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배 과원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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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배 과원 관리
  • 김수은 기자
  • 승인 2021.07.0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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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은 장마와 무더위가 이어져 배 과원 관리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이 시기 배나무는 신초가 자라는 영양생장에서 꽃눈이 분화·발달되는 생식생장으로 전환된다. 동시에 제2의 과실 비대기에 해당된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전정, 배수, 관수를 비롯해 토양 관리와 병해충 방제를 철저히 해야 한다.

계속자라는 신초.

 

신초관리 


7월의 배나무는 필요한 잎을 다 만들고 새가지가 생장을 멈추면서 과실의 2차 비대기에 접어드는 중요한 시기이다. 봉지씌우기가 끝난 후 이파리 색이 연하고 거름기가 없는 것 같아 웃거름을 하는 농가가 있지만, 신초가 멈추기 전에 거름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 6월 비료는 열매로 가지 않고 전부 도장지로 가기 때문이다. 6월에 비료나 거름을 주면 신초 정지 시기가 늦어지고 그만큼 배의 수확시기도 늦어진다.


자세히 보면 수확시기가 빠른 조생종 품종은 6월 중하순부터 신초가 정지하고 수확이 늦은 만생종 품종은 7월 중하순까지도 신초가 신장한다.


과거 만생종 품종이 많을 때의 어르신들의 습관이 “봉지씌웠으니 거름해야지”라고 말하는 것은 조생종 ‘장십랑’ 만생종 ‘금촌추’ ‘만삼길’ 품종에 해당하는 것이다.


중만생종에 속하는 ‘신고’ 품종은 7월 상순경에 80% 정도의 신초가 정지해야 대과의 고품질 배를 생산할 수 있다.

정지된 신초(3개엽).

왼쪽 사진에서 처럼 정지된 신초는 똑같은 자리에서 3개의 잎이 동시에 나와서 멈추는 것이 좋다. 2개의 잎이 나와서 멈추면 세력이 약한 것이고 4개의 잎이 나와서 멈췄다면 너무 세력이 강한 것이다.


신초생장 정지시기(약 80% 정도 신초생장이 멈추는 시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수세의 강약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이용된다. 

도장지 발생이나 낙엽상태 등도 수세를 판단하는 지표로 이용되고 있으나, 이들보다는 신초생장 정지시기가 수세의 강약과 더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기 때문에 대부분의 배 재배 농가에서 신초생장 정지시기를 수세 강약의 판단기준 및 수체관리 기준의 지표로 이용한다.


둘째, 과실품질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이용된다. 


7월 상순경에 80% 정도 신초생장이 정지되는 나무는 과실크기, 대과생산비율 및 수량이 높아 생산성 및 품질향상에 효과적인데(표 1), 신초생장 정지시기가 이보다 빨라지면 과실은 숙기가 빨라지고 당도는 높으나 과실비대가 나쁜 조숙형이 되고, 반대로 늦어지면 과실비대는 좋으나 과피색이 나쁘고 당도가 낮은 만숙형이 된다.


이와 같이 신초생장 정지의 조만은 수세강약의 판단 및 과실 품질 및 수량을 예측할 수 있는 수체관리의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에 재배시 시비량의 가감, 시비 시기 및 방법의 결정, 결실량 및 전정 정도와 방법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이용될 수 있다. 매년 자기 과수원의 신초생장 정지시기를 기록하여 재배에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배 과수원은 신초생장 정지시기가 늦은데, 이러한 요인은 배수가 불량하거나 토층이 깊고 보수력이 과다한 과원, 토양물리성이 나빠 세근의 발달이 적은 과수원, 질소시용이 과다하거나 기비를 봄에 시용한 과원, 심경하여 비료를 봄에 시용한 과원, 심경으로 비료를 깊게 매몰한 경우, 계분 등의 구비를 과다하게 시용하거나 봄에 시용한 경우, 생육초기 중경에 의한 세근 절단이 많은 경우에는 단과지 위주의 강전정 또는 밀식원에서 정지가 늦어진다.

