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친환경 재배 병해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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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친환경 재배 병해 관리
  • 김민지
  • 승인 2021.04.3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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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배 농가에서는 4월을 시작으로 6월 봉지 씌우기 작업이 끝날 때까지 검은별무늬병과 붉은별무늬병 방제를 위해 집중관리 한다. 실제 10회 이상 약제 살포를 해도 방제 효과는 해마다 다른 것이 현실이다. 방제 효과를 높이려면 친환경 재배에서 주로 활용하는 황 함유 약제의 특성과 살포 적기를 이해하는 것이 절실하다. 이번 호에서는 검은별무늬병과 붉은별무늬병 관리를 위해 국내외에서 활용되는 기술을 설명한다.

 

친환경 배 재배에 사용되는
황제와 석회유황합제


황 함유 약제로 황제(wettable sulfur)와 석회유황합제(lime sulfur)가 사용된다. 황제는 석회유황합제와 비교하여 적용 범위가 좁고 약효가 떨어진다고 평가된다. 또한, 황제는 10℃ 이하의 저온에서 약효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석회유황합제는 황제보다 강력한 살충효과를 발휘하며 응애와 깍지벌레에 대한 살충효과를 거둘 수 있다.


황제와 석회유황합제는 곰팡이성 병원균에 대해 보호효과와 응애에 대한 방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황제는 비 온 뒤, 치료효과를 거두기 힘드나 석회유황합제는 강우 후에 처리해도 병원균 포자발아, 발아관 신장, 부착기 형성, 침입균사 초기신장 등 일련의 과정에 있어 배나무 조직 내에 있는 균사체에 살균 작용하는 특징이 있다.

 

석회유황합제는 일부 배나무 잎조직에 침투하여 치료효과를 볼 수 있는데 침투영역이 표피층에만 한정된 까닭에 빠르게 처리하는 전략(germination window strategy)이 세계적 사과 배 유기재배지에서 활용된다. 석회유황합제는 천적 보호 효과가 작고 고온에서는 약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주로 휴면기에 활용하지만 배 과수원 생육기엔 400~600배 저농도로 살포해 병 방제에 활용한다.


최근 과수화상병이 확산됨에 따라 개화 전 방제약제로 석회유황합제와 황제를 대용하고자 하는 농가가 있는데, 현재까지 화상병에 대한 황 함유약제의 방제 효과는 떨어지기 때문에 구리함유 적용약제(보르도액)를 꼭 살포해야 한다.

 

사진 1. 배검은별무늬병 봄철 병무늬 증상 및 병원균((왼쪽 잎, 중앙 과실, 오른쪽 분생포자).

 

검은별무늬병 알아보기
① 검은별무늬병균 발생특성


자낭균류에 속하는 병원균으로 낙엽에서 만들어지는 자낭포자와 생육기 잎과 과실에서 생기는 분생포자로 병원균이 전파된다. 잎에서 볼 수 있는 병무늬는 봄철과 가을철에 따라 다르다. 봄철 병무늬는 그을음처럼 진하고 손에 묻어나올 정도로 많은 분생포자가 부착된 것에 반해, 가을철 병무늬는 먹물을 칠한 것처럼 옅게 균사체가 분포하며 분생포자의 형성이 적어서 손에 묻어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사진1).


봄철에 비가 많이 내리고 저온이 되면 많이 발생하고 여름철 고온기에는 발생이 비교적 적어지나 9월에 기온이 서늘해지고 습도가 높으면 다시 심하게 발생한다. 갈색 배나 청색 배에 관계없이 나타나지만 갈색 배에 발병이 많다.


4월 중하순에 발생하기 시작하여 5월~7월에 최성기를 이룬다. 그 후 잎이 경화되고 건조한 시기인 한여름 고온기에는 병세가 약화된다. 그러나 9월에 서늘한 기온에 습도가 높아지면 다시 병이 발생된다. 특히 개화기로부터 약 3주간 강우 일수가 많고 비가 많은 해에 발병이 심하고 5월에서 6월에도 기온이 낮고 비 오는 날이 많은 해에는 심하게 발병된다.

