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흑피에 노란 속, 달달한 블랙허니로 농가소득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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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흑피에 노란 속, 달달한 블랙허니로 농가소득 ‘쑥쑥’
  • 김수은 차장
  • 승인 2021.05.2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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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군 윤영근 대표
경북 칠곡군 윤영근  대표
경북 칠곡군 윤영근 대표

경북 칠곡에서 1만5206㎡(4600평)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며 수박과 참외, 멜론을 생산하고 있는 윤영근 대표. 50년 동안 농사를 지어온 윤 대표는 소비자가 선호하는 작은 크기의 수박을 생산하기 위해 최근 호피무늬가 보이는 매력적인 흑피에 노란 속을 가진 블랙허니로 품종을 전환했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소비자의 눈길과 입맛을 사로잡는 고품질 수박 생산에 앞장서고 있는 윤영근 대표를 만나보았다. 

 

아시아종묘에서 개발한 블랙허니는 호피무늬가 있는 매력적인 흑피에 속은 노란색으로 아삭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아시아종묘에서 개발한 블랙허니는 호피무늬가 있는 매력적인 흑피에 속은 노란색으로 아삭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예로부터 “청정한 낙동강 물이 길러내는 수박은 청량감이 뛰어나고 당도가 높다”는 말이 있다. 작오산과 낙동강 인근에 위치한 윤영근 대표의 농장에서도 시원하고 달달한 맛이 일품인 수박이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윤영근 대표는 작고 색상이 예쁜 과일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따라 올해 2월 블랙허니로 품종을 전환했다. 윤 대표는 칠곡의 기후 조건과 토양에 적합한 품종을 고심한 끝에 아시아종묘가 3년간 개발 과정을 거쳐 지난 2019년 출시한 블랙허니를 심었다.  잘 익은 이 수박을 반으로 가르면 노란 속살이 시선을 잡아끈다.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과 달달한 맛은 소비자들의 꾸준한 구매로 이어져 농가소득도 높아지고 있다. 
 

윤영근 대표가 운영하는 수박 농장 전경.
윤영근 대표가 운영하는 수박 농장 전경.

 

칠곡 토질에 맞는 블랙허니로 전환점 마련  
‘논공 수박’으로 유명한 대구 달성군이 고향인 윤영근 대표는 28년 전 경북 칠곡에 정착했다. 결혼 전 잠시 직장 생활을 했지만 정해진 소득보다는 노력한 만큼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농사가 적성에 맞다고 판단해 다시 농부가 되었다. 지금은 다른 농가에 멘토링을 해줄 정도로 ‘수박 농사 전문가’가 되었지만 고향과는 다른 환경으로 이주해 자리잡기까지 힘든 시기도 있었다. 큰 비용을 들여 시설 투자를 했지만 기대 이상의 수익이 나지 않아 어려움도 겪었고, 고향의 토질과는 달라 수박 농사를 짓기가 쉽지 않았다. 응애와 진딧물 등 병해충으로 고생을 한 적도 있었다. 윤 대표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칠곡의 토양에 맞는 품목과 품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윤영근 대표가 블랙허니 수박을 수확하고 있다.
윤영근 대표가 블랙허니 수박을 수확하고 있다.

 

“칠곡은 낙동강이 있어 사질토가 많은 지역이에요. 사질토는 통기성이 좋고 배수가 잘 되지만 알갱이가 커 작물이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해 소과종 재배가 적합하죠. 때문에 12년 전부터 참외 농사를 시작했고, 5년 전부터는 미니수박 여러 품종을 직접 시교하며 적합한 품종을 찾아 재배하고 있어요.”
또한 윤 대표는 수박 재배 시 골칫거리인 점박이응애와 목화진딧물 등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해 잔재물을 제거하고, 적용 약제를 살포해 관리하고 있다. 화학비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축산 농가를 통해 공급받은 분뇨를 완전히 발효시켜 밑거름으로 활용한다. 아미노산과 칼륨, 칼슘 성분을 투입해 토양에 양분도 공급한다. 

블랙허니 수박을 자른 모습.
블랙허니 수박을 자른 모습.