 

여름전정


내년에 열매가 달릴 꽃눈은 여름철에 생긴다. 정화아는 6월 중순경부터, 액화아는 7월 중순경부터 생성되며 7월 상순경 도장지가 멈추면 맨 위에서부터 아래로 겨드랑이 꽃눈(액화아)이 생기기 시작하므로 신초 정지가 늦은 가지는 꽃눈 생길 시간이 없어 끝부분 3~4개에만 꽃눈이 생긴다. 즉 다음연도에 측지로 이용 할 수 없는 쓸모없는 가지가 된다. 

과총엽을 가진 정화아.
신초에 생길 액화아.

여름 전정은 안 하는 것이 좋다. 5~6월 필요없는 신초는 제거하고 7월이 되어서는 새가지(신초)에 손을 대지 않게 관리해야 양분 소모가 적다.


7월이 되면 신초가 정지하고 양분을 생산하는 능력을 가지기 때문에 함부로 제거해서는 안된다. 신고 품종의 700g 이상의 대과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꽃눈 속에서 나온 잎 40개, 신초엽 30개, 총 70개의 잎이 필요하다.


쉽게 표현하면 배나무 성목에 300개의 과실이 달렸다면 신초도 300개가 있어야 한다. 150cm 내외의 신초 1개에는 잎이 30개 정도이기 때문이다. 토양에 햇빛이 20% 이상 비춘다면 여름 전정은 생략하는 것이 좋다. 


당도를 올리는 가장 좋은 비결은 과총엽에 햇빛이 충분히 비치는 것이다. 너무 가지가 많아 그늘이 많으면 당도가 올라갈 수 없다. 


그늘 속에 있는 가지는 양분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모하는 쪽이다. 여름전정을 해야 한다면 제거 1순위이다. 통풍이 안 되고 그늘이 많다면 수관내부의 강한 도장지 3~4개만 제거해도 내부가 훤해진다. 그래도 그늘이 많다면 1주일 뒤 다시 3~4개를 제거한다. 이것이 7월의 여름 전정이다.

 

물 관리


가. 장마기의 배수 관리 


한편 배나무는 다른 과수에 비해 다습에도 강한 편이지만 토양 수분 함량이 약 40%일때 뿌리는 50%, 신초는 70%정도 생장이 억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수가 나쁜 토양에서는 뿌리가 습해를 받기 쉬우므로 장마기 또는 폭우 시에는 물빠짐이 잘 되도록 배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장마철에 뿌리 부위가 물에 잠기면 뿌리는 단시간 내에 질식한다. 하지만 보통 흐르는 물의 수중 산소는 0.7%이므로 물에 잠기더라도 뿌리 주위의 물이 고여 있지 않고 움직이면 심한 산소 결핍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장마철에 물이 고이게 되면 배수로를 파서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나. 한발기의 관수 관리


장마가 지나고 고온기가 되면 잎의 증산이 왕성하고 토양의 증발량이 많기 때문에 토양물리성이 불량한 과수원에서는 잎에서의 왕성한 증산량에 비해 뿌리에서의 수분흡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제일 먼저 과실에서 수분을 빼앗기고 햇빛에 노출된 잎이 부분적으로 타는 엽소현상이 발생한다.


“배는 물로 큰다”는 말이 있다. 한발기에 관수에 의해 수분 공급이 충분하면 주당 과실의 생산량이 증가되며 과실의 크기 및 기타 품질이 향상된다. 토양 내 수분이 적당하면 무기양분의 유효도가 증대된다. 양분의 흡수가 증가하고 인산, 칼슘, 붕소 등 난용성 무기양분의 흡수 증가되어 과실의 품질도 향상된다.


10~15일 동안의 강우량이 20∼30mm 미만일 때 관수한다. 관수량과 관수 간격은 과원의 토양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표 2). 관수 방법으로는 점적 관수, 스프링쿨러를 이용한 살수, 표면 관수가 있는데 점적 관수는 정밀한 여과장치가 필요하지만 높낮이가 불균일한 과원에서 효과적이다. 스프링쿨러를 이용한 살수 방식은 비용은 고가이지만 평지과원에서는 토양 표면에 고르게 관수하는 장점이 있다. 1mm의 비는 10a(300평)당 1t의 물을 주는 것과 같다.

