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색으로 가득 찬 더자람농장에서 치유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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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색으로 가득 찬 더자람농장에서 치유받다
  • 김민지
  • 승인 2021.07.30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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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더자람농장 조동순 대표
충북 청주시 더자람농장 조동순 대표

 

다채로운 색감으로 물든 더자람농장엔 치유 프로그램의 주를 이루는 식용 꽃 외에도 수박, 머루, 고추 등 150여 종의 품목이 준비되어 있다. 원예치료사로 활동했던 조동순 대표는 치유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담아 더자람농장을 조성했다.

 

Q. 치유농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치유농업이라고 정해놓고 시작했던 건 아니에요. 원예치료사로 활동하다 보니 대상자들이 치유 받을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더자람농장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처음 시작했을 땐 치유농업이라는 말이 없던 시기라 교육농장으로 시작했어요. 초창기 방문했던 대상자들 대부분이 모자보호시설이나 다문화여성 같은 취약계층이었어요.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이미 치유농업을 하고 있었던 거 같아요.

 

농장에 방문한 참여자들이 식물을 식재하면 그 앞에 단체명이 적힌 푯말을 꽂아둔다.
농장에 방문한 참여자들이 식물을 식재하면 그 앞에 단체명이 적힌 푯말을 꽂아둔다.

 

Q. 대표님이 생각하는 치유농업에 대해


장애인이나 노인분들 같은 정신적·신체적으로 힘든 사람들이 치유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반 도시민들에게도 스며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농촌 혹은 치유농장에 방문해서 시간을 보내게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심 속에서 여가를 보냈다면 이제는 농촌이나 농장에 방문하도록 좋은 프로그램을 구성해내고 시설을 깔끔하고 편리하게 준비해야죠.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게 치유농업이고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요.


치유농업이 자리를 잡게 되면, 특정 대상자 특화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농장이 생겨날 거예요. 저희 농장도 치매 전문 치유농장으로 선정된 상태입니다. 치매 어르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계획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사업비를 지원받아 지은 치유 온실 전경.
사업비를 지원받아 지은 치유 온실 전경.

 

Q. 더자람농원에서 진행되는 치유 프로그램은?


식용 꽃을 이용한 치유 프로그램을 주를 이루고 있어요. 치매 노인분들과 꽃 이름 숨바꼭질을 진행해요. 영상으로 꽃을 보여준 뒤, 푯말에 어르신 이름과 좋아하는 꽃 이름 쓰고 농장을 돌며 영상에서 보았던 꽃들을 설명해드립니다. 그중 자기가 푯말에 작성했던 꽃을 만나면 바닥에 푯말을 꽂아 두는 프로그램이에요. 그 외에도 꽃식초, 화전, 메리골드 꽃차, 향기 주머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요.


어르신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처음 도입부터 여기가 어딘지, 누구랑 같이 왔는지, 날씨는 어떤지 대화를 나누며 기대 유발과 동기부여를 시킵니다. 그리고 치매 예방 3분 체조라고 앉아서 하는 스트레칭을 꼭 해요. 그 뒤, 텃밭 활동을 진행하죠. 요즘은 그늘막에서 수업하지만 원래는 사업비를 지원받아 지은 치유 온실에서 활동합니다. 치유 온실에서 밖을 바라보면 농장 전경과 산을 볼 수 있어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져요.


단기 프로그램으로 8회기로 잡았습니다. 치유농업은 한 번에 끝나는지 않아요.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나눠 진행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너무 더운 8월 같을 때는 프로그램 진행이 어려우니 쉬도록 하고요.

 

조동순 대표가 식용 꽃인 펜지를 다듬는 모습.
조동순 대표가 식용 꽃인 펜지를 다듬는 모습.

 

Q. 치유 프로그램은 어떻게 준비하는지?


새로운 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농장에 있는 걸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을 많이 하죠. 우선 연중 기획으로 무슨 꽃을 심어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할지 연초에 계획 잡아서 그 꽃 위주로 심으려고 노력합니다. 100%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는 건 아니지만요. 요즘은 꽃차를 만들 수 있는 식용 꽃이나 아로마테라피가 가능한 허브류를 심었습니다. 물론 일반 채소류와 땅콩, 비트 등 골고루 식재해요.

 

Q. 치유농장을 운영하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치유농장은 일단 환경이 갖춰져야합니다. 방문자를 맞이하려면 그늘막,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필요하잖아요. 근데 농장에서 그런 시설을 준비해놓으면 다 폐경시설로 봐요. 더자람농장도 55%가 폐경으로 잡혀있어요. 농업 활동이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농사짓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거죠. 치유농업이 실행되기 위해선 환경이 필요한데 그걸 전부 폐경으로 보고 있으니 답답해요.


지난 3월 치유농업법이 제정된 만큼 현실에 맞게끔 법을 완화하는 게 필요해요. 어떻게 보면 치유농업이 발전되지 못하도록 농가에 제재를 가하는 거니까요. 모든 농장으로 정하면 악용될 가능성도 있으니 교육농장이나 치유농장, 6차산업 등 인증을 받은 농가에 한해서 인정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더자람농장에는 150여 종의 품목들이 식재되어 있다.
더자람농장에는 150여 종의 품목들이 식재되어 있다.

 

Q. 치유농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한 마디


치유농업은 돈을 벌기 위해서 한다기보다는 힐링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가꾸고 같이 나눈다는 데에 보람을 느끼시는 분들이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수익사업보다는 공익사업으로. 전 국민에게 건강해지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마음으로 시도하시길 바랍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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