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부터 뿌리까지 연의 무한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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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부터 뿌리까지 연의 무한한 변신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1.03.30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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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흥시 관곡지연근농장 오후진 대표

 

연으로 유명한 관곡지에는 오후진 대표의 관곡지연근농장이 자리 잡고 있다. 10ha(3만 평)의 드넓은 농장은 무료개방으로 7월부터 8월까지 연꽃 개화기에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또한,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연을 가공한 상품이 준비되어있다.

 

관곡지는 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농학자였던 강희맹이 명나라에서 연꽃씨를 가져와 심은 장소로 시흥시 향토유적 제8호로 지정되었다. 조선 시대부터 연과 연이 깊은 관곡지 옆에는 연꽃테마파크가 조성되어있다. 중심지는 시흥시가 관리하지만, 나머지 90%의 땅은 오 대표의 연꽃이 심겨있다. 매해 많은 관광객과 철새들이 찾아오며 입장료가 없어 마음 편히 들려 구경할 수 있다.

연이 닿아 쌓아온 입소문
16년 전, 오 대표는 연 가공을 결심하고 농업에 발을 내디뎠다. 연은 꽃부터 뿌리까지 전부 먹을 수 있지만 가공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에 희소성을 느끼고 도전하게 된 것이다. 오 대표는 연꽃과 연잎을 이용한 차를 시작으로 다양한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가공은 지금 딸과 사위가 주로 맡아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둘 다 식품영양학과를 나와 연 가공에 대해 여러 아이디어를 내며 상품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연을 이용한 과자와 빵, 튀각 등 여러 가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후진 대표의 연 종자는 3월 말부터 4월 말까지 판매한다.

친환경인증을 받은 오 대표의 연은 인터넷 판매와 직거래 위주로 판매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급식으로도 납품할 예정이다. 오래 농사를 지어온 만큼 입소문이 난 상태라 판매에는 걱정이 없다고 미소를 지었다.
“입소문이라는 게 절대 무시할게 못됩니다. 좋은 연을 판매하니 자연스레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고 덕분에 공동구매 요청도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연근은 한 박스 15kg 7만 원이며 봉지로는 2kg 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로컬푸드로도 2일에서 3일에 한 번 납품하며 600g 소포장으로 판매한다.

연근이 제일 연한 시기는 4월 말부터 9월 말까지다.

1년 동안 쉴 틈 없는 연 농사
연은 4월에 파종하며 5월부터 6월까지는 퇴비를 뿌려준다. 연꽃은 7월 개화하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수확 시기에 접어든다. 7월 초에는 연꽃,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는 연잎, 8월 말부터 다음 해 5월 말까지 연근을 수확하며 쉴 틈 없이 농사로 1년이 꽉 채워진다.

“연은 버릴 게 없다 보니 수확할 게 참 많습니다. 수확하다 보면 어느새 1년이 지나있습니다.”
수확 기간이 긴 연근은 언제 먹어도 맛이 좋지만 제일 연한 시기는 4월 말부터 9월 말까지다. 이 시기에 수확한 연근을 이용해 샐러드로 요리해 먹는 걸 오 대표는 추천했다.
오 대표는 하우스에서 연 종자와 수생식물을 분양하고 있다. 종자 분양은 3월 말부터 4월 말까지 진행한다.
“하우스 온도조절을 위해 열선을 깔고 싶었지만, 시흥시에서 안 된다고 막아 아쉽습니다.”

8월 말부터 다음 해 5월 말까지 연근을 수확한다.

아쉬운 대처에 답답한 마음
오랜 기간 같은 땅에서 농사를 지으면 연작피해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오 대표도 16년간 같은 땅에서 연을 재배하자 연작피해가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재작년과 비교하면 작년 수확량이 크게 떨어졌다.
“성토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깊은 수렁으로 인한 포크레인 사고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호조벌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계속 막기만 하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불법도 아니고 합법적인 내에서 진행하는 성토인데도 말입니다.”
성토를 통해 우리나라에 아직 없는 대사금 등 20품종의 종자를 파종해 볼거리를 조성하겠다는 사업계획안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이다.

말린 연자육

“연꽃테마파크를 유지하려면 더 좋은 연꽃으로 관광객을 맞이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가에는 꼭 필요한 시설인 창고뿐만 아니라 오 대표가 기획한 연꽃박물관이 시흥시가 막아 설치되지 못하고 있다. 오 대표는 앞으로 연꽃 테마파크의 발전을 위해 테마파크 내 먹을 공간과 쉴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농가와 협력해 더 나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연을 이용한 과자와 빵, 튀각 등 다양한 가공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오 대표는 연을 이용한 과자와 빵, 튀각 등 다양한 가공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연꽃테마파크로 놀러오세요

시흥시는 연의 상징성을 지키기 위해 관곡지 주변 19.3ha의 논에 연꽃테마파크를 조성했다.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있어 관광객뿐만 아니라 시민들 또한 즐겨 찾는 장소다. 매해 관광객 100만 명이 찾는 연꽃테마파크는 연꽃이 개화하는 7월, 8월에 가장 많은 인원이 방문한다. 무료개방 연중무휴로 언제나 찾아올 수 있다.
연을 이용한 다양한 가공식품과 직접 재배해 수확한 싱싱한 연을 맛보고 싶다면 시흥시농업기술센터 바로 옆에 위치한 관곡지연근농장을 꼭 방문해보길 바란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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