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 올리는 아열대 작물로 주홍빛 미래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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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 올리는 아열대 작물로 주홍빛 미래를 열다
  • 김수은 차장
  • 승인 2021.05.3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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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시 안동파파야농장 황순곤 대표

경북 안동에서 약 3300㎡(998평)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며 파파야와 바나나, 용과, 게욱 등을 생산하고 있는 황순곤 대표. 안동파파야농장을 생생한 체험과 교육의 장으로 조성한 황 대표는 경북에서 최초로 아열대 작물 재배에 성공했다. 고소득을 올리는 아열대 작물로 주홍빛 미래를 열어가는 황순곤 대표를 만나보았다. 

 

안동파파야농장 황순곤 대표

 

열대 우림처럼 우거진 농장 안으로 들어서자 럭비공처럼 커다란 파파야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파파야 나무 옆에는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속살을 가진 바나나도 한가득 열렸다. 용과, 게욱, 왕레몬 등 20여 가지의 다양한 아열대 작물이 자라고 있는 이곳은 아열대 지역에 온 것처럼 사계절 후끈한 온기가 느껴진다. 

 

안동파파야농장에 파파야가 주렁주렁 열려 있다.

 

경북 최초로 아열대 작물 재배에 성공


체육을 전공하고 전문 트레이너로 활동하던 황순곤 대표는 2010년 퇴직하면서 농사꾼이 되었다. 황 대표가 열대식물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때는 1990년부터다. 프로야구 구단 선수들로부터 선물로 받은 감귤나무를 키우던 황 대표는 이후 바나나, 망고 등 아열대 작물을 하나둘씩 키우면서 쏠쏠한 재미를 느꼈다. 
“2008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귀농을 결심했어요. 2년간 준비 후 농사를 시작했죠. 마침 아버지께서 고향 안동에 정착할 때여서 그곳에 농장을 짓고 노지에 파파야를 심었어요. 남들이 안 키우는 작물을 재배해야 성공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파파야를 수확하면서 다른 작물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인건비는 적게 들고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물이 유망할 것이라 확신한 황 대표는 경북 최초로 아열대 작물 재배에 성공했다. 농사 초기에는 다문화가정을 주요 고객층으로 하여 농장을 운영했다. 

 

황순곤 대표가 바나나를 수확하고 있다.

 

해마다 증가하는 다문화가정에서 파파야로 태국식 김치인 ‘쏨탐’ 등 현지 음식을 만들어 먹고 싶지만 파파야 수급이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다문화가정과 아열대 작물에 호기심이 많은 대도시 사람들이 파파야를 수확하고 체험하는 농장으로 알려지면서 이곳은 해마다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다.

안동파파야농장에서는 파파야 수확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안동파파야농장에서는 파파야 수확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황 대표가 온라인 영농일지를 쓰듯이 SNS를 통해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는 모습들을 공개하고, 황 대표의 농장을 체험한 이들이 리뷰를 올리며 즐거운 소통을 이어간 것도 안동파파야농장을 홍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체험 인원이 줄긴 했지만 아열대 작물을 키우고 싶어하는 농업인과 미래 먹거리 육성 사업을 추진하는 도·시·군 농업 관계자 등이 방문하는 체험장이자 교육 현장이 되고 있다. 

 

안동파파야농장 내부 전경.

 

최적의 온·습도는 파파야 재배의 필수조건


농장 운영 초기에는 아열대 기온을 맞추기 위한 난방비가 파파야 판매액보다 높아 수익을 얻기 쉽지 않았다. 적정 온도와 습도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 잎이 말라버리는 등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적정 온도를 찾아 수익 구조를 개선했다.
“파파야는 온도와 습도에 예민한 작물입니다. 온도가 너무 높거나 습도가 낮으면 말라 죽어버리죠. 파파야가 자라는 최적의 온도는 영상 28℃이며 습도는 40~60%입니다. 30℃를 넘으면 파파야가 성장을 멈추기 때문에 24~30℃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홍빛으로 익기 시작한 파파야 열매.
주홍빛으로 익기 시작한 파파야 열매.

 

파파야는 익지 않은 열매도 식재료로 사용한다. 덜 익었을 때는 ‘그린파파야’라고 부르는 데, 이 상태의 과육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볶으면 죽순처럼 부드러운 맛이 난다. 잎과 어린 열매를 고기와 함께 찌면 고기가 연해진다. 꽃과 속살은 채소로 활용하고 종자는 독특한 맛을 내는 향신료로 사용한다. 다문화가정에서는 파파야를 채썰어 토마토 등 각종 채소와 혼합하고 라임즙, 향신료, 견과류 등을 넣고 무쳐 먹는다. 예전에는 태국이나 필리핀 등 다문화가정에서 조리용으로 많이 찾았지만, 최근에는 잎 추출물이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약재 등으로 활용하기 위한 고객층도 늘었다.

파파야 잎을 건조시켜 가공한 제품.
파파야 잎을 건조시켜 가공한 제품.

 

다양한 판로 확보는 고소득 이루는 교두보


현재 황 대표는 3개의 온실에서 주력 열대야 작물인 파파야와 바나나, 패션푸르트, 용과(선인장 열매), 게욱 등을 함께 재배하고 있다. 
“파파야는 다른 작물과는 달리 판로가 다양해요. 단순히 열매만 파는 것이 아니라 묘목도 팔고, 관상용 분재로도 판매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파파야, 몽키바나나, 용과 등 다양한 작물의 어린 묘목 1본 가격은 5000~1만원 선이지만, 묘목이 성장한 상태에 따라 5~10만원 대에 판매된다. 

 

몽키바나나가 열려있는 모습.
안동파파야농장에서 자라고 있는 패션푸르트.
안동파파야농장에서 자라고 있는 패션푸르트.

 

특히 관상용으로 아름답고, 2m 내외로 자라는 몽키바나나가 인기 품목이다. 파파야 나무는 기르기 쉽고 심은 뒤 5개월 후면 수확이 가능해 높은 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다. 안동파파야농장은 매년 억대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예비 귀농인에게 단순히 고소득을 올리기 위해 아열대 작물을 키우거나, 무작정 계획도 없이 귀농해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을 전했다.

안동파파야농장에서 파파야가 주홍빛으로 익어가고 있는 모습.
안동파파야농장에서 파파야가 주홍빛으로 익어가고 있는 모습.

 

“처음부터 수입에 집착해 무리한 투자를 하면 농장을 계속 운영하기 어려워요. 농사에 경험이 없다면 취미로 시작해보길 권합니다. 귀농을 원한다면 충분한 예비기간을 두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좋아요. 판로도 미리 개척해놓고 얼마의 예산을 갖고 운영할 것인지, 난방비 등 유지비는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체험과 홍보는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도 생각해두어야 합니다.” 그는 오늘도 열대 우림처럼 커다란 잎이 우거진 농장에서 파파야 속살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주홍빛 미래를 키워가고 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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