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품종 배의 우수성 널리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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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품종 배의 우수성 널리 전하고 싶어요”
  • 김수은 차장
  • 승인 2021.05.2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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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시 참배농장 이준우 대표
참배농장 이준우 대표
참배농장 이준우 대표

전북 익산에서 1만3223㎡(4000평)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며 우리 신품종 배를 생산하고 있는 이준우 대표. 20여 년 동안 농사를 지어온 이 대표는 달콤새콤한 초록빛 슈퍼골드와 껍질째 먹는 조이스킨, 싱그러운 감칠맛을 내는 만풍 등 다양한 종류의 국산 신품종 배를 재배하고 있다. 우리 신품종 배에 대한 깊은 애정과 정성스런 손길로 우리 배의 우수성을 전하고 있는 이준우 대표를 만나보았다. 

이준우 대표는 전북 익산에서 1만3223㎡ (4000평)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며 우리 신품종 배를 생산하고 있다.
이준우 대표는 전북 익산에서 1만3223㎡ (4000평)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며 우리 신품종 배를 생산하고 있다.

미륵산과 마산산 인근의 야트막한 언덕에 위치한 참배농장은 적과 작업이 한창이다. 참배농장 안으로 들어서자 여러 종류의 배 나무에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작고 동그란 열매가 매달려 있었다. 잎사귀에는 이슬이 맺혀 더 푸릇하고 싱그럽게 보였다. 연간 약 5t의 배를 생산하고 있는 이준우 대표는 농사 시작 초기부터 우리 신품종 배만을 재배해왔다. 당시 우리 신품종 배를 육성하고 지원하고 있던 익산시농업기술센터의 권유와 지원으로 이 대표는 원황과 화산, 감천 배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신품종을 성공적으로 재배한 농가를 탐방하며 배 수정과 적과를 비롯한 재배 기술을 눈으로 보고 익혔다. 
 

이준우 대표가 잎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이준우 대표가 잎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국산 신품종 배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 
화사하게 핀 배꽃과 탐스럽게 열매 맺는 배나무들을 보면 마음 가득 행복이 차오른다는 이준우 대표. 이 소담스런 풍경은 그를 농사꾼의 길로 이끌었다. 
“아침저녁으로 동네 산책을 하며 그림 같은 배 밭의 풍경을 보면 기분이 좋아졌어요. 수확한 배가 창고에 쌓여 있는 장면을 숱하게 봐 왔지만, 서른 살 무렵 그 풍경은 마음에 새롭게 와닿았어요. 농사꾼이 되려고 그랬는지 선별이 채 끝나지 않은 배들을 시장에 내다팔면 어림잡아도 수 천 만원이 될 것 같았어요.”  

이준우 대표가 운영하는 참배농장 전경.

만선의 꿈에 부푼 어부처럼 행복한 상상으로 시작한 농사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농사의 경험이 없어 과실에 검은 반점이 생기는 흑성병과 농장 주변의 향나무의 영향으로 빨간 점이 생기는 적성병으로 고생을 하기도 했고, 병충해 방제를 제대로 하지 못해 애써 기른 배를 판매하지 못한 적도 있었다. 
우리 신품종 배에 대한 인식이 낮아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도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신고나 원황 배는 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받지만 그가 재배하는 슈퍼골드나 그린시스, 조이스킨은 모양과 색, 크기가 일반 배와는 달라 소비자들이 생소하게 느꼈다. 
 

참배농장에서는 연한 초록빛 슈퍼골드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우리 신품종 배인 슈퍼골드 열매가 맺혀 있는 모습.

“원황 배처럼 우리 신품종이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요. 주 소비층이 50대 이상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인식을 높이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신품종 배 생산을 포기하고 지금이라도 인지도 있는 신고나 원황 배를 재배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갈등을 한 적도 있었지만, 이 대표는 국산 신품종 재배에 대한 열정을 이어나갔다. 처음부터 신품종을 선택했기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법. 어떤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우리 배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에는 자부심과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다.   

이준우 대표가 적과 작업을 하고 있다.
이준우 대표가 적과 작업을 하고 있다.

