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 기대 신품종 프리지아 ‘써니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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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 기대 신품종 프리지아 ‘써니골드’
  • 국정우 기자
  • 승인 2021.03.3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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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군 남산농원 박명준 대표

전남 영암군 남산농원 박명준 대표는 국내 화훼 시장이 호황이던 시절, 어려운 시절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일본 시장을 노크하며 해외 시장을 개척했다. 2년 동안 인건비와 항공료도 남기지 못했지만, 신용과 약속을 최고로 생각하고 꾸준히 수출의 길을 열어왔다. 철저한 품질관리와 정직함을 인정받은 박 대표의 꽃은 일본 동경의 동양 최대 공판장 FAJ(Flower Auction Japan)으로부터 일본 농부와 동일한 생산자 바코드를 부여받아 수출되고 있다. 국산 품종 프리지아를 수출하며 대한민국 화훼산업의 위상을 드높이는 박 대표를 만나 신품종 프리지아 이야기를 들었다. 

진 노란색 겹꽃으로 향기가 진한 ‘써니골드’는 화폭이 5.8cm 정도의 중·대형화다.

“수출밖에 길이 없다”
전남 영암에서 남산농원을 운영하는 박명준 대표는 시설 하우스 1만9834㎡(6000평)와 노지 6611㎡(2000평), 총2만6446㎡(8000평) 규모의 화훼농사를 짓고 있다. 1990년도에 화훼 농사를 시작해 안개꽃(속근초)를 재배하다 카네이션, 백합, 아이리스 등 다양한 꽃을 재배해왔다. 1990년대 중반부터 대륜 계통 국화를 일본에 수출해오다 2005년도에는 수출 회사를 설립했다. 과잉생산 등으로 국내 가격이 하락했고, 박 대표는 ‘수출밖에 길이 없다’고 생각하며 새로운 해외 유통 판로 개척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스위트레몬품종

“처음에는 가격을 얼마 받지 못해 몇 년 동안 고통을 겪었습니다. 수출업체에만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수출회사를 설립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수출회사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박명준 대표는 대륜 계통을 중심으로 화훼농사를 지어오다가 수입으로 인해 가격 형성이 어려워진 국내 시장 상황 변화 때문에 현재 소국의 일종인 스프레이 국화 10여 종을 재배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 수출을 목적으로 20년 넘게 금어초를 재배하고 있으며, 해마다 2000~3000평 가량 프리지아를 재배하고 있다. 

박명준 대표는 프리지아 농장에 일일이 정식한 날짜 및 몇주를 심었는지 표시해둔다.

국산 프리지아 수출로 일본에서 인정
수출로 안정적인 소득 수준을 이루었고, 일본의 내로라하는 육종회사와 기술교류를 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이에 안주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 품종을 수출하겠다고 결심했고, 농촌진흥청과 대학 원예학과 교수들에게 국산 품종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프리지아는 네덜란드의 이본느 종자를 재배해 수출했습니다. 하지만 국산 품종이 아니라 자꾸만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7~8년 전에 농촌진흥청에 연락해 수출하고 싶으니 경쟁력 있는 국산 품종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박명준 대표는 프리지아를 수확해서 저장고에 넣었다가 출하한다.

박 대표는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에 국산 품종이 있으면 수출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했다. 하지만 국산 품종은 국내에서도 알아주지 않고, 국내화훼농가도 수입 종자에 의존하기 때문에 힘든 실정이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국내에서 잘 된다고 하는 품종을 재배해보라며 ‘골드리치’를 추천했다. ‘골드리치’는 진노란색 겹꽃으로 꽃이 크고 꽃색이 선명하며 꽃대가 튼튼하고 곧아 품질이 좋았다. 꽃이 순차적으로 피는 단점을 수명이 길게 가는 장점으로 살려 일본에 30만본 납품을 요청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수출이 잠시 멈췄다. 

