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감을 위한 자가결실성 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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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감을 위한 자가결실성 배를 소개합니다”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1.03.3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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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랑 농업연구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각광받는 자가결실성 품종
최근 농약의 사용, 대기오염, 잦은 기상이변에 의한 방화곤충(訪花昆蟲)의 감소로 결실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안전착과를 목적으로 배 과원에서는 사람이 직접 꽃가루를 묻혀주는 일을 필수 작업으로 채택하고 있다. 
특히 신고 단일품종으로 구성된 농가에서는 적과노력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인공수분작업을 활용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결실량 확보를 위해 수분수를 10∼20% 수준으로 혼식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나 인공수분과 자연수분을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아 적과노력 또한 많이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농업인의 고령화와 부녀화, 고용 인력 부족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농가경영에 제한적인 요인이 될 뿐 아니라 충매활동도 어려움이 지속됨에 따라 이런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자가결실성 품종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가불화합 유전자를 지닌 배
식물에서 암술머리에 자기 꽃가루가 부착되어 수정이 되고 열매가 맺힐 수 있다면 자가화합성(自家和合性, self-compatibility)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 문제가 생겨 수정되지 않거나 낙과되는 경우를 자가불화합성(自家不和合性, self-incompatibility)이라고 한다.
이것들은 종자가 생기지 않고 결실조차 되지 않은 원인이 되는데, 거의 모든 배 품종들은 자가불화합성을 보인다. 그 원인으로는 배에 존재하는 자가불화합을 나타내는 유전자의 작용에 기인한다. 이 유전자는 자기의 꽃가루를 인식하고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품종의 꽃가루를 받아 결실할 수 있도록 스스로 조절하는 기능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배에서 자가결실성 품종 육종은 ‘오사이십세기’가 발견되면서부터인데 ‘오사이십세기’는 ‘이십세기’에서 암술대에 돌연변이(Style-part Mutant, SM)가 일어나 자가결실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십세기’의 자가불화합인자형은 S2S4로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붙으면 S2와 S4에 대한 특이적 분해효소인 RNase가 발현되어 화분관이 신장할 수 없도록 저해한다. 그러나 암술대에서 S4 유전자를 가진 꽃가루가 신장하는 것을 막을 수 없도록 변이가 생긴 ‘오사이십세기’는 S4를 가진 자기 꽃가루로도 수분 수정이 가능하게 된다.

스위트코스트

배연구소가 육종한 ‘스위트코스트’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노력과 비용이 적게 소요되는 자가결실성 품종개발을 위해 1992년부터 육종을 하고 있으며 품종 육종효율을 높이고자 다수의 S4smS4sm 계통을 육성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교배실생 양성과 평가를 계속하여 ‘오사이십세기’보다 과실 품질이 우수한 자가결실성 품종 및 중간모본을 선발하게 되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에서 육종한 자가결실성 품종인 ‘스위트코스트’는 ‘원황’에 ‘오사이십세기’ 자식호모계통(자가불화합인자형 : S4smS4sm)인 ‘92-18-31’을 교배해 육성하였다. 과형은 원편원형, 과피색은 황갈색이며, 과중은 460g이다. 당도는 12.2 Brix로 높고 풍부한 과즙과 부드러운 육질로 식미가 우수하다. 자가결실성이기 때문에 안정결실이 가능하며 단일 품종 재배가 가능하다. ‘신고’, ‘원황’, ‘황금배’ 등과 교배친화성이 있고 꽃가루 양이 100화당 292mg으로 ‘금촌추’ 120mg 등을 비롯한 다른 품종보다 많아 수분수로도 활용가치가 높다.

안정적으로 결실 맺다 
자가결실성 품종이라 하여도 암술머리에 꽃가루는 옮겨 주어야 한다. 즉 방화곤충이나 인공수분은 여전히 필요하다. 다만, 방화곤충이 같은 나무에서 계속하여 꿀이나 꽃가루를 얻기 위해 이동하여도 정상적인 수정이 되기 때문에 다른 품종의 꽃가루를 가져오기 위해 이동하는 노력이 줄고, 온도가 낮아 활동 반경이 줄어들어도 결실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자가결실성 품종은 과다착과가 되기가 쉬우며, 이때는 수세가 약화되고 과실 균일도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 적뢰, 적화 및 적과로 수체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농작업 시간 중 인공수분이 차지하는 비율을 일부 절감할 수 있으며, 꽃가루를 구입 할 필요 없이 안정적인 결실이 용이하기 때문에 노동력과 비용 절감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최근에 육성한 자가결실성 배는 화분량도 많고 결실 안정성이 있어 품종으로뿐만 아니라 수분수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자가결실 품종에 비해 더욱 과실 품질이 좋고 다양한 수확기를 가지면서 자가결실률이 높은 다양한 품종개발 연구는 지속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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