 

고품질 수박 생산의 비결은 철저한 당도 관리
작고 색상이 예쁜 과일을 선호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윤 대표는 호피무늬가 보이는 타원형 흑피에 속이 노란 블랙허니를 선택했다. 
“일반수박은 무게가 평균 8~10kg로 무거워 1인 가구는 잘 구입하지 않아요. 온라인 구매가 대세이기 때문에 동그란 형태보다 작고 타원형 품종이 배송이 편리해요. 블랙허니는 평균 과중이 3kg 정도로 일반수박보다 가볍고 열과에 강해 저장성이 좋습니다.”
윤 대표는 블랙허니는 타사 품종보다 과피가 두꺼운 편이지만 저온기와 고온기 환경 적응성이 뛰어나 재배가 쉽고 1년 2모작이 가능해 참외 대체 작물로도 적합하다고 말한다. 윤 대표가 블랙허니 재배 시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은 당도 관리다. 가격을 안정시키는 중요한 요건 중 하나가 당도이기에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윤영근 대표가 블랙허니 수박을 두들겨 익은 정도를 확인하고 있다.
윤영근 대표가 블랙허니 수박을 두들겨 익은 정도를 확인하고 있다.

 

“블랙허니는 평균 당도가 11.5brix로 잘 익으면 달콤한 맛과 아삭한 식감이 조화돼 입맛을 당겨요. 사람이 운동을 하면 땀을 흘리듯이 수박도 땀을 흘려요. 수확기까지 많은 양의 물을 주면 당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출하 전에는 수박에 물을 조금씩 주면서 수분을 배출하게 만들면 당이 축적돼 당도가 올라가죠.”
잘 익은 블랙허니는 과피를 두들겼을 때 장구소리처럼 맑고 경쾌한 소리가 난다. 윤 대표는 수박을 두들겨 보는 것만으로는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당도가 10brix 이상인 것을 출하한다. 
“수박의 익은 정도나 당도를 알아보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자른 뒤 당도를 측정하는 거예요. 보통 수박은 당도가 11brix 이상이면 특등급, 9brix 이상이면 상등급이기 때문에 고품질 수박 생산을 위해 당도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까지 휴대용 비파괴 당도 측정기가 농가에 저렴하게 보급되지 않아 출하 시 어려움이 있어요.”

블랙허니 수박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블랙허니 수박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고소득 품종 재배 노하우 전수하며 상생하다
현재 윤 대표는 서울청과와 강서청과를 비롯해 인천, 부산, 대구 등 전국의 청과 시장을 통해 블랙허니를 출하하고 있다. 시세는 5kg짜리 1상자에 2만1000~2만4000원이다.
“고소득 작물인 블랙허니로 품종을 전환한 이후 농가소득이 향상됐어요. 현재 주력인 참외 생산량을 줄이고 블랙허니의 생산량을 늘릴 계획입니다. 소비자 반응이 좋고 저장과 수송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높은 시세를 받을 수 있어 만족합니다. 올해 품종을 전환했기 때문에 연매출로 말하긴 어렵지만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앞으로 고소득을 올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블랙허니 수박이 포장된 모습.
블랙허니 수박이 포장된 모습.

 

윤 대표의 농가에 블랙허니 품종을 추천한 아시아종묘 이대은 차장도 향후 보급량과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참외가 특산물인 칠곡과 성주 지역은 5월과 6월 참외가 홍수 출하되어 가격이 낮게 형성되고 있어요. 때문에 이 시기를 대체하고 농가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품종을 농가에 보급하기 위해 블랙허니를 개발하고 농가에 보급하게 되었습니다. 소비자와 농가 만족도가 높아 앞으로 보급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칠곡과 성주 지역의 보급량은 150t, 매출은 3000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윤영근 대표의 농장에서 블랙허니 수박이 자라고 있는 모습.
윤영근 대표의 농장에서 블랙허니 수박이 자라고 있는 모습.

 

고소득을 올리는 데 품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중요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농가의 정성과 노력이 좌우한다. 윤 대표는 오랜 경험으로 축적된 기술로 블랙허니를 주력 품목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달달작목반을 비롯해 인근 지역의 수박 농가들과 교류하며 수박 농사의 노하우도 전하고 있는 윤 대표는 노령기 고소득 적합 품종인 블랙허니를 농가에 보급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의 노력이 희망의 등불이 되길 기대해본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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