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의 달콤함과 하얀 속살 가진 신비복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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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의 달콤함과 하얀 속살 가진 신비복숭아
  • 김수은 기자
  • 승인 2021.07.05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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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천시 심현두 대표
경북 영천시 심현두 대표.
경북 영천시 심현두 대표.

천도와 백도 복숭아 사이에서 태어난 신비복숭아. 겉모습은 천도복숭아와 같지만 속살은 백도처럼 부드럽다.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려워 이름처럼 신비한 ‘신비 복숭아’를 다시 인기 품종으로 만든 농부가 있다. 경북 영천에서 2만3140㎡(7000평)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며 복숭아를 재배해온 심현두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달콤하고 하얀 속살을 가진 신비복숭아의 우수한 품질을 널리 알리고 있는 그를 만나보았다.

신비복숭아
신비복숭아
신비복숭아는 백도처럼 하얀 속살과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사진제공=해피그린).
신비복숭아는 백도처럼 하얀 속살과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사진제공=해피그린).

여름이 되면 솜털처럼 보스스한 털이 있는 백도와 빨갛고 반질반질 윤이 나는 천도복숭아가 과일 판매대에 가득 쌓인다. 동네 마트나 시장에서 천도복숭아는 쉽게 볼 수 있지만, 신비복숭아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여름 내내 수확하는 일반 복숭아와 달리 신비복숭아는 6월 중순에서 말까지 1년에 딱 7일 정도만 짧게 수확하기에 흔히 먹을 수 없는 희귀한 품종이다.

농부의 눈물과 땀으로 키워낸 희귀 복숭아
경북 영천시는 대규모의 복숭아 농장이 많은 지역이다. 예전에는 사과 주산지였지만 기후변화로 복숭아와 포도가 주요 작물이 되었다. 심 대표가 어릴 적에는 부모님께서 사과 농사를 지었고, 그 뒤를 이은 형님은 복숭아 농사를 오래 지어왔기에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농부가 되리란 것을 알고 있었다. 과일 유통 업무를 해온 그는 그동안 쌓아온 경력을 바탕으로 전문 농업인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10여년 전부터 고향 영천에서 형과 함께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다.

“과일 유통업을 오랫동안 했기 때문에 농사를 쉽게 지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직접 해보니 자식을 키우는 일처럼 어려웠어요. 농사를 짓기 전에는 모양이 예쁘고 빛깔이 좋은 과일만 봐왔는데, 그 상태의 과일을 생산하기까지 농부의 눈물과 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비복숭아
신비복숭아

친환경 유박비료와 소거름으로 영양공급
현재 심 대표가 운영하는 농장에서는 속살이 하얀 신비복숭아와 노란 과육을 가진 신선복숭아를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복숭아는 맛과 향이 뛰어나고 당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금호강과 보현산 기슭의 사질토에서 자라 비타민과 미네랄도 풍부하다.

신선복숭아
신선복숭아

 

“강수량이 비교적 적고 저수지가 많은 영천지역에서 자란 복숭아는 대부분 품질이 좋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차별화된 농법으로 재배해야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아져요. 곡물 등을 압축해서 만든 유박과 축산 농가에서 발효시킨 소거름을 활용해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사질토는 배수가 잘 되는 장점이 있지만 영양분이 오래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토양의 영양 공급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피마자와 참깨, 깻묵 등의 기름을 짜고난 찌꺼기로 만든 유박비료는 식물 성장에 필요한 질소, 인산, 칼륨 등의 등의 영양소가 들어있으며,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농작물의 생장을 돕는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복숭아를 공급하기 위해 GAP인증을 획득한 그는 앞으로도 친환경적인 농법으로 복숭아를 생산할 계획이다.

신비복숭아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
신비복숭아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
신비복숭아를 선별하고 있는 모습.
신비복숭아를 선별하고 있는 모습.

 

유통·마케팅 혁신으로 경쟁력과 소득 향상
다양한 종류의 과일 유통을 해온 심 대표는 복숭아 농사를 짓고 있는 지금도 ‘복숭아 유통의 달인’으로 불린다. 그는 복숭아의 형태와 색깔만 봐도 한눈에 품종과 품질을 구분해낸다. 또, 시장에서 통하는 마케팅으로 주변 농가의 복숭아까지 판매량을 끌어올려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4년 전까지만 해도 신비복숭아는 소비자들이 거의 알지 못하는 품종이었다. 과즙이 풍부하고 달콤해 맛은 있지만, 수확기간이 짧고 쉽게 물러지는 특성으로 한때 시장에서 거의 유통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품종보다 맛과 품질이 우수한 신비복숭아를 소비자들이 알지 못하는 게 아쉬웠어요. 그래서 전자상거래에 능통한 조카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으로 신비복숭아의 특장점을 소개하고 산지직송으로 빠르게 유통하기 시작했죠.”
시장에서 사라진 신비복숭아는 이 과정을 통해 인기 품종으로 재탄생했다. 4년 전 스마트스토어(smartstore.naver.com/happyee)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신비복숭아는 현재 폭발적으로 주문량이 늘어나 연간 100t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2억원의 연매출을 달성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신비복숭아 생산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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