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부족해도 도전 가능한 도시농업
상태바
빛이 부족해도 도전 가능한 도시농업
  • 김민지
  • 승인 2021.07.30 10: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가원을 찾는 도시농부들 중에서는 작물을 키울 땅이 없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나마 옥상이나 테라스가 있는 도시민들은 그곳에서 작물을 키우며 도시농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만 그 수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도시민들은 발코니에 몇 개의 텃밭상자와 화분을 놓고 작물을 재배하는 데 만족하기 마련이다. 발코니 텃밭을 이용하는 도시농부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않거나, 작물이 지나치게 웃자라서 수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작물의 성장에 필수적인 광(光), 즉 햇볕이 약하기 때문이다. 빛이 다소 부족한 환경에서도 도시농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실내에서 느끼는 키움의 즐거움


정남향의 아파트라면 다양한 작물을 키우는 데 문제가 없겠지만, 아파트 방향은 동서남북으로 제각각이다. 더군다나 아파트 창문은 대부분 자외선을 차단하는 물질이 포함돼 있다. 때문에 창문을 통과한 빛의 양은 더욱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텃밭상자와 씨앗을 구입해 거실에서 상추를 키우는 고객이 채가원에 전화를 걸어 상담을 요청하곤 한다. 텃밭에서는 상추가 풍성하게 잘 자라는데, 집에서는 상추가 제대로 자라지 않고 너무 키만 크고 잎이 작다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이다. 대부분 햇볕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빛이 부족한 실내에서도 도시농업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방법 또는 추천할 만한 작물을 소개하고자 한다.

 

 

웃자람 현상도 ok! ‘베이비 채소’


먼저 작물이 크게 자라지 않는다면 종자를 촘촘하게 파종해 밀식재배하고 베이비 채소로 수확하기를 권한다. 종자를 촘촘하게 파종하면 작물은 더 많은 빛을 받기 위해 정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키가 커지는 이른바 웃자람 현상이 발생한다.


웃자란 작물은 야외 텃밭이라면 좋은 작물이 아니지만 실내에서 베이비 채소로 수확하기에는 더 좋은 상태가 된다. 상추를 비롯한 쌈채소를 밀식재배해 베이비 채소로 활용하면 한 달에 몇 번씩 파종과 수확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베이비 채소 중에서도 채가원의 새싹 전용 종자를 추천한다. 파종하고 일주일 혹은 열흘이면 수확할 수 있고, 다양한 작물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많은 고객들이 만족하고 있다.


채가원을 찾는 고객들에게 추천하는 새싹 품종은 약 20여종에 달하는데 다양한 작물을 새싹으로 키우고 수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은 깜짝 놀라곤 한다.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자색의 적콜라비싹, 청경채싹, 알팔파싹, 적케일싹, 옥수수싹, 홍빛열무싹 등 다양한 색의 작물이 새싹채소로 준비돼 있다. 


우리가 자주 먹는 녹색 이외의 빨간색, 보라색 채소도 파종 후 일주일 만에 수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싹채소는 도시농부에게 매력적이다.
채소는 그 색에 따라 독특한 영양소를 갖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재배방법도 다양해 전용용기에서 수경방식으로 재배할 수도 있고, 쟁반에 솜이나 키친타올을 활용해 새싹채소를 키우는 방법도 있다. 


다양한 방법을 찾아서 파종과 수확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과 함께 채가원을 방문한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새싹 작물은 보리와 밀이다.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에서 보리새싹과 밀싹의 효능을 방송하면서 많은 도시농부들이 실내에서 재배하고 있다. 키우기도 쉽고 수확량도 많아 1kg 대용량을 주기적으로 주문해 키우는 분들도 있다. 그 다음으로 인기 있는 새싹은 무순이다. 무순은 녹색, 홍빛, 자색 등 다양한 색의 새싹 품종이 있어 수확의 즐거움과 함께 키우는 동안 보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발코니에서도 쉽게 ‘쪽파’


가정에서 키울 수 있는 작물이 새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빛이 적어도 잘 자라는 작물이 적지 않다. 가장 먼저 쪽파 키우기를 권한다. 쪽파는 김장할 때 빠지지 않는 중요한 재료며, 파전에서는 가장 중요한 재료가 되기도 한다. 쪽파 지상부의 형태는 파와 유사하지만 파보다 가늘고 부드럽다. ​쪽파의 생육적정 온도는 15~25℃며, 저온에 강하고 ​건조한 것을 좋아하는 작물로 물을 많이 주면 뿌리가 상한다.


여름철 텃밭에서는 오히려 키우기 어렵고 실내에서 더 잘 키울 수 있는 작물이다. 쪽파는 다소 빛이 적은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작물로 아파트 발코니에서도 어렵지 않게 키울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물을 충분히 주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키울 수 있다. 텃밭에서의 쪽파 파종은 8월 말에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베란다에서는 언제든지 시도할 수 있다. 튼튼한 쪽파 구종을 구해 바로 시도해 보자. 페트병이나 스티로폼을 재활용해도 좋고 텃밭상자가 있다면 더욱 좋다.

 

병해충이 거의 없는 ‘목이채’


다음으로 권하는 작물은 목이채다. 아직은 덜 알려진 작물이지만 적바우새라는 다른 이름을 갖고 있으며 원래는 스리랑카 시금치로 알려져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 널리 이용되는 건강 쌈채소로 오이처럼 덩굴져서 자라는데 잎은 광택이 나며 두텁고 넓은 계란형이며, 잎 색이 선명하고 독특하다.


덩굴이 자라면 아랫잎부터 몇 매씩 떼어 수확하거나 줄기와 함께 2~3매의 잎이 달린 채로 수확하기도 한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 다양한 요리법이 나와 있어 활용하면 좋다. 목이채를 권하는 또 다른 이유는 실내에서 온도관리만 되면 여러해살이로 키울 수도 있으며, 덩굴이 타고 다니는 길을 만들면 3~5m 이상 자라는 독특한 작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실내 재배 시에도 곤충이나 균이 거의 발생되지 않으며 병충해도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또 좋은 점은 꺾꽂이가 쉬워 한 마디의 가지 하나만 흙에 심어도 금방 덩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힐링을 얻고 싶다면 ‘허브&공기정화식물’


작물을 키우고 수확하는 데 수차례 실패했다면 허브나 공기정화식물을 키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도시농업의 목적이 수확을 해서 먹는 것만이 아니라 씨앗을 파종하고 키우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힐링을 얻는 것이라면 식물을 키우는 것 자체가 도시농업이 될 수 있다.


스킨답서스처럼 실내에서도 잘 성장하는 공기정화식물을 키우거나, 먹을 수 있고 실내에서 성장도 가능한 바질과 같은 허브를 키우기를 권한다. 허브와 공기정화식물은 화원이나 쇼핑몰에서 모종을 구입해 삽목으로 개체수를 늘리고 수경재배를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느껴보기 바란다.

 

빛이 전혀 없어도 재배가능


도시농업은 빛이 전혀 없는 곳에서도 가능하다. 동굴에서 보리새싹을 키우는 농장이 있으며, 하얀색 아스파라거스를 생산하기 위해 폐광산에 농장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빛이 많으면 많은 대로 빛이 약하면 약한 대로 키울 수 있는 작물을 찾아 심으면 된다. 작물을 키우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즉시 도전해보자. 

 


 

글= 김성민 점장(아시아종묘 도시농업백화점 채가원)

정리= 김민지 기자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