정직하게 키운 농산물이 신뢰의 밑거름  
현재 참배농장에서 생산되는 품종은 슈퍼골드, 그린시스, 조이스킨, 만풍 등이다. 주력 생산품인 슈퍼골드는 연한 초록빛으로 달콤새콤한 맛과 아삭한 식감이 조화돼 한 번 맛본 이들은 꾸준히 찾는다. 꽃가루가 풍부하고 다른 품종과 교배친화성이 좋아 수분수로도 활용하기 좋다. 13.6Brix로 당도가 뛰어나고 청량감이 있어 시원한 배 맛을 느끼기 좋은 품종이다. 동서양 배의 장점만 모아 교배한 그린시스는 이름처럼 초록빛을 띤다. 신품종에 대해 잘 모르는 소비자가 사과로 착각할 정도로 다른 외양을 지니고 있지만 석세포가 없어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상큼하고 향기로운 조이스킨은 껍질이 얇아 칼로 깎지 않고 껍질째 먹을 수 있다. 단과지 유지성이 좋아 재배도 편리하다. 다른 품종에 비해 크기가 작지만 당도가 무려 15.2Brix로 우리 품종 배 중 가장 달콤하다.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해 화학비료를 최소화하고 친환경적으로 재배해요. 크기와 모양, 색깔이  균일하지 않더라도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지베렐린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배 생육을 돕는 칼슘 유황제를 투입해 토양에 영양을 공급하고, 농진청이 개발하고 (주)피스에서 생산·판매하는 ‘따시따시’를 활용해 저온피해를 방지하고 있다. 

농진청에서 개발하고 (주)피스에서 생산·판매하는 ‘따시따시’를 활용해 저온피해를 방지하고 있다.
농진청에서 개발하고 (주)피스에서 생산·판매하는 ‘따시따시’를 활용해 저온피해를 방지하고 있다.
참배농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만풍 배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참배농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만풍 배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배는 소비자들이 주로 선물이나 제수용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모양과 크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많다. 이 때문에 그는 농민들이 배 외양만을 키우기 위해 과도하게 화학비료와 지베렐린 등을 사용한다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무엇보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우리 배는 우리 땅에서 정직하게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참배농장에서는 연한 초록빛 슈퍼골드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참배농장에서는 연한 초록빛 슈퍼골드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우리 배에 대한 소비자 인식 제고에 기여
참배농장에서 생산되는 배는 대부분 직거래로 출하된다. 판로가 한정적이지만 소비자들의 입소문으로 주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직 생산량이 많지는 않지만 생산된 물량은 거의 완판되고 있다. 
‘처음엔 모양도 빛깔도 낯설고 크기도 작아 구입을 망설였지만 먹어보니 확실히 다른 맛이 느껴져요’, ‘이런 배를 맛보게 해줘서 고마워요’, ‘혼자 먹기 부담스러워 배를 구입하지 않는데, 우리 신품종 중에는 작은 크기도 있고 껍질째 먹는 배도 있어서 골라 먹는 재미가 있어요’, ‘꺼끌꺼끌한 식감이 별로였는데 샤베트처럼 시원하고 달콤한 배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어요.’ 이처럼 참배농장에서 생산된 우리 배를 맛본 소비자들의 평가는 다채롭다. 
“아직까지 우리 배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낮은 편이고 해마다 인건비와 자재 값이 상승해 어려움이 있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소신을 잃지 않고 고품질 우리 배를 지속적으로 생산해나갈 것입니다.”
최근 과수 시장의 트렌드는 조금씩 바뀌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이색적인 과일을 선호하는 이들도 증가하면서 다른 농가에서도 작고 당도가 높은 우리 품종 배를 소포장해 출하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 배 품종에 대한 안내 책자와 온라인 판촉, 시식회 등을 통해 홍보도 다각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대표는 자연친화적인 농법으로 다양한 품종의 우리 배를 생산해 소비자 인식을 높여나갈 것이다. 국산 신품종 배를 재배하는 농가들과도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우리 배의 우수성을 알릴 계획이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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