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머스캣의 국산화, 신품종 포도 골드스위트·루비스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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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머스캣의 국산화, 신품종 포도 골드스위트·루비스위트
  • 서형우
  • 승인 2021.08.3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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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농업기술원 원예경영연구과 권민경 연구사

최근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은 씨없는 포도, 샤인머스캣의 재배면적이 급증하고 있다. 당도가 높고 씹을수록 망고와 비슷한 향이 나 MZ세대를 비롯,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 하지만 기존 샤인머스캣은 일본산 품종으로 이를 국내산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주출하시기인 10월경이 되면 급증한 재배면적으로 인해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 이에 경북농업기술원은 샤인머스캣의 대체 품종이 될 수 있는 신품종 포도 개발에 나섰다. 월간원예는 경북농업기술원 원예경영연구과 권민경 연구사를 만나 2020년 품종보호 출원한 신품종 포도 ‘골드스위트’와 ‘루비스위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경북기술원에서 개발한 골드스위트(왼쪽)와 루비스위트 (사진=경북농업기술원 제공)

경북농업기술원은 샤인머스캣 대체 품종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기 위해 2014년부터 신품종 포도 개발에 힘써왔다. 현재까지는 ‘골드스위트’,‘루비스위트’, ‘코코씨들리스’, ‘레드클라렛’, ‘캔디클라렛’, ‘해피그린’ 총 6종류의 포도 품종을 개발했다.

그중 골드스위트와 루비스위트는 오는 2022년에 8개의 묘목업체 통해서 농가들에게 보급될 예정이다. 현재는 대구, 영천, 상주 등의 지역에서 3305㎡(1000평)의 규모로 실증 재배 중이다. 권민경 연구사는 샤인머스캣의 단점을 보완한 골드스위트와 루비스위트는 향후 2~3년 내에 농가들에 급속하게 보급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농업기술원 원예경영연구과 권민경 연구사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고

 

기술원에서 육성한 골드스위트와 루비스위트는 모두 조생종 적색계의 베니바라드와 샤인머스캣을 교배해 2017년 선발해 2020년 품종보호출원한 품종이다. 골드스위트는 청색포도종으로 9월 중순 수확되며 사과처럼 식감이 아삭하고 당도는 24Brix까지 나간다. 적색포도인 루비스위트는 수확기가 8월 하순으로 착색이 잘되고 수확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재배관리가 용이하다. 

경북농업기술원은 대구, 영천, 상주, 인천 등의 지역에서 3305㎡ (1000평)의 규모로 신품종 포도 루비스위트와 골드스위트를 실증 재배 중이다. 사진은 대구에 위치한 포도 하우스 내부 전경.

샤인머스캣은 달달한 포도를 간편하게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 위주로 매니아층이 두텁다. 그러나 10월경에 출하를 시작하는 샤인머스캣은 최근 공급량 급증으로 홍수출하로 인한 가격하락이 예상된다. 골드스위트와 루비스위트는 비교적 이른 시기인 8월 하순에서 9월 중순에 수확되기 때문에 샤인머스캣의 출하시기를 분산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농가들은 샤인머스캣을 재배하면서 잎이 오그라드는 등 여러 생리 장해를 겪었다. 권민경 연구사는 골드스위트와 루비스위트의 경우 이런 문제를 극복한 품종이기 때문에 농가들 입장에서 보다 안정적인 생산을 도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적색포도인 루비스위트는 수확기가 8월 하순으로 착색이 잘되고 수확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재배관리가 용이하다.

“골드스위트는 수세가 강하고 마디개가 짤막해서 엽수확보에 용이합니다. 루비스위트 역시 착립, 착방이 양호한 풍산성으로 꽃떨이현상이 적어 재배관리가 쉽습니다. 특히 루비스위트는 조생종 적색계열의 품종을 선호하는 농가의 수요와 부합해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병충해·토양 관리 철저히 해야

포도는 크게 유럽종과 미국종으로 나뉜다. 우리가 흔히 먹는 캠밸얼리, 거봉 등의 포도는 미국종으로 껍질을 벗겨먹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에 샤인머스캣처럼 과육 내부에 씨가 들어있지 않고 껍질째로 먹는 품종은 대부분 유럽종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미국 품종은 병해충·내한성에 강하고 우리나라의 환경에 잘 적응해 농가들이 재배하기가 더 수월하다. 그에 반해 유럽 품종은 노균병, 탄저병 등의 병충해와 내한성에 취약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권 연구사는 유럽 품종에 해당되는 골드스위트와 루비스위트는 미국 품종에 비해 관리하기가 더 까다롭다고 말했다. 

골드스위트는 청색포도종으로 9월 중순 수확되며 사과처럼 식감이 아삭하고 당도는 24Brix까지 나간다. (사진=경북농기원 제공)

“병충해의 경우 골드스위트와 루비스위트는 노균병이나 탄저병, 새눈 무늬병에 약합니다. 이 부분은 적기 방제를 하면 충분히 예방되며, 방제법은 샤인머스캣과 유사합니다. 또한 양토, 점질토에서 재배할 경우 뿌리 내림이 좋지 않아 여러 생리장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배수를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물이 잘 빠지게 하기 위해서는 30cm 객토를 하고, 객토를 하고 난 다음에도 지하수위가 높을 경우에는 암거배수나 명거배수를 해 줍니다.” 

경북농업기술원은 과립의 생리장해 발생률을 줄이기 위해 녹색의 나노봉지를 개발했다. 나노봉지는 나노필터의 촘촘한 그물망을 이용해 공기는 통과시키는 반면 수분은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이를 활용하면 온도와 습도가 줄어들고 더 나아가 과피갈변, 과실열과, 탄저병 등을 줄일 수 있다. 

경북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나노봉지.

나노봉지는 골드스위트, 루비스위트 등 병충해에 취약한 유럽 품종의 포도 재배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일본 나가노현에서 샤인머스캣, 나가노퍼플(흑색 포도) 품종에 공동실증연구를 추진한 결과 포도알의 무게가 7.8%, 당도가 4.5% 증가했다. 과실의 열과도 13.9% 줄어 올해부터 일본 수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종 목표는 해외 수출 시장 개척

경북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신품종 골드스위트와 루비스위트는 가온 하우스 재배시 7월에서 8월까지 수확이 가능하다. 12월부터 가온을 시작해 그 다음 개화기 때 온도를 18℃ 정도로 올리면 일반 노지 재배에 비해 수확기를 약 두 달간 앞당길 수 있다. 

골드스위트와 루비스위트는 오는 2022년 농가들에 보급될 예정이다.

이렇게 생산된 포도는 경북농업기술원에서 자체 개발한 장기 저장기술을 활용해 최대 6개월간 장기저장할 수 있다. 기존 저장 방식과 달리 여러 상자를 모아 파렛트로 랩 포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경북농업기술원은 2021년도 생산농가를 대상으로 장기저장기술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오는 22년부터는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

장기저장기술 개발은 포도 수출에도 탄력을 준다. 포도 수출 비중의 약 88.7%를 차지하는 샤인머스캣의 경우 저장 기간은 최대 3개월 정도지만 장기저장기술을 통해 주 수출기간보다 3개월이 더 연장된 3월까지도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권민경 연구사가 골드스위트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권 연구사는 골드스위트와 루비스위트를 비롯한 6종류의 신품종 역시 샤인머스캣과 마찬가지로 수출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기존의 청색에서 적색 계열의 포도로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에 보급되는 루비스위트뿐만 아니라 적색 계열인 레드클라렛, 캔디클라렛 역시 수출에서 큰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 말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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