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촌의 자존심 토마토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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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촌의 자존심 토마토를 말하다
  • 국정우 기자
  • 승인 2021.04.30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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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시 뜰농장 한상우 대표

 

토마토 하면 떠오르는 광주 퇴촌면에서 한상우 대표는 완숙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퇴촌은 이웃과의 경쟁을 통해 토마토의 맛을 극강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본격적으로 체험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한 한 대표를 월간원예가 만나보았다.

 

한상우 대표는 화훼로 농사를 시작했지만, 가족과의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5년 전부터 토마토 농사에 뛰어들었다. 본래 토마토로 유명했던 퇴촌이라 한 대표는 토마토 재배에 큰 무리가 없었다. 퇴촌은 처음에 토양 덕분에 다른 지역에 비해 맛이 좋았지만 자연스럽게 당도를 올리는 기술이 발전했다. 기술 덕분에 양액재배 토마토의 맛 또한 뛰어나다.


“퇴촌 토마토의 재배기술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는 데에는 이웃 간의 경쟁이 한몫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더 좋은 토마토를 생산하기 위해서 노력했고 덕분에 지금까지 퇴촌 토마토가 명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한상우 대표의 완숙 토마토의 당도는 평균 6Brix 정도 나오며 높으면 8Brix까지 나온다.
한상우 대표의 완숙 토마토의 당도는 평균 6Brix 정도 나오며 높으면 8Brix까지 나온다.

 

대·중·소가 한 박스에 가득


퇴촌에서는 대부분 농가가 직판매장을 가지고 있으며 한 대표 또한 원두막으로 만든 직판매장이 있다. 봄 작기와 가을 작기에 재배하며 3월 말부터 11월까지 수확한다. 한 박스당 4kg이며 당도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크기 구애받지 않고 대·중·소가 섞여 들어간다.
“손님들에게 미리 대·중·소를 섞어 판매한다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저희 손님들은 작다고 품질이 낮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워낙 당도가 높아 맛있으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직판매장의 장점으로 한 대표는 가격변동이 없는 점과 손님과 직접 만난다는 것을 꼽았다. 토마토의 품질을 손님이 직접 확인해 서로 만족스러운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완숙 토마토는 갈라지지만 않으면 보름에서 한 달까지 보관할 수 있다. 냉장 보관하면 토마토의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완숙 토마토는 택배로 배송할 경우 터질 위험이 있다.
“완숙 토마토는 택배로 배송하면 간혹 터지는 일이 생깁니다. 그럼 손님들에게 일단 터진 것부터 꼭 드시라고 말씀드리죠.”

 

한상우 대표는 3월 말부터 11월까지 수확한다.
한상우 대표는 3월 말부터 11월까지 수확한다.

 

맛을 올리는 비법 ‘적당함’


퇴촌에서는 동양계 완숙 토마토를 재배하며 품종은 각기 다르다. 유럽계 토마토는 동양계 토마토보다 당도가 높지 않아 재배하지 않는다. 한 대표의 완숙 토마토의 당도는 평균 6Brix 정도 나오며 높으면 8Brix까지 나온다.
“저희 토마토는 완전히 익혀서 수확합니다. 아무리 못해도 80% 이상은 익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손님들이 당도가 물오른 토마토를 드실 수 있습니다. 가락시장으로 납품하게 되면 20%도 익기 전에 수확하기 때문에 당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흔히 생산량이 많으면 좋은 거로 생각하지만 한 대표는 많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생산량이 너무 많으면 영양이 골고루 전달되지 않아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적정량에 적당한 크기로 달리는 것이 좋다.


한 대표는 씹는 맛을 더하기 위해 최대한 광합성을 많이 시켜 활발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덕분에 토마토가 단단해진다.
“보광등은 흐린 날 낮에만 사용하고 밤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토마토가 준비운동을 하도록 도움을 주는 거죠. 광합성량에 따라 야간온도도 조절합니다. 많이 하면 올려주고 조금 하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낮춰줍니다.”


한 대표는 주로 습도 관리에 대해 영농일지를 작성하며 온도와 환경에 따라 영양이 어느 쪽으로 쏠리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한상우 대표가 토마토를 점검하고 있다.
한상우 대표가 토마토를 점검하고 있다.

 

덤이 부르는 덤


직판매장을 운영하며 한 대표가 절실히 느낀 것이 있다. 바로 진심으로 손님을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심 덕분인지 단골들이 ‘충성파’라며 한 대표는 웃었다.
“손님들이 서울에서 퇴촌까지 오셔도 저희 토마토가 없으면 다른 농장에서 사지 않습니다. 오직 저희 토마토만 사 가십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토마토 물량에 맞게 덤을 드렸지만, 손이 큰 아내가 그 이상의 덤을 손님에게 나눠줘 고민이었다고 한 대표는 말했다. 
그러나 계획적이지 않은 덤 덕분인지 단골이 더 늘어났다. 손님들도 고마워하며 선물을 주는 덕분에 덤도 끊이질 않았다.


“처음에는 하나당 하나의 덤을 드리니 다들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계획적이지 않고 있는 걸 다 드리니 손님도 저희에게 가진 걸 나눠주시더라고요. 이렇게 다음 손님께 드릴게 생깁니다. 덤이 덤을 부르고 있습니다.”

 

뜰농장에서는 현재 토마토 수확체험, 새집 만들기(목공), 조약돌을 이용한 액자 만들기 등의 체험이 운영 중이다.
뜰농장에서는 현재 토마토 수확체험, 새집 만들기(목공), 조약돌을 이용한 액자 만들기 등의 체험이 운영 중이다.

 

체험농장을 시작하다


뜰농장의 체험 시작은 3년 전부터였지만 본격적인 도전은 작년 가을부터였다. 현재 토마토 수확체험, 새집 만들기(목공), 조약돌을 이용한 액자 만들기 등이 운영 중이며 앞으로 농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을 구상 중이라고 한 대표는 말했다.


“체험에는 오래전부터 뜻이 있었습니다. 퇴촌까지 황화 바이러스가 퍼져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었기 때문에 고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체험을 시작해야 했습니다.”
한 대표는 앞으로 뜰농장을 체험농장으로 키워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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