 

② 적기 약제살포 방법


강우 직후부터 습도가 95% 이상 지속되는 시간이 약 10시간을 경과하면 병원균의 침입이 이뤄진 상태가 된다. 보호성 약제는 비 오기 6시간 전에 충분히 배나무 표면에 부착해야만 한다. 비 오기 전 예방살포가 가장 효과적이며, 비 온 후 보완살포를 하려면 누적 강수량에 주의해야 한다. 황제의 경우 누적 강수량 이 5mm일 때 유효성분의 50%가 유실되지만, 석회유황합제는 10mm 수준으로 황제보다 유실량이 적다. 실용적으로 누적 강수량 15~25mm를 초과한 시점으로부터 20~30시간 이내에 석회유황합제 500배로 살포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기준을 적용하여 농업 선진국의 사과 배 유기재배지에서 병 방제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약제 부착량을 높이기 위해 살포약량은 10a당 200~300ℓ 수준으로 충분히 살포한다. 또한, 바람이 잔잔한 시기를 택해 살포해야 고르게 약제가 부착할 수 있다. 가을방제는 수확 후부터 낙엽 10~15일 전까지 이뤄지는데 이때 방제가 소홀할 경우 병원균이 꽃눈과 잎눈의 비늘 속으로 침입해 다음 해에 전염원량이 많아져 방제가 힘들다. 올해 병 발생이 많았던 과원의 경우 이 시기에 예방 위주로 강우 전에 1~2회 약제살포가 필요하다.

 

사진 2. 배붉은별무늬병균 중간기주인 향나무에서 겨울포자퇴(왼쪽) 및 잎(중앙)과 과실(오른쪽)에서 병 증상.
사진 2. 배붉은별무늬병균 중간기주인 향나무에서 겨울포자퇴(왼쪽) 및 잎(중앙)과 과실(오른쪽)에서 병 증상.

 

붉은별무늬병 알아보기
① 붉은별무늬병균 발생특성


배나무, 모과나무, 향나무 등에 발생하고 대부분 재배품종은 감수성이기 때문에 저항성품종을 재배하여 방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병원균에 의해 감염이 되면 잎의 표면에 작은 등황색의 병반이 나타나며 초기 병반 위에는 맑은 물방울 같은 작은 병반이 생긴다. 병반이 점점 확대되면서 병반 주변이 검게 변한다. 병반 부위의 잎 뒷면에 담황색의 돌기가 나타나서 7월 상순이 되면 1~1.5㎝ 길이로 수염 모양의 많은 털이 나오는데 이 털끝에서 황색의 녹포자가 비산하게 된다. 과실에 병반이 생기면 과실은 기형이 되고 딱딱해지며, 병반 주위로 생장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과실 비대에 큰 지장을 주거나 대부분 조기 낙과로 이어진다(사진2).


향나무에 생긴 겨울포자퇴는 수분이 충분히 공급되면 부풀어 오르는데 적어도 강우시간이 6~8시간으로 지속되어야 한다. 


향나무에서 겨울포자가 발아하고서 6~7시간이 지나면 소생자가 형성되고 소생자가 바람에 의해 배나무의 어린 잎, 햇가지, 열매, 각피, 기공을 통해 침입한다. 침입 후 10일 정도의 잠복기간을 거친 후 병반을 보이게 된다. 향나무를 중간기주로 하여 기주윤회를 하는 대표적인 병해이다. 소생자의 전염 가능 거리는 1.5㎞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나 극히 드물지만 2~3㎞에도 감염될 수 있다. 소생자의 침입은 잎이나 과실의 큐티클층을 직접 침입하거나 기공을 통해 침입한다. 따라서 전엽 25일 이내의 잎은 감염되기 쉬우나 25일 이상된 잎은 감염되지 않는다.

 

② 약제살포 방법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2㎞ 이내에 배나무와 향나무가 같이 재식되어 있으면 붉은별무늬병이 발생하므로 향나무를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채벌이 불가능한 때는 겨울포자 발아 전인 4월 상경에 중간기주인 향나무류에도 일반 적용약제로 살포한다. 친환경 재배지에서 사용하는 황 함유약제는 붉은별무늬병에 대해 방제 효과가 떨어지므로 향나무를 대상으로 개화기 전후 1개월간 강우 직후에 약제방제가 필수적이다. 특히 기류가 유입되는 쪽으로 250m 이내에 향나무는 특별 관리를 해야 한다. 

 


 

 

글 = 농촌진흥청 배연구소 송장훈  농업연구관

정리 = 김민지 기자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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