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위안 주는 장미로 일상을 아름답게 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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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위안 주는 장미로 일상을 아름답게 물들이다
  • 김수은 기자
  • 승인 2021.07.05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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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 노을장미농원 오미경 대표

 

노을장미농원 오미경 대표
노을장미농원 오미경 대표

 

계절과 유행이 바뀔 때마다 옷을 갈아입듯 다채로운 색과 향기로 일상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꽃. 장미를 가꾸며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전하는 일을 하고 싶어 화훼 농사를 짓게 되었다는 오미경 대표는 장미 농사를 지은 지 10여년이 되었다.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3305㎡(1000평) 규모의 농장에서 장미를 재배하고 있는 그녀는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도 재배 규모를 늘리며 꽃의 일상화에 앞장서고 있다.

리바이벌 장미
리바이벌 장미

길가에 핀 들꽃이나 빈병에 꽂아 둔 꽃을 보면 마음에 환한 조명을 켜놓은 듯 행복감이 차오른다. 삭막한 일상을 생동감 있게 하고 마음에 위안을 주는 꽃 한송이가 주는 효과를 알기에 사람들에게도 그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다는 오미경 대표는 경기도 파주와 고양시에서 장미 농사를 짓고 있다. 오전 7시면 화사하게 핀 꽃들을 수확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는 그녀는 현재에 안주하기보다 품평회와 꽃시장, 우수 농가 등으로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가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노을장미농원 전경.
노을장미농원 전경.

고난과 시련 속에서 피워낸 장미 
대학을 졸업한 이후 10여 년 동안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오미경 대표는 오랫동안 장미농사를 지어온 선배의 농장을 방문하면서 화훼 농사에 매력을 느꼈다.

“식생활과 관련된 품목보다는 사람과 공간을 아름답게 만드는 화훼 농사에 메리트를 느껴 농사를 짓게 되었어요. 처음 농사를 짓겠다고 했을 때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모두 놀랐죠. 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지만, 업무가 되고 난 후에는 어렵고 힘들 때가 더 많아요.” 
장미 농사를 잘 짓는다고 소문이 난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 벤치마킹을 하며 농장 운영 노하우를 배우고, 신품종에 대한 정보도 수집하며 열정을 다했지만 직접 농장을 운영해보니 몸으로 체득하며 헤쳐나가야 하는 난관이 많았다. 장미 농사 초기에는 품종 선택 기준이 정립되지 않아 손해를 보기도 했고, 긴 장마와 태풍이 찾아왔던 재작년에는 농장에 물이 차 어려움을 겪었다.
“파주 농장을 인수하고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수해를 입었어요. 노균병과 썩음병까지 발생해 큰 피해를 입었죠. 수해를 복구한 이후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까지 터져 매출이 70% 이상 감소하는 위기가 찾아와 마음고생을 많이 했어요.”
연이은 악재 속에서도 그녀는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장미들을 꼼꼼히 살펴보았고, 새로운 품종도 시교해보며 고군분투했다.
“품질 좋은 장미는 어느 시장에 내놓아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요. 많은 물량을 내놓기보다 앞을 내다보는 안목으로 좋은 품종을 택해 최적의 환경 속에서 정성껏 기른다면 그 꽃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게 됩니다. 손길을 많이 탄 장미는 외양부터 색, 향기까지 확실히 다르거든요.”

오미경 대표가 장미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오미경 대표가 장미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유망 품종을 선택하는 안목은 경험에서 나온다
노을장미농원에서는 레가토와 리바이벌, 헤라, 핑크아미, 사만다 등 10가지 품종을 재배한다. 주력 생산 품종인 레가토는 대륜장미로 수량이 비교적 적고 키우기 까다롭지만 시장에서 희소성이 있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서울 양재동꽃시장이나 강남꽃시장에서는 레가토 계열의 꽃을 찾아보기 어려워 출하를 하면 거의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핑크아미는 분홍색의 중형 스탠다드 절화용 품종으로 화형과 색이 우수하고 꽃을 잘랐을 때 줄기의 길이가 긴 것이 특징이다. 꽃모양은 별모양이고 꽃 측면의 윗부분 모양은 평평하며 아랫부분은 오목하다.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유망 품종으로 평가된 이 품종은 경매장에서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재배 시 적응력도 좋아 최근 주력 품종으로 선택하게 됐다. 헤라는 분홍장미로 꽃대는 얇지만 수량이 많고 병해충에 강한 것이 특징이다. 분홍빛 파스텔톤의 색이 어떤 공간이나 계절에도 잘 어울리고 활용도도 높아 오랫동안 재배할 수 있는 품종이다.
“품종을 선택할 때는 소비자 니즈와 트렌드를 가장 우선으로 고려하지만 사만다 품종의 경우 제 취향을 반영해 선택한 장미예요. 연보라빛의 빈티지한 느낌이 우아하고 색다른 매력을 주는 품종이죠. 꽃이 균일한 형태와 크기를 유지해 재배도 편리해요. 시장에서도 가격 등락 없이 좋은 가격을 유지해서 이 품종을 선택했어요.”
오미경 대표가 품종을 선택하는 기준은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양재동꽃시장을 방문해 눈여겨 본 품종을 1~3개월 후에 재방문해 꽃의 상태부터 시세 변화, 소비자 반응 등을 면밀하게 확인해본 후 결정한다. 뿐만 아니라 그 품종을 시교한 농가들도 방문해 살펴보고, 직접 농장 한 구석에 심어 자라는 상태를 관찰한 후 적합한 품종이라 판단되면 재배를 시작한다. 

노을장미농원 저장고에 수확한 장미들이 진열되어 있다.
노을장미농원 저장고에 수확한 장미들이 진열되어 있다.
사만다 장미
사만다 장미
오미경 대표가 장미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
오미경 대표가 장미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

끊임없는 배움과 아낌없는 투자로 도약
장미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그녀는 구역을 나눠 한 구역에 한 품종만 심어 재배한다. 10일에 한 번 수질 점검 시 EC, pH 측정을 한 후 부족한 성분을 보완한다. 양액재배 시에는 수질이 좋아야 하기 때문에 관수는 물론 폐수액도 체크한다.
“장미 농사는 10년이 지나도 마스터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때문에 지금도 장미 농사에 관한 책이나 신품종 관련 자료, 새로운 재배 기술, 트렌드 동향을 찾아보고, 우수 농가도 탐방하며 공부해요.”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손길이 닿는 만큼 품질이 달라진다고 강조하는 그녀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김포 지역에 새로운 농장을 지어 재배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노을장미농원에서 생산된 장미는 양재동화훼공판장에서 경매를 통해 약 70%, 강남 꽃시장으로 30%가 출하된다. 경매 물량은 일주일에 3번, 1회당 300~400단씩 출하되며 현재 평균 8000~9000원대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이곳에서 재배된 장미는 형태와 색, 유지력이 좋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 대표는 앞으로도 경기도농업기술원 등과 교류하고 품평회 등에도 꾸준히 참여하며 새로운 품종을 고객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시립대학교에서 마련한 직판장에도 꽃을 납품해 화훼 유통 및 일자리 창출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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