“3년 연속 ‘골드리치’를 수출했습니다. 김포에서 하네다로 수출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항공편이 막혀 물류 이동이 어려워 수출이 잠시 중단된 상황입니다. 해마다 꽃을 거르지 않고 수출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경쟁력을 갖춘 우리 꽃으로 지속적인 해외 시장 노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프리지아를 이용해 만든 꽃다발

향기 진하고 진 노란색 써니골드, 소비자 선호 예상
남산농원 박명준 대표가 ‘골드리치’에 이어 기대하고 있는 프리지아 국산 신품종이 있다. 바로, ‘써니골드’다.
진 노란색 겹꽃으로 향기가 진한 ‘써니골드’는 화폭이 5.8cm 정도의 중·대형화다. 자연 개화 시 개화 소요 일이 137일 정도의 조생종 품종으로 9월 말 정식하면 1월말부터 안정적인 개화가 가능하다. 꽃대가 굵고 직립성이 강한 특성이 있다. 재배 기간 내 바이러스와 구근 부패병 발생이 적고, 구근 증식력이 우수한 품종이다. 박 대표는 3년 전부터 번식을 시작해, 현재 50평 규모에 3000주 정도를 재배하고 있다. 박 대표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써니골드의 향기다.

박명준 대표가 프리지아를 살펴보고 있다.

“주요 프리지아 재배 품종은 향기가 약합니다. 써니골드는 다른 품종에 비해 향기가 진해 소비자에게 호평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명준 대표는 농촌진흥청과 함께 10여 가지 색상의 국내산 프리지아를 생산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종묘를 만들어주면, 구근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노란 계열 프리지아만 선호하지만, 일본에서는 다양한 색상의 꽃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종자를 보급해 지속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상황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색상의 프리지아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서 기대효과가 크다고 봅니다. 다양한 색상의 프리지아는 곧 경쟁력이고, 수출에 있어 전망이 밝다고 기대합니다.” 

전구를 이용해서 흐린날 활용하고 있다.

 

최윤정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 
농업연구사

향기 진한 진노란색 겹꽃 프리지아  ‘써니골드’

프리지아는 남아프리가 원산인 구근 화훼로 이른 봄 다양한 화색과 향기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꽃이다. 국내에서는 2~3월 개화하여 주로 졸업식과 입학식 꽃다발 선물로 소비되고 있다.
프리지아는 국내 절화 시장에서 7위를 차지하는 중요한 작목이나 2008년 이전까지는 대부분 네덜란드에서 육성한 ‘이본느’ 품종이 재배되었다. 종자 국산화를 위해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1999년부터 프리지아 육종 연구를 시작했고 2003년 최초의 국산 프리지아를 개발하여 2008년부터 보급했다. 프리지아는 다양한 화색이 존재하지만 국내 시장의 약 80% 이상을 노란색 품종이 차지하고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2008년 얇은 꽃대와 소화수를 보완한 노란색 ‘골드리치’ 품종을 개발·보급했는데 덕분에 국내 육성 품종 점유율은 60.4%(’18)까지 비약적으로 증가하며 국내시장에서 국산 품종이 자리 잡는 계기를 마련했다(’18, aT화훼공판장). 참고로 2019년부터 재배가 증가되고 있는 네덜란드 육성 품종 ‘쏠레이’는 꽃대가 단단하고 수량이 많으나 꽃색이 선명하지 못한 단점이 있다. 
한편, 국립원에특작과학원은 ‘골드리치’를 대체할 품종으로 ‘써니골드’를 개발했다. ‘써니골드’는 진노란색 겹꽃으로 화폭 약 5.8cm의 중대형화이며 자연 재배 시 개화소요일이 약 137일 정도인 조생종 품종이다. 꽃대가 굵고 튼튼하며 꽃줄기가 곧게 자라는 장점이 있어 고품질의 절화 생산이 가능하다. 9월 말 정식하면 1월 말∼2월 초 졸업 시즌에 안정적인 개화가 가능하다. 또한, 저온으로 관리할 경우 3월 수출 작형으로도 이용할 수도 있다. 현재 주요 재배 품종은 향기가 약한 단점이 있으나 ‘써니골드’는 향기가 진해 재배 농가나 소비자에게 사랑받고 있다. ‘써니골드’는 2019년 품종 보호 등록되어 농가에 기술이전, 보급 중이다. 구근을 생산한 뒤 2022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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