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신화 배로 승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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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신화 배로 승부하다
  • 김수은 기자
  • 승인 2021.07.05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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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성시 안성아저씨농장 진윤호 대표
안성아저씨농장 진윤호 대표
안성아저씨농장 진윤호 대표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1만5206㎡(4600평) 규모의 농장에서 우리 신품종 배를 생산하고 있는 진윤호 대표.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온 아버지의 뒤를 이어 2대째 배 농사를 짓고 있는 진 대표는 과육이 부드럽고 당도가 높은 신화와 신고 배를 재배하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고품질 신화 배 생산에 열정을 다하고 있는 진윤호 대표를 만나보았다.

안성아저씨농장 전경
안성아저씨농장 전경

금광호수 인근에 위치한 안성아저씨농장에서는 적과 작업을 마무리 하고 배 봉지 씌우기 작업이 한창이다. 드넓은 평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에서는 이제 막 속이 여물기 시작한 열매들이 튼실한 가지에 매달려 있었다. 연간 약 45t의 배를 생산하고 있는 진윤호 대표는 지난 2017년 농촌진흥청에서 안성시에 ‘신화 재배 시범단지’를 조성해 신품종 보급을 확대한 것을 계기로 신화 배 재배를 시작했다. 전체 면적 중 6942㎡(2100평)에서는 신고 배를, 나머지 8264㎡(2500평)에서는 신화 배를 생산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성장이 유망한 신화 배 재배면적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화 배가 포장되어 있는 모습(사진제공=안성아저씨농장).
신화 배가 포장되어 있는 모습(사진제공=안성아저씨농장).

열정과 희망으로 키워낸 우리 배 
봄이면 배꽃이 만발하고 가을이면 달덩이처럼 담황색으로 익어가는 배. 진윤호 대표에게 배 농장은 추억이 깃든 삶의 터전이다. 부모님은 이곳에서 온종일 배 농사를 지으며 그를 키워왔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 10여 년 동안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한 그는 부모님의 건강 악화로 자신의 성장기반이 되어 주었던 농촌으로 다시 돌아왔다.

“아버지는 심근경색으로, 어머니는 암으로 편찮으셔서 농사를 지으며 부모님을 보살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형과 의논 끝에 농사꾼이 되기로 했죠. 농장을 직접 운영해본 경험이 없어 막막했지만, 부모님이 해오신대로 부지런히 농사를 짓고 판로를 확대해 간다면 지금보더 더 수익을 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부모님께서 평생 일궈온 터전이기에 절박한 마음으로 시작한 농사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주변 농장에서 수형을 잡고 방제를 하는 방법은 물론, 수정부터 배를 수확하는 과정 전체를 배웠지만 직접 농장을 운영해보니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농사를 짓기 시작한 2016년엔 흑성병으로 배를 판매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는 흑성병의 피해가 없는 배를 선별해 소매로 판매하고 겨울 동안 다른 농가에서 일을 하며 일 년을 버텨냈다.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트럭에 배를 한가득 싣고 아파트 단지를 돌며 노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배 농사 경력이 많은 어르신들은 지금이라도 신고 배로 갱신하라고 조언을 건네기도 했지만, 진 대표는 수확이 빠르고 결과지 갱신이 용이한 신화 배가 앞으로 신고 배를 대체할 수 있는 품종이라는 확신으로 꿋꿋하게 신화 배를 재배했다.

신화 배 열매가 맺혀 있는 모습.
신화 배 열매가 맺혀 있는 모습.
봉지 씌우기
봉지 씌우기

세심한 관찰과 정성으로 고품질 신화 배 생산
현재 안성아저씨농장에서 생산되는 품종은 신고와 신화 두 가지다. 주력 생산품인 신화 배는 생장촉진제 처리 없이도 수확시기가 신고 배보다 15일 이상 빠르고, 단과지 형성이 좋다. 상온보구력(상온에서 상품 가치를 오래 유지하는 힘)도 우수해 9월 초 조기 추석에 선물용으로 적합하다.
“신화 배는 석세포가 적어 과육이 부드러우며 과즙이 풍부해요. 처음은 아삭하고 단단한 식감을 주지만 씹을수록 입에서 살살 녹아 어린 아이와 여성들, 치아가 좋지 않은 어르신들이 좋아하죠. 평균 당도가 13Brix 이상으로 뛰어나고, 속살은 갈변 없이 하얀 상태가 오래 유지될 정도로 원형 보존력이 좋은 품종이에요.”
신화 배는 지베렐린을 사용하지 않아도 대과가 생산되어 수확이 편리하고 인건비가 절약된다. 9월 5일이면 전량 수확할 수 있지만, 진 대표는 올해부터 평균 당도보다 더 높은 상태에서 출하시키기 위해 수확 시기를 9월 10일경으로 늦출 예정이다.
“배 농사를 오래 지으신 선배들은 신초 관리를 철저히 해줘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신화 배의 경우 배 봉지를 씌운 후 하계 신초 관리를 하면 열매가 일정 크기 이상 커지지 않았어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배 봉지를 싼 후에는 새로 나온 가지를 자르지 않고 배가 충분히 자라도록 관리하고 있습니다.”
농작물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아주 조그만 변화도 느낄 수 있다는 진 대표는 매일 배 나무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정성껏 가꾸며 자신만의 재배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다.

배 나무 상태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배 나무 상태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신화 배는 과즙이 많고 부드러우며 원형 보존력이 뛰어나다.
신화 배는 과즙이 많고 부드러우며 원형 보존력이 뛰어나다.

활발한 홍보 활동으로 경쟁력 향상에 기여
안성아저씨농장에서 생산된 배는 직거래와 온라인 유통 등을 통해 출하된다. 올해는 가락시장으로도 출하할 예정이다. 농사 초기부터 온라인 유통으로 판로를 개척해온 그는 개인 소비자뿐만 아니라 대량 주문이 이뤄지는 기업에서도 품질을 인정받아 매년 많은 물량을 납품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선물로 주었는데 모양도 예쁘고 달콤하다고 하네요. 이 배를 재배한 분은 농부가 아니라 과학자 같아요.’, ‘깎아놓으면 반짝거릴 정도로 과즙이 많고 부드러워 금세 한 접시가 사라져요.’ 안성아저씨농장에서 생산된 신화 배를 맛본 소비자들의 리뷰는 다양한 판로를 열어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우리 배 중 신화 배는 신고의 단점인 당도와 식미를 개선한 품종이에요. 추석 선물용 배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 신고와 화산을 교배 후 선발 과정을 거쳐 신화를 탄생시킨 것이죠. 옛 것의 장점은 살리고 새로운 맛으로 발전시킨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경쟁력이 좋아요.”
진 대표는 고품질 신화 배 생산을 비롯해 매체 인터뷰 및 SNS 운영 등 활발한 홍보 활동으로 우리 배 품종에 대한 인식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과수농협연합회가 주관하는 ‘2019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앞으로도 진 대표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우수한 품종의 우리 배를 생산해 소비자 인식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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