.6배, 보험가입 금액 60배 등 외연이 확대됐다.


농업재해보험은 자연재해 피해를 사후적으로 구제하는 대신 농업인이 보험 상품에 사전 가입하도록 하여 자율적 위험관리 대책을 수립하도록 지원하는 데 의의가 있다. 농업재해 대책 지원은 사후적 성격인 반면, 재해보험은 사전적 예방 성격이 강조되고 발생하는 위험을 농업인·정부·보험 사업자가 분담한다는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다. 즉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분산하고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위험에 대해 보상하는 구조이다.


개별 가입 농가 입장에서는 위험이 발생하지 않으면 장기적인 보험료 지불로 비용만 발생하게 되지만, 언젠가 위험이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받아 그동안의 비용이 상쇄되는 구조이다. 이때 발생한 위험에 대한 보험금이 그동안의 보험료 비용에 비해 작을 경우 개인이 모아둔 자금으로 해결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돼 보험 가입을 꺼리게 된다. 반대로 재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여 비용 대비 편익상 손해가 아닐 경우에만 주로 가입하게 된다. 결국 손해율이 높은 참여자만 남게 되는데 이를 보험에서는 역선택 현상이라고 하며 이는 지속가능한 보험을 어렵게 하는 요소이다.


정책보험은 민간의 시장 원리에 의해서는 성립하기 어려운 경우에 공공 주도로 만들어진 보험을 말한다. 그럼에도 보험의 원리를 활용해 최적의 재원 분배를 도모하고자 하기 때문에 다양한 위험 정도를 가진 참여자들이 다수 가입해야 한다. 역선택 등으로 위험도가 높은 참여자만이 존재할 경우 정책보험이라 하더라도 지속하기 어렵게 된다. 다양한 위험도를 가진 농가가 참여하기 위해서는 보험료, 보험금 규모 즉 상품 설계가 적절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 농업재해보험은 질적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농민, 재해 보험 불만 많아


지난 20년 동안 보험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고 가입률도 증가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보험에 대한 불만과 정부의 재정지출 부담이 상당하다. 가입률 제고는 위험분산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정책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 단순 보장 확대를 통한 가입률 제고가 아닌 보험 고도화를 통한 상품이 개선되어 가입이 확대될 수 있도록 관심을 두어야 할 때다.


이를 위한 몇 가지 과제를 제시하자면 첫째, 보험정책의 적합성이 품목마다 차등적이므로 다양한 보완정책이 필요하다. 농업은 기상이변 노출에 취약한데 기후변화로 재해가 빈번해지고 있다. 하지만 그 피해 규모를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체 수단 부족으로 보험정책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농업 특수성으로 보험정책에 의존 경향이 강해지고 있지만 보험 상품 설계가 일률적이기 때문에 품목마다 보험 상품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어 다양한 방식의 경영안정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둘째, 경영위험의 복합화·규모화로 ‘피해’에 대한 정의가 다양해짐에도 불구하고 보험금과 실제 보상과의 괴리가 나타나고 있는 점을 해결해야 한다. 농업에 영향을 미치는 기상 이변이 빈번해짐에 따라 내생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영향은 단순히 생산량뿐 아니라 품질 등 복합적으로 나타나 결국 수익의 하락을 야기한다. 결국 영농활동 불확실성이 확대되어 농업인의 보험 보상 범위 확대는 지속될 것이지만 기반 부족으로 엄밀한 보험 상품 설계에 한계가 있어 왔다. 보험 기반을 강화해 재해 원인에 따라 보상하기보다 재해로 인한 피해 수입(수익)에 대해 보상하는 상품이 필요하다.

 

배나무화상병
배나무화상병

 

농가 맞춤형 상품 제시 어려워


셋째, 보험 인프라를 강화해 보험 효율성 및 고도화를 도모해야 한다. 농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재해 발생이 일시적이고 다수이지만 이에 대한 손해평가는 목측(目測)에 의존하는 등 보험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정책 보험의 경영위험관리 효과는 제한적이다. 농가 단위 매출 관련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농가 맞춤형 상품 제시가 어렵고 이는 비효율적 자원 배분 발생 가능성을 의미한다. 보험 기반 고도화 및 경영안정정책군(群) 재구성으로 농업재해보험제도의 효율성 제고해야 한다.


제도 개선이 미봉책으로 그치지 않고 체계적 관리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보험 기반 강화가 시급하다. 보험 기반은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운용할 수 있고 경영정보, 영농정보 같은 통계뿐 아니라 상품 개선, 사후관리까지 포함된 전주기 관리체계도 포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병해충, 경영비 변동 같은 농가가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에 대해 보험정책을 설계하고 연계하여 경영안정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기후변화로 재해가 일상화되었을 뿐 아니라 농업 활동 중에 직면하는 위험이 다양해지고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예상치 못한 피해에 대한 정책보험의 적극적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농업재해보험은 본질적으로 시장을 활용할수록 정책 효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보험 기반 확대로 보험이 경영안정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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