 

비료 관리


겨울철에 하는 밑거름(기비)은 “수확한 과일만큼 넣는 것이 원칙이다”란 말이 있다. 웃거름(추비)도 마찬가지이다. “과일이 달린 만큼 넣는 것이 원칙이다.”


추비는 보통 3회로 나눠 준다. 신고를 기준으로 하면 저장양분이 고갈되는 5월 중순경 1차(NK비료), 신초가 80%정지되는 7월 상순경 2차(NK비료), 수확 40일 전 3차(황산가리)로 나눠준다. 신초 정지가 늦어지거나 결실량이 부족한 경우에는 비료의 양을 줄이거나 생략한다. 정상적인 착과량과 수세를 유지한다면 10a(300평)당 20kg NK비료는 1~2포, 황산가리는 1포가 표준 시비량이다.  

 

풀 관리


과수원의 풀은 개화기 무렵엔 서리피해 예방과 토양 온도 상승으로 빠른 전엽이 필요하기 때문에 없는 것이 좋다. 


봉지 씌울 무렵엔 예초를 하거나 제초제를 살포하는데 응애 피해를 조심해야 한다. 응애는 조피틈이나 낙엽, 잡초, 유인끈 속에서 성충으로 월동하여 5월 중순까지 풀 속에서 생활하다가 나무 위로 올라와 피해를 준다. 따라서 풀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피해 규모가 달라진다. 

점박이응애.

봉지씌운 이후부터 수확 전까지 풀을 제거할 때는 항상 응애를 염두해 두고 예초는 한 고랑씩 1주일 간격으로 베든지 부분적으로 남긴 후 베고 제초제를 줄 때는 기계유나 응애약을 혼용 살포한다. 풀을 없앤 뒤 2~3일 안에 응애약을 살포해주는 것이 안전하다. 응애는 여름철 고온기에는 알이 성충이 되어 다시 알을 낳는데 10일이면 충분할 정도로 번식이 빠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나무 아래 오래된 과총엽부터 가해했으나 최근에는 도장지 중간 부위에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아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수확기 무렵엔 비온 뒤 봉지의 빠른 건조로 과피얼룩반점병 예방과 당도 상승을 위해 수확 20일 전 예초하여 통풍을 개선하고 토양건조로 과일의 성숙을 돕는다.

병해충 관리

 

꼬마배나무이는 연간 4회 발생하며 여름철 고온기에는 발생량이 줄어든다. 최근 외래해충인 미국선녀벌레와 초기 피해증상이 비슷하여 방제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여름철 고온기에 배나무이처럼 이파리에 물기가 잇고 결로가 맺히면 미국선녀벌레를 의심해봐야 한다. 적용약제가 약간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선녀벌레에 등록된 약제는 스미치온(1b), 팡파레에스(9b), 모스피란(4a) 정도이나 팬텀(오신)등 네오니코티노이드계(4a) 약제는 방제효과가 있다. 봉지씌우기 전 흑성병 예방제로 많이 사용했던 다이센엠이나 갭탄은 잎 뒷면에 약흔이 남는 경우가 많으나 수확기까지 낙엽이 지지 않기 때문에 큰 피해가 없다. 

다이센, 캡탄의 약흔.

응애는 여름철 날씨가 고온이면 10세대까지도 번식한다. 여름철에 가장 조심해야 하는 해충이다. 응애약제는 1년에 1회만 사용해야 한다. 세대가 중복되기 때문에 내성이 빨리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격이 고가인 약제가 많다.


약제 선택 시 주의할 사항은 상품명이 달라도 작용코드가 같은 약(23 : 시나위, 지존 / 25a : 쇼크, 파워샷=응원)은 연용하지 않아야 한다. 


글=유재문 상무

나주배원예농협

정리=김수은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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